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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식사는 잘 하셨나요? 오늘, 식사는 잘 하셨는지요? 체중 감량해야 하는데 왕성한 식욕에 이끌려 오늘도 후회가 남는 식사를 하셨다구요? 요즘 밥맛이 통 없어서 모래알 씹듯 하시다구요?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해서 오랜만에 유쾌하셨다구요? 비즈니스 때문에 먹는 밥이라 가시방석이었다구요? 애들 밥 챙기느라 먹은 건지 전쟁 치른 건지 모르겠다구요? 오늘 저녁은 뭘 해 먹나 벌써 고민이라구요? 하루 두세 번의 식사, 그리고 사이사이에 먹는 음료와 간식. 우리는 참 많이 먹고 마시고, 거기에 기울이는 시간과 에너지도 상당합니다. 이 ‘먹는 것’과 영성 생활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요즘, 저는 ‘먹는 것’을 둘러싸고 이런저런 느낌들, 특히 죄책감이 많이 올라오는 것을 발견하고 있습니다. 과식했을 때, 주부로서 식사를 잘 챙기지 못했을 때,..
모욕을 참는 힘 (아빌라의 테레사) 이런 성과[모욕을 참을 결심과 모욕을 모욕으로 느끼지 못하는 사랑을 얻는 것]를 거두지 못하고 굳세게 참는 힘을 기도로써 얻지 못하면, 그것은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라 악마가 선사하는 착각인 것으로, 우리는 그에게 넘어가서 스스로 가장 존경을 받아야할 사람으로 생각하게 되는 것입니다. - 아빌라의 테레사(Teresa of Avila: c. 1515-1582), 《완덕의 길》에서. 인간관계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모욕을 참기 힘든 데 있습니다. "나에게 먼저 알리지 않았다. 나만 배제당했다. 내가 모욕당했다. 나를 무시했다. 나는 존재감이 없다." 이런 표현들은 모두 모욕당한다는 느낌입니다. 모욕당하는 것을 넘어서는 것은 그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기도로 주어집니다. 굳세게 모욕을 참아넘길 수 있는 힘이 기도..
나는 하느님을 보았다 _ 김준태 "나는 하느님을 보았다" _ 김준태 1980년 7월31일 저물어가는 오후 5시 동녘 하늘 뭉게구름 위에 그 무어라고 말할 수 없이 앉아 계시는 하느님을 나는 광주의 신안동에서 보았다 몸이 아파 술을 먹지 못하고 대신 콜라로나 목을 축이면서 나는 정말 하느님을 보았다 나는 정말 하느님을 느꼈다 1980년 7월 31일 오후 5시 뭉게구름 위에 앉아 계시는 내게 충만되어 오신 하느님을 나는 광주의 신안동에서 보았다 그런 뒤로 가슴이 터질 듯 부풀었고 세상 사람들 누구나가 좋아졌다 내 몸뚱이가 능금처럼 붉어지고 사람들이 이쁘고 환장하게 좋았다 이 숨길 수 없는 환희의 순간 세상 사람들 누구나를 보듬고 첫날밤처럼 씩씩거려 주고 싶어졌다 아아 나는 절망하지 않으련다 아아 나는 미워하거나 울어버리거나 넋마저 놓고 헤..
Lectio (떼제 매일 성서 본문) 묵상 마르 7:31-37. 예수께서는 귀먹은 반벙어리를 군중 사이에서 따로 불러내어 하늘을 우러러 한숨을 내쉰 다음 "에파타." 하고 말씀하셨다. '열려라.'라는 뜻이었다. 그러자 그는 귀가 열리고 혀가 풀려서 말을 제대로 하게 되었다. 열려라. 귀야 열려라. 귀가 열려야 말씀이 들린다. 말씀이 들려야 혀가 풀린다. 혀가 풀려 말이 나온다. 말이 제대로 나온다. 참 말이 나온다. 말 다운 말이 나온다. 말 다운 말은 어떤 말인가? 같은 말이다. 창조의 말씀 같은 말, 새로운 세상을 창조하는 말이다. 새롭지 않은 말, 새로움을 일으키지 못하는 말은 다 말 같지 않은 말이다. 말 같지 않은 말이나 하고 다니는 나를 주님께서 "따로 불러내어 하늘을 우러러 한숨을" 내쉬신다. 그리고 하여 주신다. 나를 새롭게 해주시..
