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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빌라의 테레사(Teresa of Avi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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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빌라의 테레사가 아픔과 더불어 사는 법 아빌라의 테레사가 아픔과 더불어 사는 법 예배당 십자가 밑에 앉아 가만히 머리를 숙이고, 함께 살아가고 있는 이들의 얼굴을 하나하나 떠올리며 기도를 아룁니다. 얼굴 하나에 고통 한 아름, 이름 하나에 눈물이 고이는 까닭은 지금이 사순절 때문만은 아닐 것입니다. 죽음의 문턱 앞에서 흐려진 눈동자, 거절과 배신, 상실의 잔을 마셔야하는 그 씁쓸한 입맛 다심, 세속의 거센 물결에 휩쓸리지 않으려고 자기를 자꾸 격려하며 수줍은 미소로 괜찮은 듯 돌아서는 그 뒷모습은 마치 그림자를 보는 것 같습니다. 각기 모습은 천차만별이지만 사람인 이상 따라붙은 그림자가 다 비슷비슷한 것처럼, 우리는 여러모로 닮아 있습니다. 수녀원 입회 2년 만에 얻은 중병아빌라의 테레사(Teresa of Avila)는 1515년 스페인 출신..
[서평] 리처드 로어의 《불멸의 다이아몬드》 불멸의 다이아몬드 우리의 진짜 자기를 찾아서 Immortal Diamond: The Search for Our True Self 리처드 로어 지음 · 김준우 옮김 | 한국기독교연구소 | 2015년 개인적이고 자기중심적인 마음에 갇혀 끙끙거리다가 어느 순간 ‘탁’하고 벗어날 때, 그 사람이 참 아름다워 보인다. 마치 무덤 같은 고치에서 한 마리의 나비가 태어나는 것 같다고나 할까. 이렇게 자기를 ‘탁’하고 벗어나게 해 주는 방법이 있다. 스승이신 장신대 유해룡 교수께서 신학생들에게 늘 이르시는 말씀이기도 하다. “자기 초월로 이끄는 세 가지가 있다. 인격적 관계를 기반으로 한 기도, 독서, 이웃 사랑이다.” 이 셋은 자기를 온전히 개방하지 않고서는 그 본질을 수행하기 불가능한 일이다. 낯선 세계, 낯선 생..
모욕을 참는 힘 (아빌라의 테레사) 이런 성과[모욕을 참을 결심과 모욕을 모욕으로 느끼지 못하는 사랑을 얻는 것]를 거두지 못하고 굳세게 참는 힘을 기도로써 얻지 못하면, 그것은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라 악마가 선사하는 착각인 것으로, 우리는 그에게 넘어가서 스스로 가장 존경을 받아야할 사람으로 생각하게 되는 것입니다. - 아빌라의 테레사(Teresa of Avila: c. 1515-1582), 《완덕의 길》에서. 인간관계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모욕을 참기 힘든 데 있습니다. "나에게 먼저 알리지 않았다. 나만 배제당했다. 내가 모욕당했다. 나를 무시했다. 나는 존재감이 없다." 이런 표현들은 모두 모욕당한다는 느낌입니다. 모욕당하는 것을 넘어서는 것은 그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기도로 주어집니다. 굳세게 모욕을 참아넘길 수 있는 힘이 기도..
세리의 고백 (아빌라의 테레사) 하나님의 은혜를 받으면 받을수록 자기를 못 믿고 두려워하는 생각이 더 큰 법입니다. 받는 은혜가 크고 보면 자기 자신의 가엾은 모습이 돋보이고, 자기의 지은 죄가 더욱 커 보이는 것, 그러기에 저 세리와 같이(누가복음 18장 13절) 감히 눈을 쳐들지 못하기 일쑤입니다. - 아빌라의 테레사(Teresa of Avila: c. 1515-1582), 《영혼의 성(The Interior Castle)》, 일곱 번째 성채, 3장. 14절. 부활절의 노래는 너무나 부르기 쉽고 그날의 축제는 이내 '나'의 것이 되고 말때가 많다. 사순절의 기나긴 어둔 밤은 지루했고 참기 힘들었으며, 남의 것 아니면 저 예수의 것으로 생각해버리고 싶은 유혹은 매해마다 되풀이 된다. 그러나 십자가와 그 길에서 멀어질수록 부활의 기쁨은..
