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 생활/수필 한 조각 (41) 썸네일형 리스트형 테트리스 지금까지도 지속되는 고전 게임 중에 '테트리스(Tetris)'가 있다. 보통은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블럭들을 회전시켜 블럭을 빈공간 없이 채우면 그 블럭들이 없어지도록 만들어진 게임이다. 블럭을 더 쌓을 곳이 없으면 끝나는 게임이기 때문에 블럭을 주어진 공간에 잘 회전시켜 넣어야한다. 이 게임과의 첫만남은 학창시절 친구들과 함께 갔던 오락실에서였다. 그 때 테트리스를 열심히 했는데 최근 아이들이 내 스마트폰에다가 비슷한 류의 게임을 제멋대로 다운받아둔 참에 다시 몇 번 해보게 되었다. 게임을 하면서 나는 20여 년이 지났지만 놀랄 만하게도 변하지 않은 나의 습성을 하나 발견하게 되었다. 비어 있는 공간에 정확히 일치하는 블럭을 기다리는 내 모습이다. 만약 ㅁ자 형태의 공간이 있는데 ㄴ자 형태의 블럭이 .. 홀로된 너에게 여자 친구와 헤어 졌다고 금방 다른 여자로 그 자리를 채우지 말 것. 특히, 그 허전함 때문이라면 더욱 더. 연애는 쉬어서는 안 된다 거나, 그냥 한번 만나보자며 은근슬쩍 소개팅 자리로 끌려가지 말 것. 그렇게 아무 준비도 없이, 인연을 만들어 가지 말 것. 사람 사이의 관계는 까닭 없이 맺고 풀리는 것이 아니기에, 연을 맺을 때는 맺을 만한 이유를 충분히 생각해야 하는 것이다. 또한 풀렸을 때도 그 까닭이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서, 앞선 관계, 즉 앞선 인연이 네게 전달해 주는 삶의 메시지를 다 들었다는 느낌이 들어야 한다. 어디 남녀관계의 인연만 까닭이 있겠는가? 우리 삶에 일어나는 모든 것은 다 “까닭”이 있다. 특히, 네 존재 자체가 하나의 “까닭”이야. 네가 좀 머리 아파하고 늘 무슨 소린지 모.. 오늘, 식사는 잘 하셨나요? 오늘, 식사는 잘 하셨는지요? 체중 감량해야 하는데 왕성한 식욕에 이끌려 오늘도 후회가 남는 식사를 하셨다구요? 요즘 밥맛이 통 없어서 모래알 씹듯 하시다구요?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해서 오랜만에 유쾌하셨다구요? 비즈니스 때문에 먹는 밥이라 가시방석이었다구요? 애들 밥 챙기느라 먹은 건지 전쟁 치른 건지 모르겠다구요? 오늘 저녁은 뭘 해 먹나 벌써 고민이라구요? 하루 두세 번의 식사, 그리고 사이사이에 먹는 음료와 간식. 우리는 참 많이 먹고 마시고, 거기에 기울이는 시간과 에너지도 상당합니다. 이 ‘먹는 것’과 영성 생활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요즘, 저는 ‘먹는 것’을 둘러싸고 이런저런 느낌들, 특히 죄책감이 많이 올라오는 것을 발견하고 있습니다. 과식했을 때, 주부로서 식사를 잘 챙기지 못했을 때,.. 성경 필사를 통한 영성 훈련 올해 사순절을 시작하며 교회 성도들과 함께 영성 훈련으로서 전교인 성경필사를 시작했습니다. 성경 필사를 하기 전 몇 주에 걸쳐서 설교를 통해 성경 필사의 역사, 필사 할 때의 규율, 그 필사를 통해 전해 내려져 온 하나님의 말씀들을 먼저 나누면서 이것이 단지 '쓰고 모방'하는 일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을 '간직하고 전달하는 사명'이었다는 것을 함께 나눌 수 있었습니다. 또한 수도원을 중심으로 필사를 통해 전해 내려왔던 하나님의 말씀이 사람의 손을 통해 전해 내려왔지만 어떻게 그렇게 정확하게 거의 오류가 없이 전해 내려올 수 있었나를 함께 생각해 보았답니다. 한 글자라도 정확히 지키고자 했던 그런 엄격함과 정직함이 결국 필사자의 기본 자세라는 것이 성도님들의 입술을 통해 자연스럽게 고백되어졌습니다. "말.. 하늘이 뿌연 날 큰 아이가 고등학생이 되었다. 