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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 묵상

배운다는 것은 사랑하는 것 (클레르보의 베르나르두스)

사랑없는 배움의 좋은 점을 무엇이라 할 수 있을까! 단지 그것은 우리를 허황되게 할 뿐이다.  배움 없는 사랑은, 헛된 길로, 타락으로 인도할 뿐이다.

 클레르보의 베르나르두스(Bernardus Claraevallensis), "아가서" 설교 69: 2.


현대의 기술 위주의 지식 교육과 암기 위주의 주입식 교육은 지식의 대상을 도구화해왔다. 한 가지 기술과 지식을 배우고, 그 지식을 사용하여,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도구(techne)로 취급하여왔다. 또한 한국에서 교육을 받는다는 것이 입신양명의 수단이 되어버린지 오래다. 사람들은 좀 더 편하게 살기 위해, 물질적 풍요를 누리기 위해, 사회적으로 인정받기 위해 설정해 놓은 자신의 인생의 목표를 이루기 위한 수단과 도구로 교육을 전락시켜버렸다.  부모들은 우리 아이들이 '남보다 뒤떨어질까" 두려워, 오늘도 아이들을 사교육의 굴레로 내몰고 있다. "진리가 자유케 한다"는 성경말씀이 무색할 정도로 한국 교육의 진리탐구는 허황된 길로 달려가는 사회를 자유와 정의의 길로 인도하지 못하고 있다. 


중세의 성인 베르나르두스는 말한다, 배운다는 것은 사랑하는 것이라고. 습득된 새로운 지식과 교제하고 나의 것으로 소화해 내는 과정을 배움, 즉 교육이라 한다. 그 습득된 지식을 마음에 새기는 것, 그 지식을 통해서 마음과 삶이 변하여 성숙하는 것, 사람과 세상을 사랑으로 품는 것이 지식습득의 목표이며, 배움의 최종 목적지이어야 한다고 말하는 듯하다. 영성 생활에서 배움의 궁극적 목표는 사랑하는 것이다. 그러기에 배움과 지식의 목표는 하나님을 더욱 사랑하고 내 이웃을 사랑하는 것이다. 사랑한다는 것은 존재의 내면 깊은 곳에서 사랑의 대상과 깊은 교제를 바탕으로 한 본질적 관계를 맺는 것을 의미한다. 영성적 접근으로의 배움은 존재의 변화와 성장을 일으키는 본질적인 헌신을 요구한다. / 이주형


Claremont School of Theology의 강의실 한 편에 위치한 현판. Originated from "Bernard of Clairvaux, Cantica, Serm. LXIX, 2; Migne, P. L., CLXXXIII, 1113-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