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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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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빌라의 테레사가 아픔과 더불어 사는 법 아빌라의 테레사가 아픔과 더불어 사는 법 예배당 십자가 밑에 앉아 가만히 머리를 숙이고, 함께 살아가고 있는 이들의 얼굴을 하나하나 떠올리며 기도를 아룁니다. 얼굴 하나에 고통 한 아름, 이름 하나에 눈물이 고이는 까닭은 지금이 사순절 때문만은 아닐 것입니다. 죽음의 문턱 앞에서 흐려진 눈동자, 거절과 배신, 상실의 잔을 마셔야하는 그 씁쓸한 입맛 다심, 세속의 거센 물결에 휩쓸리지 않으려고 자기를 자꾸 격려하며 수줍은 미소로 괜찮은 듯 돌아서는 그 뒷모습은 마치 그림자를 보는 것 같습니다. 각기 모습은 천차만별이지만 사람인 이상 따라붙은 그림자가 다 비슷비슷한 것처럼, 우리는 여러모로 닮아 있습니다. 수녀원 입회 2년 만에 얻은 중병아빌라의 테레사(Teresa of Avila)는 1515년 스페인 출신..
감당할 수 있는 힘을 주세요 고통에서 건져 주시기를 하나님께 구할 것이 아니라, 그 분이 기뻐하시는 일이라면, 하나님 사랑을 위해 결연히 감당할 수 있는 힘을 달라고 구하십시오. - 로렌스 형제 (1605-1691) 지음, 오현미 옮김《하나님의 임재 연습 (The Practice of the Presence of God)》(좋은 씨앗, 2006), 114. 남들이 들으면 이상하다고 하겠지만 난 군대 생활이 좋았다. 무질서 하던 대학 새내기 생활을 뒤로하고, 규칙적인 삶과 규칙적인 식사 속에서 난 내 몸이 처음으로 건강해져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물론 처음 몇 주간은 죽을 것처럼 힘들었다. 눈동자 하나라도 흔들리면 바로 장교들이나 고참들의 소리와 물리적인 압박이 가해져 왔다. 훈련소에서 처음 행군 나가서 몇 주만에 전혀 다른 세..
마땅한 삶 (안토니우스) 마땅한 삶 불의와 불법 몸과 가슴이 짓밟힌 이들의 신음소리가 5월 하늘을 가득 채우고 있다. 같은 하늘 아래예수의 발자취를 따르겠노라고옛 집을 떠나 온 사람들 소낙비로 전신을 노크하는 하늘소리에어떻게 응답해야 할까? 사막 수도승이었던안토니우스,예수의 삶을 옹골차게 살아내었구나. / 오래된 오늘 (임택동) 그(안토니우스)는 불의에 희생당한 사람들을 얼마나 열심히 도와줬던지 마치 그가 제 삼자가 아닌 피해 당사자쪽인 것처럼 생각될 정도였다. - 아타나시우스(Athanasius, 295-373), 《안토니우스의 생애》, ch 87
내일을 향한 오늘의 고난 (디트리히 본회퍼) 우리가 진정으로 하나님의 평화를 찾았는지 확인하는 길은, 앞으로 우리에게 다가올 고통을 어떻게 대하는지를 통해 알 수 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앞에 무릎을 꿇는 수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있지만, 사실 그들은 자신의 삶에 찾아온 모든 고난들을 거부하며 투쟁한다. 그들은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사랑한다고 믿을지 모르지만, 오히려 자신의 십자가를 미워할 뿐 아니라, 가능한 방법을 동원하여, 고난으로부터 빠져다갈 시도(궁리)를 한다. - 디트리히 본회퍼(Dietrich Bonhoeffer, 1906-1945) "Discipleship and the Cross," The Cost of Discipleship, part 1, ch.4.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이란, 오늘보다 더 성공하여, 내 자유를 극대화하는 내일이라..
그리스도의 수난은 우리를 강하게 하소서 사랑하는 사람이 고통 속에서 한숨과 눈물을 흘리고 있을 때, 그 자신이 감당하고 있는 고통의 무게감 때문에 다리가 휘청이고 무릎을 땅에 꿇게 될 때, 우리는 어떻게 하게 될까? 특히, 그 고통이 하나님의 뜻을 수행하는 데 어쩔 수 없이 꼭 따라 붙는 그림자와 같다면, 나와 당신을 위해 고통을 포기하고 도망치자고 해야 할까? 아니면, 힘내라고, 할 수 있다고, 함께 가자고, 도와 주겠노라고, 나도 끝까지 함께 할 것이라고 포기하지 말자고, 힘을 보태고 격려하게 될까? 아니면, 고통당하는 그를 보는 것이 더 고통스러워 그를 떠나버리게 될까? 《영신수련》 첫 페이지에 실린 오래된 기도문 "Anima Christi"[그리스도의 영혼은]는 이렇게 말한다. "그리스도의 수난은 저를 강하게 하소서" 라고. 그리스도의..
겸손을 훈련할 때 (누르시아의 베네딕트) 겸손의 네 번째 단계는 이와 같이 [상급자]에게 순종할 때에 그것이 어렵고 [자신이 원하는 것과] 반대의 일이라 할지라도, 또는 심지어 어떤 종류의 피해를 입는다고 해도 마음으로 잠잠히 고통을 품고, 약해지거나 도망치려고 하지 않고 그 고통을 감내하는 것이다. 누르시아의 베네딕트(Benedict of Nursia, 480-ca.547), 《베네딕트의 규칙서》 권혁일, 김재현 옮김, 제7장. 35-36. (서울: KIATS, 2011), 43. 《베네딕트의 규칙서》에서 가장 핵심적인 부분 중의 하나는 겸손의 열두 단계를 설명하고 있는 제7장이다. 자신을 낮추는 겸손은 수도자가 높으신 하나님의 완전한 사랑에 도달하기 위해서 지녀야 할 필수적인 덕목이다. 그리고 그 겸손을 훈련하는 방법이 바로 공동체 안에서의..
세 가지 상처 (노리치의 줄리안) 나는 사는 동안 세 가지 상처를 받기를 간절히 원했습니다. 참된 통회라는 상처, 깊은 동정이라는 상처, 그리고 하나님 향한 갈망이라는 상처. 노리치의 줄리안(Julian of Norwich: ca.1342 – ca.1416),《하나님 사랑의 계시 Showings》, LT, ch. 2. '하나님의 사랑에 대한 열여섯 가지 계시'를 체험하고서 평생을 잉글랜드 노리치의 한 교회 부속건물에서 은수자(anchoress)로 살았던 여인 줄리안. 그녀가 1373년 '계시'(showings)를 보기 전에 늘 하나님께 구했던 것이 있었다. 바로 "세 가지 상처"를 지니고 살게 해달라는 기도였다. '통회'(contrition)라는 상처, '동정'(compassion)이라는 상처, (하나님을 향한) '갈망'(yearn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