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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과 성경 읽기 조각이나 그림을 감상할 때에 그 작품의 각 부분을 곰곰이 살펴본다면, 전에는 보지 못했던 새로운 것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마찬가지로 (성경을 읽을 때) 이 놀라운 광경 (지붕을 뚫고 내려진 중풍병자를 고치신 일) 앞에 잠시 멈추어 서서 (너의 이성을 동원해서) 경건한 호기심을 가지고 내용을 세밀하게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 제임스 트래이시(James Tracy), "인문주의자들의 성서 이해: 영혼의 양식," 《기독교 영성 II》, 질라이트 편집(Jill Raitt), 엄성옥 이후정 공역 (은성), 386. 요즘 십여 명의 청년들과 함께 ‘제자훈련’이라는 이름으로 만나고 있다. 총 세 단계의 훈련 과정인데 첫 번째 과정을 수료한 친구들과 이제 막 두 번째 과정으로 들어왔다. 대견하고 기특하다. 공부하..
"죽음아, 너는 죽으리라!" (존 던) 죽음아, 뽐내지 마라, 어떤 이들은 너를 일러힘세고 무섭다고 하지만, 실상 너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네가 멸한다고 생각한 사람들은죽지 않기 때문이다. 불쌍한 죽음아, 또한 너는 나를 죽일 수 없다.단지 너의 영상에 불과한 휴식이나 잠으로부터, 많은 쾌락이 흐르니, 그러니 네게서 더 많은 쾌락이 흘러야 하리,...... 그런데 너는 왜 으시대는가?짧은 한 잠이 지나면, 우리는 영원히 깨어나리,그리고 죽음은 더 이상 없으리. 죽음아, 너는 죽으리라. - 존 던, '거룩한 소넷 X', (, 김선향 편역, 청동거울) 성공회 사제이자 시인이었던 존 던(John Donne, 1582-1631)은 누군가의 죽음을 알리는 교회 조종(弔鐘) 소리를 듣거든 "누구를 위하여 울리는 종 소리인가?" 굳이 알아보려 하지 말..
당신이 원하시니 (하나님 임재 연습) 오직 하나님과 끊임없이 대화하기를 연습하고 경험하는 이들만 이 교제가 얼마나 달콤한지 알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나는 이런 기쁨을 얻기 위해 하나님 임재를 연습하라고 권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우리는 이 연습을 통해 자기 위안을 추구하지는 말아야 합니다. 무엇보다 하나님을 사랑하기 때문에 그리고 그분이 이 끊임없는 대화를 원하시기 때문에 우리도 원해야 할 것입니다.- 로렌스 형제 (Brother Lawrence of the Resurrection:  c. 1614-1691), 《하나님 임재 연습》, The Practice of the Presence of God. (Second Letter)기도의 맛과 경험은 소중하다. 많은 이들에겐 '그때처럼' 하나님을 만나고 싶은 시점과 경험이 있다. 과거의 그 경험은..
지금의 자리를 떠남 안토니는 많은 사람들 때문에 방해를 받게 되었고 자신이 의도했고 원했던 바대로의 은둔생활이 가능하지 않게되자, 주님이 자신을 통해서 역사하시는 일들 때문에 스스로 우쭐해지거나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실제보다 더 크게 여길까 염려했다. 그래서 그는 심사숙고 끝에 사람들이 자신을 알아챌 수 없는 위쪽지역 테베로 떠났다. - 아타나시우스(Atanasius, 295-373) , 《안토니의 생애》, 49. 얼마 전 추석을 맞이 하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이동하느라 차들이 모든 도로들을 가득 채우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자기의 소원과 희망을 좇아, 있던 자리를 떠났던 사람들이 다시 잠시나마 돌아가는 길이었다. 익숙하고 또 삶의 기반이 잡힌 "지금의 자리"를 떠나기는 쉽지 않다.분명하고도 더 나은 그 무엇인가가 있을 때 ..
