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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어버린 커피 어제 저녁 마시다 만 커피아침 책상머리에서식다 못해 싸늘해진 놈을 한 모금 삼켰다.싸하면서도 고소함에 흠칫 입이 놀랐다. 아직 맛이 살아있는 놈을 다시보게 된다. 지난 여름빼곡하여 하늘까지 가렸던나뭇잎들의 추락이 아침부터 하염없다.햇빛 가득 어제 하늘이오늘은 싸늘한 겨울비로 잿빛 충만이다. 한때 뜨거웠다가도 식어버리고,얼어 붙었다가도 다시 타오르기도 하는 것이인생이 아니던가. 커피는 뜨거울 때에만맛이 있는 줄 알았다.온기와 열정을 담고 있어야만 제대로된 인생인 줄 알았다. 인생의 맛은뜨거울 때라야만 논하는 것이 아님을 알고냉랭한 커피잔을 비운다. 이른 시간부터 잎을 떨구는 저 나무는겨울비로 몸을 맑혀더 단단한 나이테를 제 몸에 채우겠지. / 오래된 오늘
성령의 조명을 위한 기도 (마르틴 루터) 주 하나님, 친애하는 아버지. 당신은 성령을 통해서 당신을 믿는 이들을 가르쳐 오셨고, 그들의 마음을 밝혀 주셨습니다. 이제 같은 성령을 통해서 저희에게 바른 이해를 주십시오. 그리하여 저희가 당신의 아들이신 예수 그리스도, 곧 저희 주님을 통해서 항상 그분의 위로와 능력 속에서 기뻐할 수 있게 하소서. 아멘. - 마르틴 루터 (Martin Luther, 1483-1546), Luther's Prayers, ed. by Herbert F. Brokering (Minneapolis: Augsburg, 1994), 66. 말씀을 읽기 전에, 말씀을 전하거나 듣기 전에 이 기도를 드려보면 어떨까? 말씀을 통해 주님의 위로와 능력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항상 기뻐할 수 있도록……. / 바람연필
차라리…… (안토니의 생애) 우리는 왜 덕을 위해서 갈망들을 포기하지 못합니까? 천국을 물려받게 되는데도 말입니다. 우리들 중 누구도 소유하려는 갈망을 품지 맙시다. 우리가 가져가지 못하는 이런 것들을 소유할 때 무슨 이득이 있겠습니까? 차라리 우리가 가져갈 수 있는 것들, 이를 테면, 사려깊음, 정의, 절제, 용기, 이해, 사랑, 가난한 자들을 위한 관심, 그리스도를 향한 믿음, 성내지 않음, 친절 등을 소유하는 것이 낫지 않겠습니까? 아타나시우스(Athanasius, 295-373), 《성 안토니의 생애》(The Life of Antony), 안미란 옮김 (서울: 은성출판사, 1993), 17장. '소유'와 '비워 냄'은 모든 구도자들의 오래된 숙제이다. 인간을 '불 덩어리'(히/에쉬)로 정의한 히브리 문학의 표현을 빌리지 않아..
한번 더 포기하기 (하나님의 임재 연습) 중요한 것은 우리를 하나님께로 인도하지 않는 것을 무엇이든지 '한번 더' 포기해 나가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는 것은 주님과의 끊임없는 대화에 (내가) 익숙해지기 위해서 입니다. - 로렌스 형제 (Brother Lawrence of the Resurrection: c. 1614-1691), 《하나님 임재 연습》, The Practice of the Presence of God. (Fourth Conversation) "쉬지 말고 기도하라.(데살로니가전서 5:17)"는 말씀은 상당수의 기독교인들에게 영적 도전을 주는 동시에 풀리지 않은 숙제로 남아있다. 이것이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뜻이라는 사실 앞에서 그분의 뜻대로 살고자 하는 이들은 희망과 좌절의 교차를 경험해왔다. 눈 앞에 닿을 듯한 아름다움인 동시에 ..
