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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에서 (닛사의 그레고리우스) 모세가 어둠 속으로 들어간 연후에 그 속에서 하나님을 뵙게 되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이 말은 어떤 면에서는 하나님의 첫번 째 나타나심과는 상반되는 것처럼 보여 집니다. 왜냐하면 처음에 빛 가운데 보이셨던 하나님이 그러나 지금은 어둠 가운데서 보이시기 때문입니다……. 더욱 더 크고 더 철저한 근면을 통하여 영혼이 전진하다가 보면 그 실체를 알게 되는데, 즉 그 영혼이 관상(contemplation)에 거의 다다르게 되면 될수록, 하나님이 온전히 인식될 수 없는(uncontemplated) 분임을 더욱 더 명확하게 깨닫게 된다는 것입니다. 닛사의 그레고리우스 (Gregorius of Nyssenus, 335-395), 모세의 생애 (The Life of Moses) book 2. 닛사의 그레..
모래와 함께 살던 사람들의 이야기 (방성규 지음) 2012년 12월의 추천 도서 방성규 지음, 《모래와 함께 살던 사람들의 이야기: 사막 수도자들의 영성과 삶》(이레 서원, 2002). 봉쇄수도원에서 일상을 만나다2002년 신학대학원 졸업을 한 학기 남겨두었을 때, 난 교회에서 파트타임 전도사로 사역을 하며, 모자란 학비를 벌기 위해 과외, 출판사 일 등 여러 아르바이트를 하며 그렇게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었다. 졸업 후의 진로와 결혼, 여러 가지 일상에서의 삶의 문제들 앞에서 점점 지쳐가고 있던 그 학기, 난 신대원 수업의 일환으로 교수님과 학우들과 함께 인천에 있는 한 봉쇄 수도원을 방문했다. 봉쇄 수도원은 바깥 출입을 제한하며 그 곳에서 평생 머물면서 수도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다. 당시 나는 수도원을 현세 도피적이고 비성경적이라 여기고 있었..
"자그마한 것" _ 개암 비전 I (노리치의 줄리안) 이 계시에서 주님께서 내게 어떤 자그마한 것을 하나 보여주셨는데, 보니, 동그랗게 생기고 개암 크기 만한 무언가가 내 손바닥 위에 놓여 있었다. 내가 유심히 보며 물었다, "이게 대체 뭘까?"대답이 들려왔다, "창조된 것 전체이니라." 노리치의 줄리안(Julian of Norwich: ca.1342 – ca.1416),《하나님 사랑의 계시 Showings》, LT, ch. 5. 구글 크롬 실험 싸이트의 한 팀이 만든 것으로서, 나사(NASA)와 유럽우주기구(European Space Agency) 등에서 가져온 이미지와 데이터를 이용하여 10만개가 넘는 별의 위치를 3D로 시각화하여 놓은 것이 있다. 한번 꼭 보시기를 권한다(크롬 브라우저에서만 작동) : http://workshop.chromeexper..
위-디오시니우스와 성탄절 “우리는 보다 높이 올라가면서 다시 이렇게 말한다. 그분은 영혼이나 정신이 아니다. 또한 상상력, 확신, 말, 또는 이해를 소유하는 것도 아니다. 그분은 말 그 자체도 아니며, 이해 그 자체도 아니다. …… 그분은 긍정(assertion)과 부정(denial)을 넘어선다.” 위-디오니시우스 (Pseudo-Dionysius, 5세기-6세기 경 활동), The Mystical Theology, Ch. 5 in Pseudo-Dionysius: The Complete Works (Mahwah, NJ:Paulist, 1987),141. 고대 영성가 위-디오니시우스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하나님을 알기 위해 사용하는 방식을 완전히 거부한다. 우리에게는 스스로 그분을 알 수 있는 능력이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그는 인간..