기독교는 여성 해방의 선구자 (주기철) 여자 해방은 기독교에서 나왔으며, 기독교는 여자 해방의 선구자입니다. 주기철(1897-1944), '기독교와 여자 해방,'《주기철》(서울: 홍성사, 2008), 139. 주기철 목사는 1924년에 이라는 잡지에 기고한 글에서 여성 해방 운동은 "인간 사회의 최상 행복을 끼칠 만한 [가장 긴요한] 운동"이라고 말한다. 개화기를 거치면서 여성의 존재와 사회적 역활에 대한 여러 가지 인식의 변화들이 있었지만, 당시는 여전히 가부장적인 사고방식과 문화가 강하게 지배하고 있던 때였다. 이러한 때에 주기철 목사는 여성 해방 운동이 예수 그리스도와 성경 말씀에 뿌리를 두고 있음을 강조한다. 그러면서도 이 글의 말미에서는 자유를 지나치게 강조하여 풍기 문란이나 탈선에 이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한국은 이..
사막의 열매 4 : 평화와 기쁨 (컬른의 브루노/정호승) 실제로 강한 의지를 가진 사람들은 이곳[사막]에서 자기 자신에게로 들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이 원하는 만큼 그곳에 거할 수 있을 것입니다. 덕의 씨앗들을 부지런히 재배하고 낙원의 열매들을 기쁨으로 먹으면서 말입니다. 이곳에서 우리는 눈(eye)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 눈은 신성하신 신랑을 명료하게 바라 봄으로써 그로 하여금 사랑으로 상처입게 한 그 눈입니다. 그리고 그 눈은 맑아서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을 볼 수 있게 합니다. 여기서 우리는 바쁜 여가를 보낼 수 있으며, 조용한 활동 속에서 쉼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전투의 고생스러움으로 인해, 하나님의 운동 선수들에게는 간절히 기다리던 보상이 주어집니다. 그 보상은 세상이 무시하는 평화와 성령 안에서의 기쁨입니다. 컬른(쾰른)의 브루..
운명의 수레바퀴 (그리스도를 본받아) 저는 주님 손 안에 있습니다. 뜻하시는 대로 제 운명의 수레바퀴를 이리 돌리시고 저리 돌리소서. 저는 무엇이든 준비되어 있습니다. 저는 주님의 종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저를 위해 살지 않고 다만 주를 위해 살고자 하기 때문입니다. - 토마스 아 켐피스(Thomas à Kempis: c. 1380–1471), 《그리스도를 본받아》, book 4, ch. 15. 이 세상에서의 성공과 실패가 '내 하기'에 달렸다고 생각하는 현대인은 '자유'롭다. 하지만 피로하다. 소위 '피로사회'다. 끊임없이 '자기계발'을 해야 하고, 그러다 지치면 '힐링'도 받아야 한다. 그러나 고대인들과 중세인들은 성공과 실패가 '운명'에 달려있다고 생각했다. "운명의 수레바퀴"(Wheel of Fortune)라는 것이 있다고 생각했고,..
하늘 문 앞의 지옥길 “나는 멸망의 도시뿐 아니라 이곳 하늘문에서도 지옥으로 가는 길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존 버니언 (John Bunyan, 1628-1688), 《천로역정(The Pilgrim’s Progress in Modern English)》, (Gainesville, FL: Bridge-Logos, 1988), 211. 조지 폭스를 한참 읽다 천로역정을 지은 존 버니언이 거의 같은 시기를 살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주 어렸을 때 읽었던 천로역정의 책을 구해보니 영문 책인데도 두께가 상당하다. 그저 어릴 적 재미있게 읽었던 천국으로 향하는 여행길에 관한 이야기를 영성을 공부하며 나이가 든 지금 읽어보니 한 문장 한 문장 속에 숨겨져 있는 의미나 여백이 새롭고 깊게 다가오는 것 같다. 버니언은 폭스와 마찬가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