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잘 그려진 내 초상화를 얻고 싶다면, 나는 나를 그리고 있는 화가에게 눈길를 집중하고 그에게 주목하며 그 앞에 움직이지 않고 오래 앉아 있는 일을 즐거워해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훌륭한 화가이신 그리스도는 그분을 믿고 끊임 없이 그분을 바라보는 사람들에게 그분의 모습을 그대로 닮은 숭고한 인간을 그려주십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주님을 믿고 사랑하면서 주님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주님께서 당신의 거룩한 모습을 담은 그림을 우리 영혼 속으로 보내주시도록 다른 일은 모두 내던지고 주님께 주목해야 하겠습니다. 그리하여 우리는 그리스도의 모습을 지님으로써 영원한 생명을 얻고 또한 이승에서도 확신과 안식을 얻을 것입니다”
이집트의 마카리우스(Macarius of Egypt, ca. 300 – 391), “설교 30,” 《신령한 설교》, 은성. §4,
“영혼이 하나님의 모습(the image of God)과 닮은 모습(the likeness of God)을 회복하게 되는 것은 오직 기도(proseuche)를 통하여 하나님께 주목함(prosoche) 으로써 이루어진다.”* 이렇게 ‘주님을 사랑하면서 주목하는 것’ (loving attention to God)은 기독교 기도 전통의 근간이다.** 이 점은 우리의 기도 실천을 돌아보게 한다.
우리 말의 기도는 ‘빌 기(祈)’ 와 ‘빌 도(禱)’가 합하여 된 말이다. 이는 우리가 기도를 기본적으로 ‘…을 …에게 빌다’라고 이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런 기도 이해가 한국 기독교인들의 기도 실천의 많은 부분을 좌우하고 있다. 우리의 소원을 하나님께 아뢰고 그것을 이루어 주시기를 비는 기도의 중요성을 부정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기도의 실천에서 기독교의 기도의 근간이 ‘하나님/그리스도를 사랑하며 주목함’이었다는 사실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그러면 우리의 기도 실천은 더 깊어질 것이다. / 새결새김
* 앤드류 라우스, 《서양 신비사상의 기원》 (분도), 181.
** 칼리스토스 웨어, “기도와 관상의 길: I. 동방,” 《기독교 영성 I》 (은성), 637-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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