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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과 신앙의 결합 (존 웨슬리) 열광과 편견이 이성(理性)의 이라는 이름으로 행세하면서 이 세상을 지배하고 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이성과 신앙을 결합시킴으로서, 이러한 시류에 최선을 다해서 대항하는 것이다.존 웨슬리 (John Wesley: 1703-91), “조셉 벤슨(Joseph Benson)에게 보낸 편지,” 1770. 지금 우리 앞에는 지난 두 세기를 돌아보고 정리하는 일이 큰 숙제처럼 놓여 있다. 지난 두 세기는 흔히 “이성의 시대”라고 불린다. 하지만 이와는 반대로, 이 시대는 인간의 광기, 편견, 충동, 탐욕 등이 그 어느 때보다 적나라하게 분출된 시기이기도 하다. 이런 와중에서 인류는 이전엔 생각할 수조차 없었던 규모의 폭력, 학살, 전쟁들을 겪었고, 분열, 차별, 억압 속에 큰 상처를 입었다. 이런 일들을 떠올리고..
은혜의 새겨짐 (리처드 백스터) 구원하시는 은혜의 역사가 우리의 영혼에 완전히 새기어졌는지의 여부를 먼저 살펴야겠다.- 리처드 백스터 (Richard Baxter: 1615-1691) 《참된 목자(The Reformed Paster)》(크리스챤다이제스트, 2011), 57. 리처드 백스터는 참된 목자가 첫 번째로 해야할 일은 자신을 성찰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 성찰의 첫 시작은 구원의 은혜가 내 안에 새겨져 있는지의 여부다. '적셔짐'과 '새겨짐'의 차이를 생각해 보게 한다. 은혜로 적셔지면 은혜가 충분하다 여겨지지만 시간이 조금만 흐르면 말라버린다. 언제 은혜가 있었는지 기억조차 희미해진다. 적셔진 은혜가 내 안에 배어들어 새겨지도록 해야 한다. 새겨지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피부의 변색처럼 변화도 필요하다. 살갗의 따가움과 ..
예수 권세, 내 권세 (아파미아의 요한) 밖으로 드러나는 행위를 네 내면에 거하시는 주님에게 늘 점검 받도록 하라. 네 행위가 다른 사람 앞에서 하는 꾸며낸 행위가 아닌, 네 주님 앞에서 하는 진실함이 되도록 하라. - 아파미아의 요한(John of Apamea), The Syriac Fathers on Prayer and the Spiritual Life (Kalamazoo, MI: Cistercian Publications Inc.), 86. 당시 공기마저 더럽히는 종교인들에 눌려있던 마가복음의 민초들은 예수님의 등장이 그들이 알던 거짓 지도자들 같지 않고, 권세있는 자와 같다고 환호한다(막 1:22). "예수 권세, 내 권세!" 그 권세를 '코스프레'(costume play)하려고 수많은 종교인들이 아말감을 금이빨로 바꾸고, 목사직을 CE..
평화의 신비: 우리는 이리가 아닌 양이다 (요한네스 크리소스토무스) 적들의 마음을 바꾸어서 그들로 하여금 다른 방식으로 생각하게 하는 것이 그들을 죽이는 것보다 훨씬 더 좋고 놀라운 일이다. 특히 [사도들은] 오직 열두 명인데 세상은 이리들로 가득 차 있었음을 생각하면 이것은 더욱 분명하다. 사도들과는 아주 다르게 행동하고 우리의 대적들을 향해서 이리들과 같이 돌격하는 우리 자신을 우리는 수치스럽게 생각해야한다. 우리가 양이기만 하면 승리는 우리에게 있다. 그러나 만약 우리가 이리라면 우리는 패배하고 말 것이다. 왜냐하면 이때 목자의 도움은 우리로부터 떠나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양을 먹이지 이리를 먹이지 않는다. …… 만약 우리가 [그리스도의] 어린 양을 먹는 이리가 된다면, 양과 같이 초장으로 인도함을 받고서 노략질하는 사자처럼 행동한다면, 뭐라 변명할 수 있겠..
