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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기도가 어려운 까닭 (잔느 귀용) "우리가 한낮에 별을 볼 수 없는 건 빛이 모자라서가 아니라 태양이 더욱 환하기 때문이다. 영적인 문제도 마찬가지다. 성령의 강력한 빛이 인간의 희미한 빛을 모두 흡수해 버리면 인간은 더 이상 자기 자신의 노력을 구분할 수 없게 된다. 하나님의 강렬한 빛이 인간의 모든 빛을 능가하기 때문에 인간의 노력은 완전히 희미해진다." 잔느 귀용 (Jeanne Guyon: c. 1648-1717), 《잔느 귀용의 친밀한 기도》(김진선 옮김, 두란노), A Short Method of Prayer 잔느 귀용은 기도 안에서 자신의 노력과 하나님의 은혜에 대해 생각했다. 위의 문구에 덧붙여 그녀는 이렇게 말한다. "그러므로 이 기도의 단계를 아무것도 하지 않고 빈둥거리며 노는 상태라고 비난하는 사람은 심각한 기만에 빠진..
한 시간만 나와 함께 있을 수 없니? (본회퍼) "예수께서는 겟세마네에서 '너희가 나와 함께 한 시간만 이렇게 깨어 있을 수 없더냐?'고 물으셨다. 예수님의 이 말은 종교적인 인간들이 하나님으로부터 무엇을 기대했는 지를 보여주는 아주 분명한 실례가 된다……하나님은 고난을 나누기 위해 인간을 부르신 것이다." 디트리히 본회퍼 (Dietrich Bonhoeffer: 1906-1945), Letters and Papers from Prison, 1944년 7월 18일의 글. 모두가 빠른 걸음으로 예루살렘 상경길에 오르기 시작한다.조금 뒤쳐지면 다른 몸뚱어리에 의해 예수님을 빼앗길 것 같은 불안감에모두 잰걸음으로 예수님의 주변을 사수한다. 호산나 소리가 먼 발치에서부터 들려온다.'아차 늦었구나' 군중들에 의해 떠밀려 난, 야고보와 요한의 모친은 재빨리 예수님..
무지한 성직자 (조지 폭스) "나는 또 다른 성직자를 찾아가 내게 일어나는 절망과 시험의 근원에 대해 이야기했지만 그는 내 상태에 대해 무지했고 나에게 담배와 시편을 노래하도록 지시했다. 그러나 담배는 내가 사랑하지 않는 것이었고 또한 난 노래를 할 줄 몰랐다." 조지 폭스 (George Fox, 1624-1691), The Journal, 1646년의 글 청년이 된 폭스는 그의 올곧고 예민한 성격으로 많은 사람과 어울리지 못하고 깊은 절망감과 시험을 경험하게 된다. 그의 일기에 폭스는 이렇게 그의 심정을 적어 놓았다. "내 몸은 그야말로 슬픔과 고통과 괴로움으로 메말라 있었고, 그러한 고통들이 너무나 커서 차라리 태어나지 말거나 장님으로 태어나 사악하고 허망한 것들을 보지 않게 되거나, 벙어리로 태어나 헛되고 나쁜 말들이나 주님의..
언제나 주님을 바라봄 1 (마카리우스) "내가 잘 그려진 내 초상화를 얻고 싶다면, 나는 나를 그리고 있는 화가에게 눈길를 집중하고 그에게 주목하며 그 앞에 움직이지 않고 오래 앉아 있는 일을 즐거워해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훌륭한 화가이신 그리스도는 그분을 믿고 끊임 없이 그분을 바라보는 사람들에게 그분의 모습을 그대로 닮은 숭고한 인간을 그려주십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주님을 믿고 사랑하면서 주님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주님께서 당신의 거룩한 모습을 담은 그림을 우리 영혼 속으로 보내주시도록 다른 일은 모두 내던지고 주님께 주목해야 하겠습니다. 그리하여 우리는 그리스도의 모습을 지님으로써 영원한 생명을 얻고 또한 이승에서도 확신과 안식을 얻을 것입니다” 이집트의 마카리우스(Macarius of Egypt, ca. 300 – 391), “설..
