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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대한 간구 (하나님 임재 연습) 우리는 온전히 담대하게 하나님의 은혜를 구해야 합니다. 우리의 생각들에는 관심을 버리고, 주님의 끝없는 공로만을 의뢰하면서 말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언제나 기회가 있을 때마다 그분의 은혜를 허락하십니다.- 로렌스 형제 (Brother Lawrence of the Resurrection: c. 1614-1691), 《하나님 임재 연습》, The Practice of the Presence of God. (Fourth Conversation) 그리스도인도 담대히 은혜를 구하는 것을 잊어버릴 때가 많다. 하나님과의 동행을 지향하면서도, 환난과 시험 가운데에서는 스스로 해결해나가려는 태도를 보이는 것이다. 마치 다른 사람들에 대해 도덕적으로 완전한 모습을 보여주려 하듯, 스스로 깨우치고 해결한 뒤에야 주님을 만나..
히포의 아우구스티누스: 전기 역사를 통틀어 (성서 기자들을 제외하고) 히포의 아우구스티누스(Augustine of Hippo, 354-430) 만큼이나 유명한 기독교 저자가 또 있을까? 진리 찾아가는 한 영혼의 영적 여정을 담은 그의《고백록》은 약 1600여 년 동안 수많은 이들을 자신과 같이 영적 여정에 오르도록 격려해왔고, 서구 문학에서 '자서전'(Autobiography)이라는 장르의 효시가 되는 작품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인물에 관한 좋은 평전이 최근에 한국에서 새롭게 번역 출간 되었다. 아우구스티누스의 자서전이 자신의 내적 여정과 회심 과정을 1인칭으로 이야기한 고백이라면, 아우구스티누스에 관한 피터 브라운의 평전은 어거스틴의 삶과 사상을 후기 로마시대라는 사회 역사적 상황을 고려하여 제3자의 관점에서 전체적으..
하늘로 가득한 땅 하늘로 가득한 땅, 떨기마다 하나님으로 불붙어 있건만. 오직 눈 밝은 이만이 그 앞에서 자기 신을 벗나니... Earth’s crammed with heaven, And every common bush afire with God; But only he who sees, takes off his shoes, - Elizabeth Barrett Browning, 'Aurora Leigh' - "네가 선 곳은 거룩한 땅이니 네 발에서 신을 벗으라."(출 3:5)
조선에서의 추수감사절의 유래 (길선주) 어두운 죄 가운데서 밝은 새 소망으로, 사망에서 생명으로, 파멸에서 건설로 우리의 살림을 개척한 이날이야 말로 감사일이라고만 하기에 저로서는 오히려 불만족한 느낌이 있습니다. (중략) 어쨌든 우리로서 기억할 것은 우리가 받은 바 하나님의 무한하신 은혜를 감사하며 은혜의 복음이 우리에게 들어온 그때를 기념함이야말로 우리의 가장 크 기쁨입니다. 길선주 (1869-1935), "추수감사일의 조선 유래와 그 의의," 《길선주》(서울: 홍성사, 2008), 169-75. 미국은 오늘 추수감사절(Thanksgiving Day) 전야이다. 한국에서도 매년 11월 셋째 주일이면 교회마다 당연하게 '추수감사주일'로 지키고 있지만, 한국교회 초기에는 추수감사절은 낯선 서양의 풍습이었다. 1931년 10월 《종교교육》이라는..
메멘토 모리 (그리스도를 본받아) 곧 죽음을 목전에 두고 있는 사람처럼 행동하고 생각하라. 부끄럽지 않게 살았다면 죽음이 두렵지 않을 것이다. 죽음으로부터 도망치려 하지 말고 죄로부터 도망쳐라. - 토마스 아 켐피스(Thomas à Kempis: c. 1380–1471), 《그리스도를 본받아》, book.1, ch.23. 영성가들은 언제나 우리에게 "죽음을 기억하라"(memento mori)고 말한다. 죽음을 기억(re-member)한다는 것은, 보기 싫어 멀리 내쫓아버린 죽음을 다시(re) 나의, 내 삶의 일부(member)로 받아들여 자주 들여다보며 생각한다는 것일 것이다. 죽음에 대해 자주 생각해보는 것은 건강하지 못한, 병적인 태도가 아닐까? 토마스 수사는, 그 반대가 진실이라고 말한다. 죽음 생각이 싫은 것은, 죽음이 그저 두렵..
식어버린 커피 어제 저녁 마시다 만 커피아침 책상머리에서식다 못해 싸늘해진 놈을 한 모금 삼켰다.싸하면서도 고소함에 흠칫 입이 놀랐다. 아직 맛이 살아있는 놈을 다시보게 된다. 지난 여름빼곡하여 하늘까지 가렸던나뭇잎들의 추락이 아침부터 하염없다.햇빛 가득 어제 하늘이오늘은 싸늘한 겨울비로 잿빛 충만이다. 한때 뜨거웠다가도 식어버리고,얼어 붙었다가도 다시 타오르기도 하는 것이인생이 아니던가. 커피는 뜨거울 때에만맛이 있는 줄 알았다.온기와 열정을 담고 있어야만 제대로된 인생인 줄 알았다. 인생의 맛은뜨거울 때라야만 논하는 것이 아님을 알고냉랭한 커피잔을 비운다. 이른 시간부터 잎을 떨구는 저 나무는겨울비로 몸을 맑혀더 단단한 나이테를 제 몸에 채우겠지. / 오래된 오늘
성령의 조명을 위한 기도 (마르틴 루터) 주 하나님, 친애하는 아버지. 당신은 성령을 통해서 당신을 믿는 이들을 가르쳐 오셨고, 그들의 마음을 밝혀 주셨습니다. 이제 같은 성령을 통해서 저희에게 바른 이해를 주십시오. 그리하여 저희가 당신의 아들이신 예수 그리스도, 곧 저희 주님을 통해서 항상 그분의 위로와 능력 속에서 기뻐할 수 있게 하소서. 아멘. - 마르틴 루터 (Martin Luther, 1483-1546), Luther's Prayers, ed. by Herbert F. Brokering (Minneapolis: Augsburg, 1994), 66. 말씀을 읽기 전에, 말씀을 전하거나 듣기 전에 이 기도를 드려보면 어떨까? 말씀을 통해 주님의 위로와 능력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항상 기뻐할 수 있도록……. / 바람연필
차라리…… (안토니의 생애) 우리는 왜 덕을 위해서 갈망들을 포기하지 못합니까? 천국을 물려받게 되는데도 말입니다. 우리들 중 누구도 소유하려는 갈망을 품지 맙시다. 우리가 가져가지 못하는 이런 것들을 소유할 때 무슨 이득이 있겠습니까? 차라리 우리가 가져갈 수 있는 것들, 이를 테면, 사려깊음, 정의, 절제, 용기, 이해, 사랑, 가난한 자들을 위한 관심, 그리스도를 향한 믿음, 성내지 않음, 친절 등을 소유하는 것이 낫지 않겠습니까? 아타나시우스(Athanasius, 295-373), 《성 안토니의 생애》(The Life of Antony), 안미란 옮김 (서울: 은성출판사, 1993), 17장. '소유'와 '비워 냄'은 모든 구도자들의 오래된 숙제이다. 인간을 '불 덩어리'(히/에쉬)로 정의한 히브리 문학의 표현을 빌리지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