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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를 버린 사람들 (파스칼) 예수께서는 사람들로부터, 최소한 그분께서 사랑하시는 세 친구들로부터 어떤 위로를 구하신다. 하지만 그들은 잠자고 있다. 그분은 그 친구들에게 당신과 함께 잠시라도 깨어 있기를 요청하신다. 그러나 그들은 철저한 무관심 속에서 그분을 버린다. 제자들이 가진 얼마 안 되는 긍휼은 그들이 잠드는 것을 막지 못했다. 그래서 예수께서는 홀로 하나님의 분노에 내버려지셨다. 예수는 세상에서 혼자이시다. 그분의 고통을 느끼거나 공유하거나, 심지어 알아줄 이가 아무도 없다. 오직 그분과 하늘만이 그것을 알 뿐이다. …… 예수께서는 사람의 동료애와 위로를 찾으신다. 내 생각에는 이것은 그분의 생애에서 매우 독특한 경우이다. …… 예수께서는 사람들에게 간청하셨지만, 사람들은 그분의 기도를 듣지 않았다. - 블레즈 파스칼(Bl..
8. 공동체와 분별 : 이냐시오 로욜라의 《영신수련》과 공동 분별 공동체와 분별 : 이냐시오 로욜라의 《영신수련》과 공동 분별 1. 교회 공동체와 분별 교회는 형제자매들의 신앙 공동체다. 그러나 분리된 개인으로 한 공간에서 예배만 드리고 돌아가는 성도들의 뒷모습을 마주하노라면 공동체라고 말하기가 쉽지 않다. 브루더호프 공동체의 지도자인 요한 하인리히 아놀드(Johann Heinrich Arnold)는 《공동체 제자도》에서 개별화된 개인과 가족이 서로의 일부가 되는 것은 자기만의 생각, 이상, 존재를 비우게 하는 하나님의 사랑의 영을 통해 가능하다고 말한다. 그에 따르면 참된 공동체는 하나님과 형제자매들에게서 자신을 떼어놓는 모든 것과의 끊임없는 싸움을 통해 이뤄지며, 하나님의 사랑의 영에 굴복하여 자만, 자기 연민, 자기 주장 그리고 거짓 경건에서 돌아설 때 경험될 수..
성령의 임재 안에서 일어나는 기적 (조지 폭스) 그들은 침례교인들 중에 질병으로 고생하는 한 여인에 대해 말해주었고, 난 존 러쉬(John Rush)와 같이 그녀를 방문하였다. 우리가 그 집에 들어섰을 때, 많은 이들이 그녀를 보살펴주고 있었고, 그녀가 더 이상 이 세상 사람이 아니란 말을 했다. 만약 이 세상에 관해 그녀에게 위로할 말이 있다면, 가까이 와서 그녀에게 말해도 된다고 했다. 나는 우리 주 하나님의 감동에 따라 그녀에게 말하였고, 주님은 그녀를 일으켜 세웠고, 그녀는 나음을 얻었는데, 이 일로 그 마을과 사회가 놀라움에 사로잡혔다. - 조지 폭스(George Fox: 1624-1691) "The Journal" in Quaker Spirituality: Selected Writings (Mahwah, NJ: Paulist, 1983), ..
신앙생활은 기술이 아니다 (김교신) 신앙생활이라 하여 복술자[점을 치는 사람]처럼 길흉화복을 예측하거나 특별한 청탁으로써 하나님의 총애를 편취[치우쳐 취함]하는 것을 능사로 아는 것은 대단한 오해입니다. 신앙생활은 기술이 아니라, 천하의 대도, 공의를 활보하는 생활입니다.‘망하면 망하리라’는 각오로써. (성서조선 제63호, 1934. 4.)- 김교신 지음(1901-1945), KIATS 엮음, 《김교신》(서울: 홍성사), 40-41.예나 지금이나 '기술자'가 대우받는 모양이다. ‘대우받음’을 꼭 돈에 비유하는 자본주의식 발상이 맘에 들지는 않지만, '기술자'들이 늘 연봉 상위권을 휩쓸고 있다. 또한 교회에서도 '종교적인 기술자'가 더 대우받는 모양이다. 귀신 잘 쫓아내는 권사, 본당 쩌렁쩌렁 울리게 기도하는 목소리 큰 집사, 전도사보다 더..
