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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주님의 자리 (디트리히 본회퍼) "나는 사람들이 하나님을 '임시방편'(Stopgap)의 신으로, 곧 늘 우리 삶의 변두리 문제들만 처리하는 존재로, 그리고 인간들이 자기 멋대로 하다가 안 되면 '주여!'라고 외치는 끝점에서 일하는 존재로, 혹은 [연극이나 영화에서 처럼] '급할 때 호출하면 나타나 문제를 해결하는 신'(deus ex machina)(1)으로 여기는 것을 진저리치며 혐오한다. 주님의 자리는 우리의 가장 중심이어야 한다." 디트리히 본회퍼 (Dietrich Bonhoeffer: 1906-1945), Letters and Papers from Prison, 1944년 4월 30일의 글 물론 주님은 우리의 약함을 통해 일하신다. 그러나 주님이 원하시는 약함은 '자발적이며 능동적인 약함'이다. 스스로를 비우고, 스스로를 낮게 여..
순전함과 (조지 폭스) “일을 할 때에 나는 ‘참으로, 진정으로(Verily)’라는 말을 쓰곤 했는데 내가 그 말을 할 때면 나를 아는 사람들은 '만약 조오지가 '참으로'라고 말하면 그를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하곤 했다. 무례한 사람들이나 소년들이 나를 비웃으면 나는 그들을 내버려 두었고 나의 일을 계속하였다. 그렇지만 대다수 사람들은 나의 순전함과 정직함으로 인해 나를 좋아했다.” 조지 폭스 (George Fox 1624-1691), The Journal, 1635의 글 오늘날 많은 사람들은 학문에 있어서도, 신앙에 있어서도 순전하고 깨끗한 모습을 추구하려 하기보다는 세상의 가치관들과 욕망으로 혼합되어져서 구분이 없어져 버리는 ‘회색지대’로 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물론 화합을 통해 불필요한 갈등을 없애고,..
꽃이 핀다 메마름, 고갈 죽음 그림자 흘러 내리는 사막에도 꽃이 핀다. 타는 햇살, 살갗 에는 모래 바람, 눈길 하나 없는 지독한 고독, 온 몸으로 삼켜내며 꽃이 핀다. 사막의 주인이 누구였던가? 더이상, 바람에 이리저리 사방 뒤덮은 모래일 수 없다. 꽃이 주인이다. / 오래된 오늘
사랑의 완전 (존 웨슬리) “주님……당신의 사랑으로 내 영혼을 가득히 채워 주시고 다스리소서……. 저로 하여금 이웃의 약함과 결점들을 내 것처럼 여기게 하소서……. 복되신 구세주여, 저에게 베푸신 당신의 사랑이 제가 행하는 이웃 사랑의 모양을 정하는 틀(pattern)이 되게 하소서.” 존 웨슬리(John Wesley, 1703-1791), “Monday Morning” in John Wesley’s Spirituality: A Collection of Forms of Prayer for Every Day in the Week, (1733). 이 구절들에서 웨슬리가 강조하고자 했던 그리스도인의 완전은 ‘무결점’이나 ‘더 이상의 변화가 필요치 않은 신인 합일의 상태’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다. 대신 그가 말한 완전은 사랑의 완전, 즉..
사막의 꽃 (사막 교부들의 금언집) "팜보(Pambo) 교부가 안토니 교부에게 물었다. ‘제가 마땅히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그러자 연로한 안토니가 말하기를, ‘그대 스스로 의롭다고 여기는 것에 신뢰를 두지 마시오. 지나간 과거를 염려하지 마시오. 그러나 말(tongue)과 육욕(stomach)을 통제하시오.’” 《사막 교부들의 금언집 (주제별)》Ch. 1. 2. 《사막 교부들의 금언집》에 실린 이야기의 대부분은 많은 대중들을 앞에 두고서 행해진 대화나 가르침이 아니라 아주 구체적이고도 개별적인 정황에서 펼쳐진 것이었다. 팜보교부는 안토니 교부(Saint Anthony)에게 자신의 삶에 필요한 실제적인 가르침을 청한다. 그러자 안토니는 제일 먼저, 자기 나름의 의(own righteousness)에 기대지 말라고 그에게 가르침을 준다...
성서를 읽는 법 (그리스도를 본받아) "영감으로 씌어진 성서는 또한 그 영감 가운데 읽혀야 한다……성서에서 진정 유익을 얻고자 한다면, 겸손한 마음으로, 단순한 마음으로, 믿는 마음으로 읽어라." 토마스 아 켐피스(Thomas à Kempis: c. 1380–1471), 《그리스도를 본받아》, book 1, ch. 5. "All Holy Scriptures ought to be read in the spirit in which it was written." 영성가들은 성서를 특별한 영감으로 씌어진 책으로 믿었을 뿐 아니라, 또한 특별한 영감 가운데 읽혀야 하는 책으로 믿었다. 토마스는 과거 성서 기자에게 임했던 그 영감을 오늘 우리가 받을 때 비로소 우리가 진정한 성서의 독자가 될 수 있다고 말하는 듯 하다. "겸손" "단순성" "믿음"은 ..
약한 병사의 고백 (주기철) ❝나같이 연약한 약졸이 어떻게 장기간의 고난을 견디어 내겠습니까? 다만 주님께 의지하는 것 뿐입니다……주님을 위해서 오는 고난을 내가 지금 피하였다가 이다음 내 무슨 낯으로 주님을 대하겠습니까?❞ 주기철 (1897-1944), . 나이를 조금씩 더 먹을수록 삶이 이전보다 더욱 힘들다고 느껴진다. 그것은 내게 닥쳐오는 어려운 일들이 짧은 시간에 끝나지 않고 오랫동안 감내해야 하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주기철 목사님은 칼로 베고 불로 지지는 고문이라도 한두 번에 끝난다면 이길 수 있지만, 한 달, 두 달, 일 년, 십 년 계속해서 이어지는 고난은 견디기가 어렵다고 고백한다. 하지만 그분은 결국에는 장기간의 어려움을 이겨내고 순교의 꽃을 피웠다. 주기철 목사님께서 오랜 기간의 고난을 이겨내실 수 있었던 비결은 ..
우리는 그 반대여야 한다 (하나님 임재 연습) ❝ 바깥 세상에 대처하기 위해서 하나님과의 대화를 포기해야 한다는 생각은 그가 보기엔 이만저만 큰 잘못이 아니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그 반대여야 한다. 우리의 영혼은 지존하신 하나님을 바라봄으로써 양분을 얻고, 그분의 소유가 됨으로써 놀라운 기쁨을 체험하는 것이다.’❞ 로렌스 형제 (Brother Lawrence of the Resurrection: c. 1614-1691), 《하나님 임재 연습》 윤종석 옮김. 두란노. The Practice of the Presence of God. 첫 번째 대화 중 로렌스 형제는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져가는 우리 삶의 패턴에서 돌이킴을 요청한다. 세상의 패턴, 곧 진실한 방향은 무시하더라도 일단 무엇인가를 해놓기를 또는 완성하기를 요구하거나 요구받는 세상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