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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 묵상

하늘을 향해, 또 땅을 향해 (조지 허버트)

"한 인생은 육체를 입은 채 땅을 바라보고, 

다른 인생은 그 분을 향해 있다." 


- 조지 허버트(George Herbert, 1593-1633), The Works of George Herbert in Prose and Verse (New York: John Wurtele Lovell, 1881), 172.



이것은 조지 허버트의 <골로새서 3:3>이라는 시의 한 구절이다. 그는 이 시에서 하나님과 함께 하는 그리스도인의 이중적인 삶을 그리고 있는데, 그것은 육체를 입은 채 땅을 바라보며 동시에 하나님을 바라보는 모습이다. 그래, 우리는 하늘을 바라보며 동시에 땅에서 사는 존재이다.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땅에서는 하나님이 기뻐하신 사람들 중에 평화로다." (눅 2:14) 


예수님은 가장 높은 자였지만 가장 낮은 자로 이 땅에 오셨다. 가장 높은 자이시지만 가장 낮은 자로서 삶을 사셨다. 그리고 그러한 삶으로 우리를 초대하신다. 이렇게 성탄은, 가장 낮은 모습으로 오신 가장 높으신 분, 곧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우리를 가장 높지만 가장 낮은 삶으로 부르시는 하나님의 방문과 초대이다. 

 

우리가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삶을 잘 누리지 못하는 것은 지극히 높은 것도 지극히 낮은 것도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이 아닐까? 낮음에 처한 자로서의 겸손과 순종함도 없이, 또 높음에 대한 소망도 없이 살아가고 있진 않은가?


성탄은 예수와 더불어 높은 곳에--"하늘에"(엡2:6)--올려진 우리에게, 너희도 가서 낮은 이들의 발을 씻겨 그들도 왕의 자녀가 되게 하라는 주님의 초대이다. 내가 너희를 높여주었으니 이제 낮은 곳을 찾아가라는 초대이다. 땅에 살지만 하늘을 바라보고, 치열하게 살아야 하지만 동시에 초월하며 살라는 초대이다. /정승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