긍휼의 영성에 눈뜨다 (존 울먼) 이번 여행에서 두 가지가 내 마음에 각인되었다. 첫째, 노예들의 고된 노동의 댓가로 편안함을 누리며 사는 사람들의 집에서 기거하고, 먹고, 마실 때마다 내 마음에 불편함이 계속해서 발견되었다는 것이다. …… 둘째는, 노예를 수입하고 거래하는 무역이 성행하고, 그에 따라 상응하는 노동없이 여유있게 사는 백인들과 그의 자녀들에 대해 나의 고민이 더욱 깊어졌다는 것이다. …… 이 내적 고민은 한두 번이 아닌, 내 마음에 고정된 문제가 되었다. - 존 울먼(John Woolman: c. 1720-1772), 《Journal of John Woolman》, chapter 2. 신실한 기독교인이라 자부하며 신앙 생활을 하던 학창 시절, 사회불안을 조장하고, 폭력을 일삼는 노동자들과 대학생들에 대해 나는 신앙의 이름..
한가로운 사랑 (아빌라의 테레사) 아직도 누에[자기 자신]는 살아 있는 게 아닙니까? 마치 요나의 칡넝쿨을 갉아먹던 벌레와 같이 우리의 자애심, 자존심, 그리고 하찮은 일을 가지고 남을 판단한다든지, 이웃을 우리 자신처럼 아낄 줄 모르는 사랑의 결핍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덕을 갉아먹고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는 게 아니겠습니까? 기껏 한다는 노릇이 죄짓지 않으려는 것뿐이라면, 하나님의 뜻을 완전히 받아들이기에 필요한 그 마음가짐에는 너무나 먼 것입니다. …… 사랑이란 결코 한가로울 수 없는 것, 한가로운 사랑은 벌써 잘못되었다는 표인 것입니다. - 아빌라의 테레사(Teresa of Avila: c. 1515-1582), 《영혼의 성(The Interior Castle)》, 5궁방, 3장. 6절., 4장,10절. 아빌라의 테레사는 영적 여..
침묵 기도, 일상 중에 녹여 내기 (3) : 삶을 하나로 묶기 이 글은 높은뜻 정의교회 '기도학교'에서 강의한 내용입니다. 침묵기도를 일상 속에 뿌리내리는 데에 도움이 되시기를 바라며 세 번에 걸쳐서 게재합니다. (1) 기도와 항해, (2) 매일의 기도, (3) 삶을 하나로 묶기 / 주선영 침묵 기도, 일상 중에 녹여 내기(3) 삶을 하나로 묶기 앞선 글에서는 매일의 기도를 어떻게 실천할 것인가에 대해서 말씀 드렸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 시리즈의 마지막으로 기도를 통해 삶을 하나로 묶는 것에 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삶을 하나로 묶기 헨리 나우웬은 현대 신앙의 위기는 신앙 체험이 없는 것이 아니라, 체험이 피상적이고 연속성이 결여되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삶이 단절된 것이 아니라 연속되며 깊은 차원이라는 것을 구체적으로 경험하려면, 침묵 기도로 형성된 내적인..
침묵 기도, 일상 중에 녹여 내기 (2) : 매일의 기도 이 글은 높은뜻 정의교회 '기도학교'에서 강의한 내용입니다. 침묵기도를 일상 속에 뿌리내리는 데에 도움이 되시기를 바라며 세 번에 걸쳐서 게재합니다. (1) 기도와 항해, (2) 매일의 기도, (3) 삶을 하나로 묶기/ 주선영 침묵 기도, 일상 중에 녹여 내기(2) 매일의 기도 앞선 글에서는 우리의 삶은 배가 항구를 떠나 하나님이라는 목적지로 향하는 항해와 같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그리고 매일 아침 눈을 뜨자 마자 이부자리에 앉아서 5-10분 정도 이렇게 자기 삶의 방향, 즉 목적지에 맞게 배의 항로를 확인하는 작업을 하시기를 권해드렸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매일의 기도를 어떻게 실천할 것인가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1. 언제 : 삶의 리듬과 갈망 매일 아침, '배의 항로'를 확인하는 작업을 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