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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성식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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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불신의 시대, 영적 우정을 말하다 불신의 시대, 영적 우정 (Spiritual Friendship)을 말하다《조지폭스의 일기》와 친우회의 '명료화위원회' 불신-자(不信-者)로 채워진 교회 우리는 지금 불신(不信)의 시대를 살고 있다. 배를 탄 승객이 선장의 말을 믿을 수 없고, 환자는 의사의 말을 믿을 수 없고, 국민은 나랏님들의 말을 믿지 않는다. 믿는 자(信者)들로 이루어진 교회는 다른가? 최근 이름 있는 대형교회에서 오랫동안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한 친구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어릴 적부터 존경의 대상이었고, 신앙의 모델이었던 목사님이 돈 문제, 사생활 문제로 구설수에 올라 처음에는 세상이 교회를 공격하는 것으로만 알고 신앙을 지키려 했는데, 여러 가지 풍문들이 사실들로 밝혀지면서 자기 믿음의 근거마저 흔들린다는 것이다. 아마도 이 ..
목사는 언덕 위에 서는 사람 (조지 허버트) 목사는 여가 시간에 활동에서 벗어나 언덕 위에 서야 한다. 그는 거기서 양떼를 생각하며 두 종류의 악과 두 종류의 악한 사람들을 발견한다. - 조지 허버트 (George Herbert: 1593-1633), 《시골 목사(The Country Parson)》, 제24장. 많은 현대인들이 그렇지만 보통 지역 교회(교구)를 섬기는 목회자는 참 바쁘다. 특히 조지 허버트가 살던 17세기 영국의 지역 목회자들은 종종 자신의 교구에서 의사 또는 법률 대리인의 역할도 담당해야 했기에, 그들이 '해야할 일 목록'에는 참 많은 것들이 올라가 있었다. 허버트에 의하면 이런 바쁜 일상 중에도 목회자가 반드시 해야할 일이 있는데 그것은 분주한 매일의 생활 공간을 벗어나 "언덕 위에" 서는 것이다. 그곳에서 그는 자신이 섬기는..
가난과의 동행 (로욜라의 이냐시오) 1544년 2월 6일. 수요일미사 시작 전부터, 헌신과 눈물을 드릴 때, 고정된 수입 없는 공동체에 대한 (나의) 마음이 더 공고해지고 있는 것을 느낀다. 보다 뚜렷해지고 있는 것은, 일반적인 방식과 다르게, (예수회 공동체를 위해) 고정된 수입을 추구하는 선택은, 혼선을 일으키고, (공동체 일원) 모두에게 불명예일 수 있으며, 우리 주 하나님을 온전히 찬양하기 위한 (방법으로서의) 가난을 경시하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 로욜라의 이냐시오(Ignatius of Loyola: 1491-1556), "the Procedure of Election" in Selection from the Spiritual Diary (New York: Paulist Press, 1991), 239. 수많은 젊은이들이 비정..
영적 분별을 위한 규칙 1: 쾌락은 위안인가 유혹인가 (로욜라의 이냐시오) 규칙 1: 대죄(mortal sin)에서 대죄로 나아가는 사람들에게 원수는 노골적인 쾌락을 제시하고, 감각적인 쾌락과 즐거움을 상상하도록 하여서 악덕과 죄들을 유지하고 더욱 키워가게 한다. 이런 사람들에게 선한 영은 이성의 분별력으로써 양심을 자극하고 가책을 일으키는 등 정반대의 방법을 쓴다. - 로욜라의 이냐시오(Ignatius of Loyola: 1491-1556) 지음, 정제천 옮김, 《영신 수련》, no. 314. 로욜라의 이냐시오는 수많은 영적 경험들을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우리 영성 생활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영적 분별(discernment of spirits)의 원칙을 정립했다. 영적 분별이란 우리의 “심정의 여러 변화들을 어떤 식으로든지 느끼고 알아차려서 선한 것들은 받아들이고 나쁜 ..
