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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의 〈그 여자〉와 '위안부' 소녀들을 위한 탄원 오늘은 윤동주 시인(1917-1945)의 〈그 여자〉라는 잘 알려지지 않은 시를 함께 읽어 보고자 합니다. 먼저 시인의 육필원고에 있는 그대로, 곧 당시의 맞춤법을 고치지 않고 인용해 보겠습니다. 그여자 함께 핀 꽃에 처음 익은 능금은 먼저 떨어젓슴니다. 오날도 가을바람은 그냥붐니다. 길가에 떨어진 불근 능금은 지나든 손님이 집어갓슴니다. 1937. 7. 26. 겉으로만 보면 가을 풍경의 한 장면을 그린 짧고 평범한 회화적인 시입니다. 그런데 이 시를 보다 잘 이해하기 위해서 함께 읽어야 할 시가 한 편 있습니다. 《윤동주평전》을 쓴 역사학자이자 작가인 송우혜 님은 이 시가 고대 그리스 여류시인 사포(Sappho)의 〈한 처녀〉라는 작품을 패러디한 시라는 것을 밝혀내었습니다. 사포의 작품을 직접 읽어보시..
12. 거룩한 감정, 거룩한 실천 : 조나단 에드워즈의 《신앙감정론》 거룩한 감정, 거룩한 실천- 조나단 에드워즈의 《신앙감정론》- 오늘을 사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 있어 참된 신앙의 본질은 무엇일까? 우리가 우리 자신의 신앙에 있어 진지함을 견지한다면 이 질문을 피해갈 수는 없을 것이다. 조나단 에드워즈(Jonathan Edwards: 1703~1758)는 이러한 참된 신앙의 본질을 진지하게 탐구한 목회자이자 신학자이다. 그는 1703년 10월 5일 미국 코네티컷주 이스트 윈저에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도 목회자였지만, 그의 외조부인 솔로몬 스토다드(Solomon Stoddard) 목사는 당시 뉴잉글랜드 지역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는 목회자였다. 에드워즈는 소년 시절에 아버지가 목회하시던 교회에서 회심을 경험했는데, 이것이 그가 신앙의 세계에 관심을 갖고 몰두하게 된 계기..
인간다움의 회복 : 한 해의 마무리와 시작을 위한 기도 안내 대림절을 시작으로 신앙력은 이미 한 해가 시작되었어요. 새해인 것이죠. 아이러니하게도 세상의 시간은 한 해의 끝자락을 향해 달려갑니다. 신앙력과 세상력의 사이에서, 우리는 전자에 의한 고요한 기다림과 출발보다는 후자가 주는 힘에 더 압도되는 것 같아요. 모임도 많고 마음도 분주합니다. 커다란 박스를 꺼내놓고 12월 31일까지 한 해의 모든 것을 다 쓸어 담고 테잎으로 서둘러 봉인해 버리는 듯합니다. 그리고 1월 1일을 장모가 사위 맞듯 그렇게 가슴만 두근거리는 채 일거리에 쌓여서 정신없이 맞아들입니다. 지난 한 해를 음미할 시간도, 새해를 조용히 가늠해볼 시간도 빼앗긴 채, 우리는 고속도로를 그저 질주합니다. 지나온 길에 대해 조용히 생각하며 방향과 속도를 조정하는, 즉 성찰하는 인간 본연의 모습을 위협..
희망과 사랑처럼 : 대림절 그리고 윤동주의 〈사랑스런 추억〉 대림절(Advent). 기다림의 계절이다.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매일 기다린다. 버스나 지하철을 기다리고, 누군가의 전화나 편지를 기다리고, 용돈날이나 월급날을 기다리고, 학교나 직장의 문을 두드리는 이들은 합격 통보를 기다린다. 그 외에 모든 이들은 어떤 좋은 소식을, 또는 그리운 누군가를 기다린다. 그런데 특히 한 해의 마지막이 되면 그 어느 때보다 기다림과 그리움이 깊어진다. 그리고 그 중심에 성탄절이 있다. 저마다 성탄절을 기다리는 이유가 다양하겠지만, 교회에서는 전통적으로 대림절과 성탄절을 과거에 사람의 몸으로 오신 그리스도를 기억하고, 장차 다시 오실 그리스도를 기다리는 때로 삼아 왔다. 그러다보니 ‘오늘’은 ‘어제’와 ‘내일’ 사이에서 늘 소외되어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성탄 절기 속에 ..
[소식] 영성나무 2015년 12월 정기세미나 〈영성나무〉 12월 정기세미나에서 산책길 이주형 연구원이 "동아시아 기독교 영성을 위한 분별과 선택"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합니다. '영성나무'는 영성적인 삶을 지향하는 목회자, 평신도, 학자, 학생들의 모입니다.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영성나무 웹사이트(www.spirituality.kr)나 아래의 내용을 참조하셔서 직접 문의하시면 됩니다. 1. 일시 : 12월 28-29일2. 장소 : 은성수도원3. 주제 : 동아시아 기독교 영성을 위한 분별과 선택4. 강사 : 이주형 박사 (명지대 교목) 꼭 문자로 신청해주셔야 접수가 가능합니다. (신청하지 않고 오실경우 식사와 숙소에 차칠있음) 5. 일정 28일 (월) 오후 3:30-4:00 시작예배4:00 - 5:30 - 세미나 15:30 - 7:00 식사 및 친교7..
11. 긴급한 사명 : 토마스 머튼의 《냉전 편지》 긴급한 사명- 토마스 머튼의 《냉전 편지》- 지난 8월 15일 우리 민족은 광복 70주년을 맞았다. 국토의 곳곳에서는 이를 기념하는 행사가 열렸고, 여러 언론들은 광복 직후의 낙후된 모습과 현재의 발전된 모습을 비교하며 국민들로 하여금 잠시 감격에 젖게 하였다. 그러나 며칠 뒤 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남한과 북한 사이에 벌어진 팽팽한 군사적 대치는 온 민족을 다시 ‘오래된 위기’로 몰아넣었다. 비무장지대에서 발생한 군사적 충돌을 계기로, 북한은 전방지역에 ‘준전시상태’를 선포하였고, 남한은 전면전 돌입을 경계하는 ‘진돗개 하나’를 발령하였다. 비록 남북고위급회담을 통해서 긴장이 평화적으로 완화되고 사람들은 아무 일이 없었다는 듯이 다시 일상생활을 하고 있으나, 이러한 일련의 사건들은 사람들로 하여금 우리나..
위대한 밤의 주님 (토마스 머튼)
[소식] 이세종 심포지움 한국 수도원 운동의 선구자로 여겨지는 이세종 선생에 대한 좋은 심포지움이 있어서 소개합니다. 산책길 이강학 대표가 발표자로 함께 합니다. 아래는 이강학 대표의 초대글입니다. "한국 기독교 영성사에서 "가난", "순결", "자연친화"라는 말의 뜻을 삶으로 풀어내신 분이 이세종 선생님입니다. 20세기초에 하나님께서 이세종 선생님을 통해 한국 교회를 향하여 던진 메시지가 무엇인지 궁구하는 심포지엄이 열립니다. 저는 기독교 영성학의 방법론(Sandra Schneiders의 해석학적 접근)을 소개하고 그 방법론을 이세종 선생님의 영성지도에 적용하는 실험을 해보려고 합니다. 관심 있는 분들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