기도 외의 시간 (하나님 임재 연습) 로렌스 형제는 기도의 시간을 그외의 시간들과는 다른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엄청난 실수라고 말했다. 우리는 기도의 시간 동안 하나님과 가까이 연합하는 만큼 일상에서도 그분과 하나되어야 한다. - 로렌스 형제(Brother Lawrence of the Resurrection: c. 1614-1691), 《하나님 임재 연습》, The Practice of the Presence of God. (Fourth Conversation) 가까스로 시간을 내어 기도하는 영혼에게 로렌스의 요청은 너무 거대해보인다. 기도하지 않는 시간 밖에 없는 삶에서 기도를 시작하는 삶으로, 그리고 기도가 일상에 영적 자양분을 공급하는 삶에서 일상과 기도의 시간이 구별되지 않는 삶으로 바뀌어지기 위해서는 '상당한' 기도 경험이 필요한 ..
복수는 나의 것 (조나단 에드워즈) 악한 사람들을 [당장 지옥에 보내지 않고] 어느 한 순간이라도 지옥 바깥에 두는 것은 하나님의 순전한 즐거움 외에는 없다. 조나단 에드워즈(Jonathan Edwards, 1703-1758), 설교: "진노하시는 하나님의 손 안에 든 죄인" (1741) 중에서. 제1차 대각성운동이 끝나고 7년의 시간이 흘러간 어느날, 조나단 에드워드는 위와 같이 설교하였다. 설교의 제목에서처럼 죄인들은 '하나님의 진노의 손 안에' 있고 현재는 지옥에 있지 않다. '정의'의 하나님께서 죄인을 당장 지옥에 보내시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할 수 있지만, 하나님은 그러지 않으신다. 무엇 때문일까? 에드워즈는 그 이유를 '하나님의 즐거움'에서 찾고 있다. 구체적으로 이 설교의 성경본문인 신명기 32장 35절 - "보수는 내것이라 "..
내 마음, 주님이 장사(葬事)되신 곳 (마카리우스) 무덤에 관해 말하는 것을 들을 때, 눈에 보이는 무덤만을 떠올려서는 안 됩니다. 왜냐햐면 그대의 마음이 곧 무덤이요 묘지이기 때문입니다. 사탄과 그의 졸개들이 당신의 마음과 생각에 요새를 건설하고, 또 그 안에 길을 내고, 고속도로를 뚫어 여기 저기에서 활개치고 다닌다면, 그대는 지옥이며, 무덤이며, 묘지요, 하나님에 대하여 죽은 자가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그 마음과 생각 속에서 사탄은 위조지폐을 찍어내고, 쓰디쓴 잡초의 씨를 퍼뜨리고 있으며, 옛 누룩으로 그것들을 부풀리고 있습니다. 이제 인간의 마음은 탁한 진흙탕물을 토해내는 구덩이가 되었습니다. - 이집트의 마카리우스(Macarius of Egypt)c.300-390) 『신령한 설교』 (은성), 11. 11. 마카리우스가 여기서 그리고 있는 인간 ..
잘 먹고 잘 입는 것보다 중요한 것 (손양원) 사랑하는 양순 씨에 회답 …… 나는 내년에 졸업해도 절대 예금이나 논밭을 살 계획은 하지 않겠습니다. 부모와 형제를 구제하기도 부족이 많을까요? 내가 지금 아무리 학비에 이같이 군속[묶여 있는 것처럼 옴짝달싹할 수 없게 어려움]을 당하고, 집안에 아버지와 아내와 자식이 굶주려도, 하나님의 진리를 어기면서 잘 먹고 잘 입고 살게 하지는 않겠습니다. 손양원 (1902~1950), "부인 정양순 사모에게 보낸 편지1" 《손양원》(홍성사, 2009), 128-29. 이 글은 손양원 목사가 1937년 경 평양신학교에서 공부할 때에 고향에서 부모님을 모시고 아이들을 키우며 살림을 꾸려나가는 아내에게 보낸 편지 중의 한 구절이다. 편지 곳곳에 아내와 가족들에 대한 애정이 묻어 있고, 어려운 생활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