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악한 생각을 태우소서
어떤 형제가 한 운둔자를 찾아와 말했다. “제가 어떻게 해야 합니까? 제 생각이 저를 너무도 괴롭힙니다.”은둔자가 대답했다. “그대는 가공할 무기, 곧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마음을 던져버리고, 대신에 갈대로 만든 막대기, 곧 사악한 생각을 손에 쥐고 있구려. 다시 불을 움켜쥐시오. 불을, 가공할 무기를,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마음을 움켜쥐시오. 그러면 사악한 생각들이 접근할 때에 마치 불이 갈대를 사르듯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마음이 그것들을 온통 파괴할 것이오. 악한 생각들은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사람을 압도할 수 없소이다.” - 사막 교부들 지음, 배응준 옮김, 《깨달음》, (서울: 규장, 2006), 88-89. 꿈에서 이 분이 등장한 게 벌써 세 번째이다. 간헐적이긴 하지만 이렇게 지속적으로 내 꿈에 등장..
"지금 어디에 계십니까?" (사막 교부)
임종이 가까이 왔을 때 압바 아가돈은 삼일 동안이나 계속 눈을 뜬 채 누워 있었다. 제자들이 그의 몸을 흔들며 물었다, "압바 님, 지금 어디에 계십니까?" 그가 말했다, "나는 지금 하나님의 심판대 앞에 서 있다네." 그들이 물었다, "두려우신가요?" 그가 말했다, "나는 하나님의 명령을 지키며 살고자 최선을 다해왔지. 하지만 나는 인간일 뿐. 내 행한 일을 과연 하나님께서 기뻐하실지 내가 어떻게 알 수 있겠나?" 제자들이 물었다, "경건하게 살아오신 삶에 대해 확신이 없으신가요?" 압바가 말했다, "하나님을 만나기 전까지는 어떻게 확신할 수 있겠나. 하나님의 심판/판단과 사람들의 심판/판단은 다르기 때문이지." 그들이 계속 더 말씀해주길 청하자, 그가 말했다, "청컨대, 내게 말을 시키지 말아주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