대입을 앞에 두고 모든 것이 치밀하고 긴박하게 움직여 가는 고등학교 학사 일정, 거기서 뭍어나는 내신 경쟁을 피부로 실감하고 있다. 성적 일등이 아니고선 이 대한민국 사회에서 살아가는 것 자체가 참으로 굴욕적이고 비참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우리들의 소중한 아이들이 단지 성적 때문에 자기 자신과 타인의 고귀한 존엄성을 평가 절하하지 않기를 바란다. 첫 모의 고사를 마치고 “엄마, 이 학교에서 진짜 어렵겠어.”라며 눈물을 글썽이는 아이를 품에 꼭 안았다. “괜찮아. 대한민국 교육과정 시간표에 맞출 필요 없어. 하나님의 시간, 성령의 시간에 맞추자. 잘 될 거야.” 순간, 노르위치 줄리안의 “All shall be well.”이라는 말이 떠올랐다. 흑사병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 힘을 다해 서로 위로합시다 '哀絶陽-남근 자른 일을 슬퍼하다'는 서글픈 제목의 시가 있습니다. 다산 정약용이 강진 유배 시절에 지은 것으로, 《목민심서》에는 이 시에 얽힌 사연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1803년 바닷가에 사는 가난한 백성이 아이를 낳은 지 채 사흘이 되지 않았습니다. 관아에서는 사흘박이 아이를 군포에 편입시키고 백성의 전 재산인 소를 빼앗아갔습니다. 악에 받힌 백성은 칼을 시퍼렇게 갈아 방으로 뛰어 들어 스스로 자신의 양근을 잘라버렸습니다. 다산은 “칼을 갈아 방으로 가 피가 자리 가득하니 자식 낳아 곤액 당함 한스러워 그랬다오.”라며 백성의 마음을 시에서 묘사했습니다."자식 낳아 곤액당함 한스러워 그랬다오."라고 울부짖는 바닷가의 한 백성과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 3포 시대’ 청춘들의 우울함은 어딘가가 닮아.. 죽을 생각을 하고 살면 - 스데반의 순교 축일에 스데반이 부르짖어 이르되 주 예수여 내 영혼을 받으시옵소서 하고 무릎을 꿇고 크게 불러 이르되 주여 이 죄를 그들에게 돌리지 마옵소서 이 말을 하고 자니라. (사도행전 7:59-60) 12월 26일, 초대 교회의 집사였던 스데반의 순교를 기리는 날이다. 성탄절 다음 날인 12월 26일이 초대 교회의 첫 순교자 스데반 집사의 축일임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아기 예수 탄생의 기쁨이 가시지 않은 조용한 아침, 생명의 탄생과 더불어 순교자의 죽음을 묵상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 듯 하지만 어찌 보면 그리스도 안에서 삶과 죽음은 똑같이 하늘의 영광을 가리킨다. 바로 전장에서 사도들을, 그리고 가난한 자들을 돕기 위해 초대교회의 집사로 임명된 스데반은 뜻밖에도 사도들처럼 기사와 표적을 행하다가, 대제사장 앞에서 .. 감당할 수 있는 힘을 주세요 고통에서 건져 주시기를 하나님께 구할 것이 아니라, 그 분이 기뻐하시는 일이라면, 하나님 사랑을 위해 결연히 감당할 수 있는 힘을 달라고 구하십시오. - 로렌스 형제 (1605-1691) 지음, 오현미 옮김《하나님의 임재 연습 (The Practice of the Presence of God)》(좋은 씨앗, 2006), 114. 남들이 들으면 이상하다고 하겠지만 난 군대 생활이 좋았다. 무질서 하던 대학 새내기 생활을 뒤로하고, 규칙적인 삶과 규칙적인 식사 속에서 난 내 몸이 처음으로 건강해져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물론 처음 몇 주간은 죽을 것처럼 힘들었다. 눈동자 하나라도 흔들리면 바로 장교들이나 고참들의 소리와 물리적인 압박이 가해져 왔다. 훈련소에서 처음 행군 나가서 몇 주만에 전혀 다른 세.. 이전 1 2 3 4 5 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