순수한 기도란 무엇인가? (사막교부들의 금언) "순수한 기도란 무엇인가? 말은 간단하지만 행동은 풍부한 기도이다. 만일 그대의 행동이 청원을 능가하지 못한다면, 그대의 기도는 말에 불과하며, 그 안에 행동이라는 씨앗이 들어 있지 못하다." - 사막 교부들의 금언집에서. Sayings of the Desert Fathers in The Paradise or Garden of the Holy Fathers, vol. II (Chatto & Windus: London, 1970), p. 331.
헤르메스와 바울 무리가 바울이 한 일을 보고 루가오니아 방언으로 소리 질러 이르되 신들이 사람의 형상으로 우리 가운데 내려오셨다 하여 바나바는 제우스라 하고 바울은 그 중에 말하는 자이므로 헤르메스라 하더라 (사도행전 14:11-12) 바울과 바나바가 디모데의 고향이었던 루스드라에 갔다. 거기서 나면서부터 걷지 못한 사람을 보고 바울은 그에게 "네 발로 바로 서라."라고 말하며 그 사람을 걷게 했다. 헬레니즘 문화가 다스리던 그 고장에서 사람들은 바울과 바나바가 한 일을 보고 그들을 하늘에서 내려온 신이라 하였다. 그 고장 사람들은 바나바를 제우스라 하고 바울을 헤르메스라 부르며 그들에게 제사를 드리려고 했다. 몇몇 주석에 보면 '일어나 걸으라.' 말한 것은 바울인데 왜 사람들이 바나바에게 제우스라 하고 바울을 헤르메스..
전쟁 폐지는 교회의 의무이다 (토마스 머튼) 따라서 우리의 의무는 우리가 가진 모든 힘을 다해서 교회가 진정으로 전쟁을 폐지하고자 노력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다.- 토마스 머튼 지음, 조효제 옮김, 《머튼의 평화론》(분도, 2006), 272. 며칠 전 한 TV 프로그램에서 일명 "킬러 로봇(Killer Robot)"이라 불리는 공격용 전투 로봇 도입에 관해 토론하는 것을 보았다. 다양한 찬반 의견들이 있었는데, 공통된 것은 모든 패널들이 '전쟁이 필요하다'는 대전제 위에서 이야기를 한다는 점이었다. 오늘날 전쟁은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우리들의 세상 속에 들어와 있다. 국제적, 민족적 분쟁 해결을 위한 수단으로서 전쟁에 대한 '인기가 식지 않고' 있는 것은 물론,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오락(entertainment), 곧 영화나 게임, 심지어 ..
죽음의 산을 부활의 터널로 (김금남) 제가 살고 있는 이 한국 땅의 광주에서 서울까지 고속버스로 직행하려면 전라남도와 전라북도 사이에 있는 장성 갈재 때문에 그 태산을 넘을 길이 없어서 그 태산 속에 터널을 뚫어서 고속도로를 연결했음을 보았습니다. 그래서 지금 광주에서 고속버스를 타고 서울을 갈 때 터널이 뚫려있는 길을 신기하게만 생각했습니다. 사람이면 누구나 다 산 앞에 서면 산 너머가 보이지 않으므로 가 볼 수 없었던 것을 터널을 뚫[음으로써] 가서 보고 알 수 있듯이 주님께서 십자가에 죽고 부활하시므로 내세가 저희들 눈에 보였던 것입니다. …… 이제는 광주에서 서울을 간 사람이 태산이 있어도 아무 의심 없이 가는 것처럼 주님이 부활하시고 천상으로 올라가신 다음에[는] 사람이 금세에서 내세를 가는 길[에] 죽음이라는 태산이 있어도 아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