영적 결혼 안에서 평안 (아빌라의 테레사) 영적 약혼은 이와[영적 결혼과] 달리 흔히 서로 갈라지는 수가 있습니다. …… 하지만 영적 결혼의 은혜에 있어서는 이렇지 않습니다. 영혼은 항상 그 중심에 하나님과 같이 있기 때문입니다. …… 하늘에서 강이나 우물로 떨어지는 물과 같이 똑같은 물이 되어버려서, 강물과 떨어진 물을 나눌 수도 따로 갈라놓을 수도 없는 것입니다. - 아빌라의 테레사(Teresa of Avila: c. 1515-1582), 《영혼의 성(The Interior Castle)》, 일곱 번째 성채, 2장. 4절. 아빌라의 테레사는 한 영혼이 하나님과의 사랑의 연합을 향해 나아가는 여정을 일곱 단계로 나누어 자세히 그려보여준다. 그리고 마지막 내면의 성 안에서 영혼은 하나님의 신부로 발견된다. 결혼하는 것이 아니라 혼인 상태인 자신의..
무지, 신비를 여는 문 (아빌라의 테레사) 우리가 아무리 애써보아도 쓸데없는 노릇입니다. …… 이 물[은혜]은 다만 주께서 원하시는 사람에게, 그나마도 흔히 그 사람이 전혀 모르고 있는 때에 주어지는 것입니다. …… 주님이 원하시는 대로 우리를 이끄시도록 맡겨드립시다. - 아빌라의 테레사(Teresa of Avila: c. 1515-1582), 《영혼의 성(The Interior Castle)》, 네 번째 성채, 2장. 9절. 2015년 새해, 우리는 계획과 목표를 세워간다. 더 구체적이고 세세한 계획을 세울수록 성공할 확률이 높아지기 마련이고, 그래서 우리는 주도적으로 계산하고, 또 준비한다. 그러나 이런 우리의 계획은 반대로 하나님의 신비와 은혜의 자리를 막아버릴 수 있다.사실 우리는 모른다. 10년 뒤에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지, 아니 내일 ..
십자가 위에서 약혼하다 (아빌라의 테레사) 여기(6궁방)의 영혼은 다른 신랑은 그 누구도 거들떠 보지 않으려는 굳은 결심이 벌써 딱 서 있습니다. 그렇다고 신랑은 약혼을 서두르는 그 영혼의 열렬한 마음을 그대로 받아들이시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그가 약혼을 더더욱 갈망하게 하시고, 이 최대의 행복을 얻기 위해 약간의 희생을 요구하시는 것입니다. …… 아, 이 영혼이 제 칠 궁방(하나님과의 연합)에 들기에 앞서 안팎으로 치러야 할 시련은 얼마나 쓰라린 것이겠습니가? - 아빌라의 테레사(Teresa of Avila: c. 1515-1582), 《영혼의 성(The Interior Castle)》, 6궁방, 1장. 1절. 16세기 스페인의 신비가 아빌라의 테레사는 영적 여정을 7단계의 궁방(mansion)으로 묘사한다. 그녀에 의하면 마지막 단계인 '하나..
한가로운 사랑 (아빌라의 테레사) 아직도 누에[자기 자신]는 살아 있는 게 아닙니까? 마치 요나의 칡넝쿨을 갉아먹던 벌레와 같이 우리의 자애심, 자존심, 그리고 하찮은 일을 가지고 남을 판단한다든지, 이웃을 우리 자신처럼 아낄 줄 모르는 사랑의 결핍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덕을 갉아먹고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는 게 아니겠습니까? 기껏 한다는 노릇이 죄짓지 않으려는 것뿐이라면, 하나님의 뜻을 완전히 받아들이기에 필요한 그 마음가짐에는 너무나 먼 것입니다. …… 사랑이란 결코 한가로울 수 없는 것, 한가로운 사랑은 벌써 잘못되었다는 표인 것입니다. - 아빌라의 테레사(Teresa of Avila: c. 1515-1582), 《영혼의 성(The Interior Castle)》, 5궁방, 3장. 6절., 4장,10절. 아빌라의 테레사는 영적 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