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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성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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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부한 드라마를 이젠 끝내자 왜 후회할 짓을 자꾸 반복하게 되는 것일까? 나는, 우리는, 과연 이 짓을 그만 둘수 있기나 한 걸까? 우리는 늘 반복해서 죄를 짓고, 하나님은 그런 우리를 언제나 자비롭게 용서하고. 또 우리는 죄를 짓고, 하나님은 또 우리를 한량없이 용서하는 이 드라마를 우리는 언제까지 찍어야 하는 것일까! 우리는 언제나 변함없이 항상 나쁜 죄인 역할이고, 하나님은 언제나 그런 우리를 '단지' 용서하시기만 하는 그런 역할을 보기가 이제 좀 슬슬 지겨워지지 않는가 말이다. 혹자는 이렇게 질문하지 않겠는가? "무슨 신이 자기 사람을 맨날 나쁜 역할에 앉혀 두냐?" 고. 우리가 인간은 응당 나쁜 짓을 하는 존재라 여기고, 죄인의 역할을 당연시하고 안주할 때, 제기되는 가장 큰 도전은 그러한 안주가 하나님을 욕보이는 꼴이 된..
이 땅, 조선을 위한 십자가 운보 김기창 화백은 조선의 예수님을 그려냈다. 십자가의 피가 이 촌박한 땅에 뿌려지기 원하는 마음으로 이 땅(한국)의 예수님을 그려낸 듯하다.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우리 나라의 사회 문화적 상황 속에서 이해하고 제시하려는 시도이다. 에서는 예수님이 화폭 중앙이 아니라 가장자리에 위치하고 있다. 대신 화폭의 중앙과 오른쪽은 이 땅의 민초들에게, 그것도 여성들에게 할애되어 있다. (서양의 십자가 그림과 비교하면 이러한 차이가 분명히 나타난다.) 마치 예수님의 십자가는 이 땅의 약자를 위한 복음(복된 소식)이었다고 말하고 있는 것 같다. 주님, 이 땅, 조선을 굽어 살피소서!가장 미련한 자가 중심이 되는 세상이 되게하소서비탈길 따라 하늘로 올라간 예수님처럼 이 땅도 스올에서 일어나 주님따라 올라가게 하소서!/ ..
그리스도의 수난은 우리를 강하게 하소서 사랑하는 사람이 고통 속에서 한숨과 눈물을 흘리고 있을 때, 그 자신이 감당하고 있는 고통의 무게감 때문에 다리가 휘청이고 무릎을 땅에 꿇게 될 때, 우리는 어떻게 하게 될까? 특히, 그 고통이 하나님의 뜻을 수행하는 데 어쩔 수 없이 꼭 따라 붙는 그림자와 같다면, 나와 당신을 위해 고통을 포기하고 도망치자고 해야 할까? 아니면, 힘내라고, 할 수 있다고, 함께 가자고, 도와 주겠노라고, 나도 끝까지 함께 할 것이라고 포기하지 말자고, 힘을 보태고 격려하게 될까? 아니면, 고통당하는 그를 보는 것이 더 고통스러워 그를 떠나버리게 될까? 《영신수련》 첫 페이지에 실린 오래된 기도문 "Anima Christi"[그리스도의 영혼은]는 이렇게 말한다. "그리스도의 수난은 저를 강하게 하소서" 라고. 그리스도의..
꽃, 비, 그리고 사순절 꽃, 비, 그리고 사순절 누구하나 눈길 주지 않는 외로움아무도 손 내밀어 덜어주지 않는 아픔이 있다.그럼에도 길가의 풀들이 꽃망울을 머금었다. 온 밤을 가슴 졸이며한 줌의 소망조차 흩어지는 암울함 저절로 무릎을 꿇게 되는 이른 새벽 절박함그럼에도 해쓱해진 얼굴을 들고 묵묵히 걸어갈 길이 있다.피워 올려야 하는 꽃이 있다.숨(Ruach)을 들이키며 내뱉는 살아있는 사람(Adam)의 마땅한 길과 꽃이 있다. 남 모르게 견뎌온 지난 겨울길가의 풀들이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천상(Heaven)에서 떨어지는 봄 소낙비가 박수치며 기뻐하고 있다. /임택동
부활, 봄 부활, 봄 봄꽃이 물을 먹고 자란다고 말하는 자는 이단이다 봄꽃은 피를 빨아먹고 저리 피어난다 도대체, 겨울 다음에 봄이 온 적이 있었던가? 봄은 겨울 너머에서 오는 다.섯.번.째 계절 겨울이 죽인 자의 피를 먹고 겨울을 죽인 자의 피를 마시고 봄은 겨울을 삼키고 온다 만져 보라 천지에 배어있는 검붉은 피 봄의 성흔(聖痕)을 “이르시되 네 손가락을 이리 내밀어 내 손을 보고 네 손을 내밀어 내 옆구리에 넣어보라 그리하여 믿음 없는 자가 되지 말고 믿는 자가 되라”(요 20:27) / 이종태
집으로 가는 길: 성 안나의 집 집으로 가는 길: 성 안나의 집 (A Way to Home: Saint Ann’s) 1. 들판을 가로질러 낮은 숲으로 향하는 호젓한 시골길 발밑에서 돌멩이 형제들이 자글자글 나무 위에서 참새 자매들이 쫑알쫑알 한낮의 뜨거운 땡볕에 삭발한 정수리가 익어가도 길옆의 들꽃도 덩달아 설레는 길, 즐거운 길 낮은 담장 옆으로 마차의 행렬이 지나가고 대문 앞에서 엄마가 손짓하고 나도 모르게 어린 아이가 되어 아장아장 서섹스(Sussex)를 걷는 길 어제를 걷는 길 2. 세상과 갈라진 샛길 마침내 발견한 외딴 판잣집 평생 찾아온 그곳 페인트로 흰색의 튜닉과 검은색의 스카풀라를 입히고 붉은 색의 십자가를 다니 대리석이 빛나는 대저택보다 호화스런 침묵이 찬연한 곳 3.태초부터 속해 있던 고독 나를 반기고 헛간 구석까지 ..
식어버린 커피 어제 저녁 마시다 만 커피아침 책상머리에서식다 못해 싸늘해진 놈을 한 모금 삼켰다.싸하면서도 고소함에 흠칫 입이 놀랐다. 아직 맛이 살아있는 놈을 다시보게 된다. 지난 여름빼곡하여 하늘까지 가렸던나뭇잎들의 추락이 아침부터 하염없다.햇빛 가득 어제 하늘이오늘은 싸늘한 겨울비로 잿빛 충만이다. 한때 뜨거웠다가도 식어버리고,얼어 붙었다가도 다시 타오르기도 하는 것이인생이 아니던가. 커피는 뜨거울 때에만맛이 있는 줄 알았다.온기와 열정을 담고 있어야만 제대로된 인생인 줄 알았다. 인생의 맛은뜨거울 때라야만 논하는 것이 아님을 알고냉랭한 커피잔을 비운다. 이른 시간부터 잎을 떨구는 저 나무는겨울비로 몸을 맑혀더 단단한 나이테를 제 몸에 채우겠지. / 오래된 오늘
See 바다를 보니 마음이 풀어졌다 신기하다 사람은 바다도 보고 산도 보고 꽃도 보고 소도 보아야 한다 그래야 사람이 된다. / 산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