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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지 않고 기도하기 (존 웨슬리) 이것은 그가 ‘쉬지않고 기도’하기 때문이다. 언제나 그의 마음의 언어는 다음과 같다. ‘주여, 내 입은 소리 없어도 당신께 향하여 있으며, 내 침묵은 당신께 말하나이다’. 그의 마음은 언제나 어디서나 하나님께 들어올려져 있다. 어느 누구도 그 무엇도 그가 이렇게 하는 것을 결코 방해하지 못하며, 중단시키지는 더욱 못 한다. 홀로 있거나 누구와 함께 있을 때, 한가한 때나 일할 때나 대화할 때, 그의 마음은 늘 주님과 함께 있다. 자리에 눕든지 일어나든지 그의 모든 생각 속에 하나님이 계시다. 그의 영혼의 사랑하는 시선이 하나님께 고정되어 있어 어디서나 ‘보이지 않는 그분을 보고’ 있으므로, 그는 하나님과 동행한다. 존 웨슬리(John Wesley, 1703-1791), 『그리스도인의 완전』(이후정 옮김,..
훼손 되어버린 기독교의 왕관 (막데부르크의 메히트힐트) “저주 있으리라. 거룩한 기독교의 왕관이 얼마나 많이 훼손되었는가! 당신으로부터 보석들이 떨어져 나온 것은, 당신이 거룩한 기독교인의 신앙을 갉아먹고 위반했기 때문입니다. 당신의 금이 육체의 냄새 나는 웅덩이 속에서 색이 바래졌는데, 그것은 당신은 초라하며 참된 사랑이라고는 조금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당신의 순결은 탐욕이라는 음탕한 불 가운데서 타 버렸습니다. 당신의 겸손은 당신의 육체라는 늪 속에 묻혀 있습니다. 당신의 진실함은 이 세상의 거짓말 가운데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감소되어 버렸습니다.” 막데부르크의 메히트힐트 (Mechthild of Magdeburg, 1207-1282), The Flowing Light of the Godhead, VI, 21. 12세기는 남성 중심의 가..
장미꽃을 피우는 책읽기 * 제2호 여는글 (웹진 보기) 얼마 전 집 근처의 '로즈 가든'이라는 공원에 산책을 나갔다. 쌀쌀한 날씨 탓에 장미꽃은 아직 가지 속에서 겨울잠에 빠져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나와 한낮의 여유를 즐기고 있었다. 그 중 바다가 훤히 보이는 자리에 앉아 책을 읽고 있는 한 여인이 눈에 띄었다. 그녀가 앉은 곳은 오륙 미터는 족히 넘어 보이는 벼랑 위의 난간이어서 뒤쪽에서는 쉽게 올라 앉을 수 있지만, 앞으로는 아찔한 비탈이었다. 오후의 태양에 책을 읽다가 잠깐이라도 졸면 아래로 떨어질 수도 있는데, 그녀는 바다를 향해 홀로 앉아서 조용히 독서에 집중하고 있었다. 마주 앉은 아름다운 경치, 오후의 따스한 햇볕, 차가운 바람, 그리고 졸음을 쫓아내는 가파른 절벽이 그 여인의 독서에 함께 참여하고 있었다. 독서..
존 웨슬리의 영적 독서를 위한 조언 (모음) 웹진 2, no. 1 게재. .일러두기 존 웨슬리의 "영적 독서를 위한 조언"은 그가 토마스 아 켐피스의 《그리스도를 본받아》를 간추려 요약본으로 출간하면서 그 책에 쓴 서문의 일부이다. 그러므로 이 글에서 웨슬리가 말하는 영적 독서는 '영성 고전 독서', 곧 영성 생활에 도움이 되는 신앙의 선현들의 글을 읽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아래의 글은 "영적 독서를 위한 조언"이라는 제목으로 에 다섯 번에 걸쳐 연재 되었던 글들을 하나로 묶은 것이다. 웨슬리의 조언을 아래의 해설/묵상글과 함께 읽는다면 오늘날 우리의 영성 고전 독서에 좋은 길잡이가 되리라 생각한다. 첫째, 매일 일정 시간에 영적 독서를 하겠다고 스스로에게, 그리고 주위 사람들에게 선언하고, 이것을 지키십시오……. 둘째, 순수한 의도로, 그대의..
