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권고 (베네딕트의 규칙서)
들으라, 나의 아들아, 네 스승의 가르침들을. 그리고 그것들에 대해 마음의 귀를 열어 주의를 기울여라. 이것은 너를 사랑하는 아버지의 권고이다. 그러므로 이를 기꺼이 받아들이고, 신실하게 실행에 옮겨라. 누르시아의 베네딕트(Benedict of Nursia, 480-ca.547), 《베네딕트의 규칙서》 권혁일, 김재현 옮김, 서론, 7. (서울: KIATS, 2011), 13. 위의 인용문은 수도 공동체의 정체성, 생활 원리, 구성원들의 관계 등을 안내하는 《베네딕트의 규칙서》의 가장 처음에 나오는 구절이다. 베네딕트는 영적 스승을 아버지(abba) 또는 어머니(amma)로 부르던 수도 전통을 따라서 규칙서에 수록된 가르침들을 "아버지의 권고"로 소개한다. 독자에 따라서는 "아버지의 권고"가 가부장적인 ..
절제와 균형 (마카리우스)
우리 속에 절제함이 없다면, 우리가 좋은 것들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들이 우리를 걸려 넘어지게 하는 것이 될 수 있습니다. 그렇게 타고난 것처럼 남에게 친절을 잘 베푸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주의하지 않으면, 바로 그 친절함 때문에 곁길로 빠지게 됩니다. 지혜가 출중한 사람들은, 자신들의 지혜에 그들을 속지 못하도록 늘 조심해야 합니다. 마카리우스 (Macarius of Egypt, c.300-390) 저, 이후정 옮김, 『신령한 설교』 (은성), 16.9. 여기서 ‘절제’로 옮긴 단어는 nepsis (영어로는 sobriety)라는 말입니다. 이 말은 (방탕하거나 뭔가에 취하지 않고) ‘늘 절제하며 영혼을 맑게 유지함’이라는 의미입니다. 좀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모든 잡념들, 특히 모든 죄의 근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