시험을 감사하라 (사막 교부들의 금언집) 테베의 요셉(Joseph of Thebes)이 이르기를, "하나님으로부터 칭찬 받을 만한 세 가지 때가 있습니다. 첫째는 어떤 병약한 사람에게 시험들(temptations)이 닥쳐올 때 그러한 것들을 감사함으로 받아들이는 때입니다. 둘째는 모든 일을 행함에 있어 인간적인 동기 같은 것을 혼합하지 않고 하나님 앞에서 그저 순수하게 하는 때입니다. 세 번째는 제자가 자신의 뜻을 내려놓고 영적인 아버지께 순명하는 때입니다." 《사막 교부들의 금언집 (주제별)》Ch. 1. 9 나에게는 아픈 딸이 있는데, 윗글을 통해 '육신이 아파서 찾아오는 시험들'에 대해서 다시 한번 돌아다 보는 계기를 가지게 된다. 자신이 힘든 상황에 몰입되어 있다가 보면, 먼저는 어떤 것들이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시험거리들인지 분별하고자 하..
마음 모으기 (그리스도를 본받아) "내면의 길을 걷는 이들은 늘 자신을 다시 모아 들이며, 바깥 것들에 자신을 잃어버리지 않는다. 그는 바깥 일들이나 해야할 일들에 치이는 법이 없으며, 무슨 일이 닥치든, 그 일을 거뜬히 수용해 낸다." 토마스 아 켐피스(Thomas à Kempis: c. 1380–1471), 《그리스도를 본받아》, book 2, ch. 1. 늘 일에 치여 사는 것은 일이 너무 많아서일 수도 있지만, 내가 너무 많아서 일 수도 있다. "내 속에 내가 너무 많기" 때문일 수 있다. 영성가들은 '나'가 "하나로 모아지기"(recollection)를 바라고 힘썼다. 어거스틴은 "하나(one)이신 하나님을 떠나 복잡한(many) 세상 속에 흩어저 버린 나를 다시 하나로 모아주소서"라고 기도했다. 내가 하나로 모아지면, 즉, 하..
말 기계와 앵무새 (길선주) "사랑하는 형제자매들이여, 간절히 원하고 바랍니다. 행실을 말하는 바에 합당하게 하여 능히 사람의 마음을 감화시키는 참 그리스도인이 되고, 말 기계와 앵무새가 되지 마십시오." 길선주 (1869-1935), 1906. 2. 15. 어느 날 길선주 목사가 한 외국인의 집 앞을 지나다가 사람들이 떠들고 노래하는 소리를 듣고 호기심에 들어갔다가 깜짝놀랐다. 그곳에는 한 사람이 홀로 "나팔통 같은 기계"를 틀어놓고 있었던 것이다. '축음기'(record player)였다. 이후 그는 어떤 그리스도인들이 신문에 실은 글 또는 강단에서의 한 연설에 감동되어 그들을 만나보았으나, 실제 그들의 행동이 그말과 글에 조금도 일치하지 않는 것을 보고 실망하고서는 그가 축음기에 속았던 경험을 생각해내었다. "말 기계"는 사람..
하나님께 숨기고 싶은 것 (하나님 임재 연습) "로렌스 형제는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그분을 위해 행하는 모든 일에 지극히 관대하시며, 그 일들에 대하여 즉각적으로 갚아주신다고 하였다. 그러기에 그는 때때로 하나님을 사랑하여 행하고 있는 것을 하나님께도 숨기고 싶어했으며, 주님이 주실 모든 보상을 포기함으로써 순전히 하나님을 위해 무언가를 하는 기쁨을 누리려고 하였다." 로렌스 형제 (Brother Lawrence of the Resurrection: c. 1614-1691), 《하나님 임재 연습》, The Practice of the Presence of God. (Second Conversation) 태초에 나무 아래 벌거벗고 숨어있던 아담과 하와. 그들처럼 지금도 스스로를 속인 채, 죄를 완벽히 숨기고 위장하려하는 우리 내면의 많은 움직임들.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