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어디에 계십니까?" (사막 교부)
임종이 가까이 왔을 때 압바 아가돈은 삼일 동안이나 계속 눈을 뜬 채 누워 있었다. 제자들이 그의 몸을 흔들며 물었다, "압바 님, 지금 어디에 계십니까?" 그가 말했다, "나는 지금 하나님의 심판대 앞에 서 있다네." 그들이 물었다, "두려우신가요?" 그가 말했다, "나는 하나님의 명령을 지키며 살고자 최선을 다해왔지. 하지만 나는 인간일 뿐. 내 행한 일을 과연 하나님께서 기뻐하실지 내가 어떻게 알 수 있겠나?" 제자들이 물었다, "경건하게 살아오신 삶에 대해 확신이 없으신가요?" 압바가 말했다, "하나님을 만나기 전까지는 어떻게 확신할 수 있겠나. 하나님의 심판/판단과 사람들의 심판/판단은 다르기 때문이지." 그들이 계속 더 말씀해주길 청하자, 그가 말했다, "청컨대, 내게 말을 시키지 말아주게나...
"죽음아, 너는 죽으리라!" (존 던)
죽음아, 뽐내지 마라, 어떤 이들은 너를 일러힘세고 무섭다고 하지만, 실상 너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네가 멸한다고 생각한 사람들은죽지 않기 때문이다. 불쌍한 죽음아, 또한 너는 나를 죽일 수 없다.단지 너의 영상에 불과한 휴식이나 잠으로부터, 많은 쾌락이 흐르니, 그러니 네게서 더 많은 쾌락이 흘러야 하리,...... 그런데 너는 왜 으시대는가?짧은 한 잠이 지나면, 우리는 영원히 깨어나리,그리고 죽음은 더 이상 없으리. 죽음아, 너는 죽으리라. - 존 던, '거룩한 소넷 X', (, 김선향 편역, 청동거울) 성공회 사제이자 시인이었던 존 던(John Donne, 1582-1631)은 누군가의 죽음을 알리는 교회 조종(弔鐘) 소리를 듣거든 "누구를 위하여 울리는 종 소리인가?" 굳이 알아보려 하지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