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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거벗은 지금(리처드 로어) 벌거벗은 지금 리처드 로어 지음 | 이현주 옮김 | 바오로딸 | 2017년 이 세상에 자신을 나타내시며 예수께서 하신 첫 선포는 “때가 찼고 하나님 나라가 가까이 왔으니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라!”(막1:15)다. 여기서 “가까이 왔다”는 것은 “이미 왔고, 계속 오고 있다.”는 의미이다. 나는 이 말을 현재에 대한 고도의 깨어있음과 현재에 대한 집중적 축적으로 이해한다. 요즘 같은 진보된 시간 개념을 가진 우리와 달리, 제자들은 이 말을 거의 이해하지 못한 것 같다. 제자들은 그들의 전통인 메시야적 종말 세계관에 근거하여 로마제국의 종말을 기다렸던 것 같다. 그 후의 신자들도 그러했다. ‘하나님 나라’를 -당시 자신들이 가진- 세계 종말론과 연결하고, “언제”와 “어디에”를 더듬는다. 여기서 내가 말하고..
산책길 X 레미제라블 〈영성나눔〉두 번째 꾸러미(Season 2) '산책길'과 '레 미제라블'이 함께 준비한 강좌의 두 번째 꾸러미를 준비하였습니다.10월, 11월, 12월 총 3부로 진행되는 Season 2 강좌에 많은 참여 바랍니다. 1회. 10월 13일(금), 저녁 7:30. 임택동, “사막에도 꽃이 피더라 : 고난의 길에서 마주친 것들" 2회. 11월 3일(금), 저녁 7:30. 주선영, “신비, 이원론을 넘어서” 3회. 12월 1일(금), 저녁 7:30. 이강학, “죽음, 두려움을 넘어서” 참여 신청 : http://blog.naver.com/lesmiserablesitaewon
흐르는 강 흐르는 강 자신의 몸매지나왔던 길꼭 가보고 싶은 곳 집착않으니끊임없이 흐른다 고이지 않고 순간순간 흘러마침내 바다에 이른다자유다 오래된 오늘 임택동
[필름포럼 아카데미] 영성과 인문 '산책길'이 '필름포럼'과 더불어 강좌를 개설합니다. [필름포럼 아카데미 6기] 영성과 인문 강좌* 강좌 소개인문(人文)이 땅에 사는 "사람(人)의 무늬(文)"이라면 영성은 땅에 발 닫고 하늘을 바라보는 사람의 갈구입니다. 땅과 하늘, 문화와 갈구, 인문적 통찰과 영성적 깊이는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산책길 영성과 인문 특강'은 기독교영성학을 연구하는 강사들이 영성과 인문이 어떻게 서로에게 영감과 질문을 선사하며 사람의 길을 찾는 이들에게 길잡이가 되어줄 수 있는지, 그 '발견의 기쁨'을 나누는 장입니다. * 일정2017년 9월 11일 - 10월 30일(10월 2,9일 휴강)(매주 월요일 저녁 7시 30분 - 9시 30분) * 커리큘럼1주차(9/11) 미하엘 엔데의 와 경청의 영성 _ 이강학2..
사회적 영성과 영적 분별 사회적 영성과 영적 분별 2017년 3월 현재, 한국 사회는 촛불시위라는 평화적이며 민주적인 방식을 통해 시민혁명을 주도하고 민주주의적 가치를 실현해 내고 있다. 대통령의 탄핵과 파면이라는 정치적 격동 속에서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평화적 시위는 한국 사회에 민주주의를 정착시키고, 성숙한 시민주권시대를 열어가는 데에 또 하나의 역사적 모멘텀을 만들어가고 있다. 이와 함께, 한국 사회의 다수 여론의 견해와는 다른, 소수의 신앙심 깊다고 자부하는 기독인들은 태극기를 들고 광화문 광장에서 이른 바 '애국시위'에 참여하여 국가안보를 외치고, 탄핵된 대통령에 대한 애정과 충성을 다짐하는 장면도 교차하고 있다. '애국집회' 참여를 독려하는 문자들을 주고받으며,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바탕으로 왜곡된 뉴스들을 양산하..
병상 묵상 2 : 반복되는 충실함이 생명을 일군다. 병상묵상 2. 반복되는 충실함이 생명을 일군다 아버지는 모두 6번의 항암주사를 맞으셨다. 어떤 회 차에는 가려움증이, 어떤 회 차에는 부종이, 어떤 회 차에는 탈모와 극심한 통증이 아버지를 괴롭혔다. 소화불량과 배변의 어려움은 계속되는 고통이었다. 처음에는 통증에도 불구하고 식사를 하시고 힘을 냈셨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기운이 빠지고 연약해지셨다. 일반적으로 항암주사를 맞고 나면 첫 주는 아주 힘들지만 둘째 주가 지나면서 회복되어 3주가 지나면 다시 항암을 맞을 정도의 상태가 된다. 그런데 차수가 진행될수록 몸의 회복력이 저하되었다. 갈수록 입맛이 없으니 음식을 먹기도 힘들고, 소화가 잘 안 되니 음식도 맛이 없는 악순환이 반복되었다. 항암주사를 맞은 후 병원에 가서 하는 정기점검에서 항암일정을 연기해야 ..
초연함과 기도 초연함은 바란 결과가 나오지 않아 실망을 느낄 때 이를 감추는 것이 아니다. 역경을 마주할 때 선승처럼 희미한 미소를 짓는 것도 아니다. 초연함은 진리를 위해 몸과 마음을 집중하는 것이다. 진리에 집중할수록 결과에 대한 관심은 줄어든다. 초연함을 유지하면 우리는 낙담하는 가운데도 신실하게 행동을 이어갈 수 있다. - 키스 제임스 지음, 김은해 옮김, 《토마스 머튼: 은둔하는 수도자, 문필가, 활동하는 예언자》(비아, 2009), 55. 왜 자유하지 못한가? 왜 사람과 사건에 묶여사는가? 계속 힘주며 살고 싶기 때문이다. 목소리에 힘주고, 어깨에 힘주고, 두 손과 두 발에 힘을 주고 중심에 서고 싶기 때문이다. 더 높이 오르면, 더 밟고 일어서면, 남들이 맡지 못한 높은 곳의 공기를 탐닉하면, 자유할 수 ..
한 사람 한 사람 새벽 4시. 어김없이 알람이 울리면 습관적으로 눈이 떠진다. 잠시 동안 잠자리에 누워 씨름하다 간단하게 세면을 하고 후다닥 옷을 입고 교회로 향한다. 교회에 도착하면 4시 15분. 두 시간이 채 남지 않은 시간 동안 난 말씀을 준비한다. 하루 동안 하나님이 내려주시는 만나를 섭취하는 영의 식사 시간. 그런데 6시가 가까울수록 만나를 통한 기쁨을 뒤로 하고 혹시나 하는 기대감이 마음 속 깊은 구석에서부터 꿈틀대기 시작한다. ‘오늘은 혹시 못 오시지 않을까? 오늘도 또 오실까?’ 언제부터인가 마음속에서 성도를 기다리는 한편의 마음과 성도가 안 오기를 바라는 또 한편의 마음이 치열하게 대립한다. 나의 기대를 비웃기나 하듯, 6시가 되면 한 영혼이 계단을 올라온다. 오늘도 늘 그렇게 어김없이 찾아온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