이강학 교수 인터뷰 "말씀을 읽듯이..." 웹진 2, no. 1 게재. "말씀을 읽듯이 영성 고전을 읽으세요" 이강학 교수 인터뷰 (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학교 / 기독교 영성) 이 인터뷰는 2013년 1월 13일 저녁 7시에서 8시 사이에 서울 근교의 이강학 교수 댁 기도실에서 진행되었다. 1. 교수님은 학부 때에는 기계설계학을 전공하시고, 이후에 10년간 캠퍼스 선교단체 간사로 활동하신 독특한 이력을 갖고 계십니다. 교수님의 지난 영적 여정을 간략하게 소개해 주실 수 있으신지요? 제 영적 여정이 시작된 것은 대학교 때 기독대학인회(Evangelical Student Fellowship, 이하 ESF)라는 선교단체에 들어가면서부터입니다. 형님이 거기에 가서 성경공부도하고 친구들도 사귀어 보라고 소개해 줬죠. 대학교 생활하면서 참 힘들었어요. 19..
분주함과 압박은 폭력입니다 (토마스 머튼) 현대 생활의 분주함과 압박은 타고난 폭력의 한 형태, 아마도 가장 흔한 형태이다. 상충하는 수많은 염려들에 스스로를 내어주고, 지나치게 많은 요구들에 항복하며, 너무 많은 계획들을 세워서 실천하고, 모든 사람을 모든 것에 있어서 도와 주기를 원하는 것은 폭력에 굴복하는 것이다. 아니 그것은 폭력에 협조하는 것이다. 활동주의자의 광기는 …… 자신이 하는 일이 풍성한 결실을 맺지 못하도록 파괴한다. 왜냐하면, 그것은 그 일을 풍성하게 하는 내적 지혜의 뿌리를 죽이기 때문이다. 토마스 머튼 (Thomas Merton, 1915-1968) Conjectures of a Guilty Bystander (NY, Garden City: Image, 1989), 86. 매일 저녁 잠자리에 누워 하루를 돌아보면, 늘 여..
주님을 알게하소서 (히포의 아우구스티누스) 언제나 한결같으신 주님, 제가 저 자신을 알고 당신을 알게 하소서. 이것이 저의 기도입니다. 히포의 아우구스티누스 (Augustinus of Hippo: 354-430, Soliloquia. II.I.I) 초대 교부/영성가들은 물질세계에 대한 지식(scientia)은 하나님을 아는 지식(sapientia, wisdom)과 다르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어거스틴은 말한다. 변화하고 쇠락하는 물질계에서는 하나님, 곧 언제나 변함 없으신 그분을 아는 지식을 얻을 수 없다. 그러므로 인간이 하나님을 찾아 만나는 길은 인간 자아(the self)의 가장 깊은 곳에 있는 하나님의 형상(imago Dei, the image of God)을 향하는 내면적 여정(via interior)이어야 한다. 나를 깊이 아는 길이..
눈물로 적셔진 사막(사막 교부들의 금언집) 어떤 원로가 말하기를 "우리는 육체에 그림자를 어느 곳이든 달고 다닌다. 그와같이 눈물과 슬픔을 어디서든지 지니고 다녀야 한다." , ch.3, 24. 신앙 수련회를 가게되면 "반드시 챙겨야 할 물품"이 있었다.성경, 찬송, 필기도구, 세면도구 ...... 기독교 신앙 생활 전반에도 비교적 널리 인정 받고있는 필수품들이 있다.주일성수, 헌금생활, 금연, 금주 ...... 제법 규모가 있는 교회들이 찾고 있는 목회자들 중에 반드시 갖추어야 할 요건들 중 하나가 박사학위라고들 한다. 사막 수도자들이 그림자처럼 붙이고 다녀야 했던 필수품 무엇이었을까?"영혼의 애통함 (penthos)"이었다. 외로워서도, 삶이 고생 스럽고 신세가 처량해서도 아니다. 하나님 앞에 홀로 서 보면 그저 눈물이 났던 것이다. 끊임없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