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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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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있음'의 신비 전능하신 하나님, 우리에게 밤을 주시니, 님을 찬양합니다. 아무 것도 의식하지 않고, 아무 것도 생각하지 않고, 그저 동물처럼, 나무처럼, 고래(古來)의 대지처럼, 아무 말없이, 아무 죄없이, 그저 어둠 속에 누워는 그 시간. 밤, 그 고요한 시간을 주시니, 님을 찬양합니다. 내 뜻과 내 말과 내 재간이 나를 '그냥 있음'의 신비로부터 떨어뜨려 놓지 못하는 그 시간. 그 시간, 우리는 그냥 있습니다. 돌처럼, 새처럼, 잎처럼, 님이 만들어내신 사람처럼, 님께서 손수 지으시고 붙들고 계신 작품들, 그저 가만 존재하는 그 모든 피조물들처럼. 세상을 다시 우리에게 주시니, 님을 찬양합니다. 깨어난다는 이 기적. 새로 깨어나 또 다시 새로운 날을 맞이하는 이 기적. 우리에게 님의 자녀가 되는 자유, 님의 자녀이..
어둔 밤 - 십자가의 성 요한 어둔 밤 1. 어느 어두운 밤에사랑에 불타 열망하며좋아라, 순전한 은혜여아무도 모르게 나왔다내 집은 이미 고요해지고 2. 칠흑같은 어둠 속에서옷을 바꿔입고, 비밀계단을 오른다 좋아라, 순전한 은혜여캄캄한 속에 꼭꼭 숨어내 집은 이미 고요해지고 3. 행복한 밤에아무도 나를 보지 않는 은밀한 곳빛도 없이 길잡이도 없이나도 아무것도 보지 못 했다내 마음 속에 타오르는 불빛밖엔 4. 그 빛이 나를정오의 빛보다 더욱 확실히 인도한다내가 가장 잘 아는그분께서 날 기다리시는 그곳으로아무도 보이지 않는 그곳으로 5. 아, 나를 인도하는 밤이여새벽보다 더 사랑스러운 밤이여사랑하는 이와 사랑받는 자를한몸으로 묶어주는 밤이여사랑하는 이는 사랑받는 자를 변화시키고 6. 내 가슴의 꽃밭오직 그분만을 지켜온 그곳거기서 당신이 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