영화 <노아>: 리더의 분별과 실존의 갈등 영화 가 상영되었을 당시 한국의 기독인들 사이에 대략 두 가지 반응이 공존하는 듯했다. 우선은 성경의 '노아 이야기'로부터 너무 멀리 온 듯한 낯설음으로 출발하여, 성경 이야기를 곡해 혹은 왜곡하고 있다는 불편함으로 표출된 반응이 그것이다. 다른 한편으론 종교적 경직성 속에 갇혀 있던 노아 이야기를 상상력과 기술력을 통해 현대인들의 오늘의 이야기로 표현해 준 좋은 작품이라는 견해이다. 영화 를 성경의 '노아'로부터 분리시키는 것은 분명 불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영화로서의 가 하나의 예술적 장르로서, 그 자체로 본문이 될 수 있으며, 해석을 통해 대화와 소통의 도구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사실 또한 간과되어서는 안될 일이다. 기독인들이 영화 를 감상하고, 해석하는데 있어 염두에 둬야 할 사실은, 감독 Ar..
겸손을 훈련할 때 (누르시아의 베네딕트) 겸손의 네 번째 단계는 이와 같이 [상급자]에게 순종할 때에 그것이 어렵고 [자신이 원하는 것과] 반대의 일이라 할지라도, 또는 심지어 어떤 종류의 피해를 입는다고 해도 마음으로 잠잠히 고통을 품고, 약해지거나 도망치려고 하지 않고 그 고통을 감내하는 것이다. 누르시아의 베네딕트(Benedict of Nursia, 480-ca.547), 《베네딕트의 규칙서》 권혁일, 김재현 옮김, 제7장. 35-36. (서울: KIATS, 2011), 43. 《베네딕트의 규칙서》에서 가장 핵심적인 부분 중의 하나는 겸손의 열두 단계를 설명하고 있는 제7장이다. 자신을 낮추는 겸손은 수도자가 높으신 하나님의 완전한 사랑에 도달하기 위해서 지녀야 할 필수적인 덕목이다. 그리고 그 겸손을 훈련하는 방법이 바로 공동체 안에서의..
분별력을 구하는 기도 (아씨시의 프란치스코) 지극히 높으신 주님, 영광스러우신 하나님,제 마음의 어둠을 밝혀 주시옵소서.그리고 주님, 저에게 바른 믿음과, 확실한 소망과, 완전한 사랑과,감각과 지식을 주시옵소서.그래서 제가 주님의 거룩하고 참된 명령을 수행할 수 있게 하소서. - 아씨시의 프란치스코 (Francis of Assisi, 1182-1226), "The Prayer Before the Crucifix" (십자가상 앞에서의 기도) 청년 프란치스코는 원래 세상에서 명성 있는 기사와 귀족이 되기를 원했다. 그러나 전쟁과 질병, 그리고 신비 체험 등을 통해서 회심을 경험한다. 이후에 그는 성 다미아노 교회의 십자가 앞에서 기도하다가 십자가 위의 예수께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시는 것을 듣는다. "프란치스코야, 가서 내 집을 재건하거라. 네가 보듯이..
바른 목적은 바른 수단을 통해서만 (아씨시의 프란치스코) "어떤 방식으로든지 간에 당신이 볼 때에 주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고 그분의 발자국과 가난을 따르는 데에 최선의 길이라고 여겨지는 일을 행하세요. 내가 순종한 것처럼 당신도 이것을 행하면 하나님께서 복을 주실 것입니다." 아씨시의 프란치스코 (Francis of Assisi, c. 1182-1226), "A Letter to Brother Leo," 3.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하지 못한다'는 말이 최근 한국 사회에서 회자되었다. 그러나 이와는 다르게 프란치스코는 리오 수사에게 바른 목적을 가지고 있다면 그 수단이 어떤 것이든지 간에 행하라고 권면한다. 왜냐하면 그 바른 목적이란 것이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것' 그리고 '그분의 발자국과 가난을 따르는 것'이기 때문이다. '거짓'과 '부정의(injusti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