'에이레네' 제3기 영성지도자 전문과정 모집 포항제일교회(담임목사 이상학) 에서 제3기 기독교 영성지도자 전문과정 입학생을 모집합니다. 에이레네의 영성지도자 전문과정은 미국 San Francisco Theological Seminary의 영성지도자 양성과정인 "Diploma in the Art of Spiritual Direction" 프로그램을 모델로해서 만들어졌습니다. 영성지도자로 훈련 받기 원하시는 분은 관심을 가질 만한 좋은 프로그램입니다. 산책길 대표연구원 이강학 교수도 강사로 참여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의 웹사이트(http://cafe.naver.com/eirenecenter)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영성 동네 소식은 기독교 영성과 관련된 좋은 프로그램이나 행사를 알리는 곳입니다.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기보다는 '좋은 정보'를 에서 선별..
렉시오 디비나의 ‘기도’ (귀고 2세) 오 주님, 주님이 성경의 양식을 쪼개 주실 때, 그 말씀에서 주님 자신을 제게 보여주십니다. 그 때 제가 주님 보기를 더 원할수록, 주님을 보기를 더욱 사모할수록, 주님은 제게 성경의 글이 아닌, 그 껍데기의 의미가 아닌, 글 안에 숨겨있는 의미로, 그 깊은 말씀 안으로 저를 인도하십니다. - Guigo II(?-1188), Ladder of Monks and Twelve Meditations, trans. Edmund Colledge and James Walsh (Kalamazoo, MI: Cistercian Publication, 1981), 69. 귀고 2세는 《수도승의 사다리》에서 렉시오 디비나(Lectio Divina)를 읽기(Lectio), 묵상(Meditatio), 기도(Oratio), 관상..
세상은 투명합니다 (토마스 머튼) 저는 모든 것들이 투명해지는 것을 봅니다. 그것들은 더 이상 불투명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을 숨기지도 않습니다. 우리가 직면해야 하는 것은 삶은 이것처럼 단순하다는 사실입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완전히 투명합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그것을 통해 항상 빛나고 계십니다. - 토마스 머튼(Thomas Merton: 1915-1968), Solitude: Breaking the Heart (Kansas City, MO: Credence Cassettes, 1988). 영성이 깊어 진다는 것은 세상을 투명하게 볼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죄와 상처, 이기심과 교만, 재난과 사고 등 우리의 눈을 가려 하나님을 숨기는 것들을 넘어서 이 세상 가운데 항상 밝게 빛나고 계신 주님의 현존을 뵙고 그 가운데 사는..
4. 제자공동체로서의 교회 제자공동체로서의 교회: 디트리히 본회퍼의 《신도의 공동생활》과 누르시아의 베네딕트의 《규칙서》 교회는 본질적으로 공동체에서 출발했다는 사실을 부인하는 기독교인은 한 명도 없을 것이다. 2천년의 역사를 넘어서 지금까지 교회가 존속할 수 있었던 원인들 중 하나는 교회가 공동체성을 잃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한국 교회는 교회가 공동체인가라는 질문 앞에 고개를 떨구고 있다. 그러므로 한국 교회를 새롭게 하려는 목회자들의 고민은 어떻게 해야 교회의 공동체성을 회복할 수 있을까 라는 질문에서 출발해야 한다. 성경적 공동체에는 어떤 특징들이 있는가? 예수 그리스도께서 복음 전파와 동시에 가장 먼저 하신 일은 열두 명의 제자공동체를 세운 일이었다. 예수님을 그리스도로 고백하는 믿음 위에서 열두 명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