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그립다
여름엔 낙동강을 옆에 끼고 살다시피 했다
집에서 좀 떨어진 어가골이란 곳에 가면
어린 내가 쉽사리 들어갈 수 없는 깊은 물이 제법 있었다
젖가슴 높이 보다 더 깊은 물에는
절대로 들어가지 말라는 어머니의 신신당부를 가슴에 안은 채
나는 그곳을 두 눈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얕은 곳을 흐르다 깊어진 곳에 다다른 물은
소용돌이치며 보조개를 씨익 머금은 채
조용히 웃음을 건네 오곤 하였다
깊어진 가슴 때문에 언제나 소용돌이가 있고
또 소용돌이 때문에 깊어진 가슴들이 있다
세차게 휘돌아 가슴을 뒤집어 놓는
싱긋,
깊어진 웃음하나 건네 줄 수 있는
강물 같은 사람이 그립다.
오래된 오늘 임택동
사진 : http://www.ecn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