하나님이 매정하십니까? (조나단 에드워즈) 하나님께서 당신을 부르셨을 때에 당신은 듣기를 거부했습니다. 그것은 죄가 아니었습니까? 그리고 지금 당신의 간절한 요청은 하나님에 대한 존경이 아니라 그저 자기애로부터 나온 것입니다. 그런데도 하나님께서 당신의 그 요청에 응답하지 않으시는 것이 매우 매정한 일입니까? 조나단 에드워즈(Jonathan Edwards, 1703-1758),《설교: 죄인들의 징벌에서의 하나님의 공의(The Justice of God in the Damnation of Sinners) 중에서》 미국을 대표하는 목사요, 신학자인 조나단 에드워즈는 그의 한 설교에서 우리의 기도나 하나님의 자비를 바라는 인식이 '자기애'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지를 지적하고 있다. 이것을 알아 볼 수 있는 방법은 '하나님께서 우리를 부르셨을 때에 우리가..
구름, 영성 생활의 인도자 (닛사의 그레고리우스) "어떤 이가 이집트에서 달아나 국경선을 벗어났는데, 유혹의 공격을 받아 겁에 질리게 되면, 그 때마다 인도자는 높은 곳에서 예기치 않은 구원의 손길을 내민다. 원수가 그를 추격하여 군대로 포위할 때마다 인도자는 바다를 변화시켜서 그가 건널 수 있도록 만든다. 이렇게 바다를 건널 때에 구름이 인도자로 섬겼다. 우리보다 앞선 이들은 구름을 성령의 은혜로 바르게 해석하였다. 성령은 합당한 이들을 선 그 자체이신 하나님(the Good)께로 인도하시는 분이다. 성령을 따르는 자는 누구든지 그 물을 통과해서 지나간다. 왜냐하면 그 인도자가 그를 위해 물 사이로 길을 내기 때문이다. 이 길에서 그는 '자유'로 안전하게 인도되어지며, 그를 속박하기 위해서 추격하던 이는 물속에서 파멸된다." 닛사의 그레고리우스(Gre..
영성 고전의 힘 (필립 쉘드레이크) 영성 고전들은 특별한 힘을 지니고 있다. 그 힘이 가진 중요한 측면 중의 하나는 그것들이 헌신된 글들(committed texts)이라는 점이다. 영성 고전들은 성서와 매우 비슷하게 사건들, 사람들 또는 교훈들에 대한 특별한 해석을 제공한다. 모든 영성 고전은 그것이 계승하여 발전시키는 전통에 대한 특정한 ‘의견’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영성 고전을 해석할 때에 불가피하게 이러한 헌신과 맞물리게 된다. 우리는 이와 같은 글들 속에 표현되어 있는 지혜에 대한 요구 — 사실상 ‘진리’(a vision of ‘truth’)에 대한 요구를 무시할 수 없다. Philip Sheldrake, "Interpretation" in The Blackwell Companion to Christian Spirituality..
두 가지 갈망 (조지 폭스) 나는 내게 두 가지 갈망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하나는 도움과 힘을 얻기 위해 피조물을 좇는 것이며, 또 하나는 창조주이신 주님과 그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좇고자 하는 갈망이었다……. 내가 왕의 음식을 먹고 궁정에서 신하들을 거느린다 하더라도 모두가 소용없다는 사실을 았게 되었다. 조지 폭스 (George Fox 1624-1691), The Journal, 1648년의 글 그리스도인으로서 피조물의 것을 쫓는 것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까? 그리스도를 쫓기 위해 피조물을 쫓는 모든 생각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혹시 피조물을 쫓기 위해 그리스도의 도움을 필요로 하진 않는 것일까? 신앙 생활에 있어서, 특히 한국교회의 현실에 있어서 그리스도를 위해 피조물에 대한, 물질에 대한 갈망, 그리고 세상의 지식,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