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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 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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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 목적은 바른 수단을 통해서만 (아씨시의 프란치스코) "어떤 방식으로든지 간에 당신이 볼 때에 주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고 그분의 발자국과 가난을 따르는 데에 최선의 길이라고 여겨지는 일을 행하세요. 내가 순종한 것처럼 당신도 이것을 행하면 하나님께서 복을 주실 것입니다." 아씨시의 프란치스코 (Francis of Assisi, c. 1182-1226), "A Letter to Brother Leo," 3.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하지 못한다'는 말이 최근 한국 사회에서 회자되었다. 그러나 이와는 다르게 프란치스코는 리오 수사에게 바른 목적을 가지고 있다면 그 수단이 어떤 것이든지 간에 행하라고 권면한다. 왜냐하면 그 바른 목적이란 것이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것' 그리고 '그분의 발자국과 가난을 따르는 것'이기 때문이다. '거짓'과 '부정의(injustic..
참된 삶 (그리스도를 본받아) 바깥 소리를 듣지 않고 내면에서 들려오는 참(truth)의 음성과 가르침에 귀 기울이는 귀는 복되다. 바깥 것들을 보지 않고 내면 세계에 주목하는 눈은 복되다. 토마스 아 켐피스(Thomas à Kempis: c. 1380–1471), 《그리스도를 본받아》, book 4, ch. 1. '참'된 삶이란 속이 가득 '차' 있는 삶이다. '거짓'된 삶이란 '거죽'만 번지르르한 삶이다. 어떻게 하면 참된 삶을 살 수 있을까? 토마스 수사는 "네 안을 보라"고 말한다. "내면의 소리를 들으라"고 말한다. 앞만 보고 달려가지 말자. 안을 보자. 안을 볼 줄 알아야, 위로 비상ascent할 수 있다. 앞만 보고 달려가다가는 밑(地獄)으로 꺼져버릴 지 모른다. / 산처럼
실패와 성공을 넘어선 자유 (하나님 임재 연습) 그는 아무 것도 염려하거나 두려워하지 않았기에, 단지 하나님을 거스르지 않기만을 간구하였다. …… "나는 내가 실패하였음을 깨달을 때는 이것은 늘 있는(typical) 일이라고 말합니다. 그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전부입니다. 만일 성공했다면 하나님께 감사드리고, 이 은혜가 그분으로부터 온 것임을 인정합니다." 로렌스 형제 (Brother Lawrence of the Resurrection: c. 1614-1691), 《하나님 임재 연습》, The Practice of the Presence of God. (Second Conversation) 로렌스 형제는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하고, 할 수 없는 것은 그대로 받아들였다. 실패와 성공이라는 세상의 구조 속에서도 그는 하나의 자유로운 영혼으로 살아갔다...
너의 상태를 알게 해 줄 단 한 사람 (조지 폭스) 성직자들이나 그들과 구분된 경험적인 설교가들에게조차 가졌던 모든 희망이 사라져버렸다. 이제 외부적으로 나를 도와주고,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 말해 줄 사람은 아무도 남지 않았다. 그 때, 바로 그 때, “너의 상태를 말해 줄 단 하나의 존재는 바로 예수 그리스도다”라는 음성을 들었다. 그 음성을 들었을 때, 내 마음은 기쁨으로 요동쳤다. 조지 폭스 (George Fox 1624-1691), The Journal, 1647의 일기 중 11번째 글 중에서 목사로서 살아가기가 적지않게 부끄럽고 부담되는 시절이다. 끊이지 않고 언론에 오르내리는 기독교, 특히 목사들의 잘못에 대한 소식을 들을 때면 낯이 뜨거워질 때가 많다. 조지 폭스의 시대 때도 많은 사람들이 성직자들을 불신하였다. 그래서 평신도 설교가들이 나..
영적 독서를 위한 조언 1 : 매일 일정한 시간에 (존 웨슬리) “첫째, 매일 일정 시간에 영적 독서를 하겠다고 스스로에게, 그리고 주위 사람들에게 선언하고, 이것을 지키십시오……”. - 존 웨슬리(John Wesley, 1703-1791), Part of the “Preface” to his Abridgment of Thomas à Kempis’ Treatise of The Imitation of Christ (1735) 존 웨슬리는 사람들의 영적 성장을 돕기 위해 많은 글을 쓰는 한편, 많은 영성 고전들을 편집하고 출판하는 일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리스도를 본받아》는 그가 가장 소중히 여긴 고전 중 하나이다. 그는 이 책을 자기 시대 상황에 맞게 창의적으로 번역하여 출판하였다. 이 책의 서문에서 웨슬리는 영적 유익을 도모하기 위해 이 책을 어떻게 읽어야 ..
평화로운 사람 (그리스도를 본받아) 무엇보다 평화 안에 확고히 자리 잡은 사람이 되어라. 그러면 사람들이 네게서 평화를 얻으리라. 사람들에게 정말 도움이 되는 사람은 똑똑한 사람이 아니라 평화로운 사람이다. 토마스 아 켐피스(Thomas à Kempis: c. 1380–1471), 《그리스도를 본받아》, book 2, ch. 3. 나는 '평화로운' 사람인가? 나는 열심히 사는 사람일 수 있다. 그렇지만 나는 '평화로운' 사람인가. 나는 바르게 사는 사람일 수 있다. 그렇지만 나는 '평화로운' 사람인가. 나는 능력있는 사람일 수 있다. 그렇지만 나는 '평화로운' 사람인가. '경건의 능력' 있는 사람, 만나는 이들에게 '평화'를 선사해줄 수 있는, “쉴 곳을 찾아 지쳐 날아온 어린 새들”에게 쉼을 줄 수 있는, 성령의 사람. / 산처럼
밀, 야수, 그리고 빵 (안디옥의 이그나티우스) "저는 모든 교회들에게 이 편지를 씁니다. 그리고 모두에게 당부합니다. 만약 여러분들이 방해하지 않는다면, 저는 하나님을 위해서 기쁘게 죽을 것입니다. 여러분에게 간청하니 저에게 적절하지 않은 호의를 베풀지 말아 주십시오. 제가 야수들의 먹이가 되도록 내버려두십시오. 야수들을 통해서 저는 하나님을 얻을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저는 하나님의 밀입니다. 그리고 야수의 이빨에 갈려지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제가 순전한 하나님의 빵이 되기를 바랍니다." 안디옥의 이그나티우스 (Ignatius of Antioch, ? ~ ca. 108), Letter to the Romans, Ch. 4. 이그나티우스는 주후 100년을 전후해서 시리아에 위치한 안디옥의 감독으로 일하고 있었다. 그런데 트라야누스(Marcus..
애기의 새벽 (윤동주) 애기의 새벽 우리 집에는닭도 없단다.다만애기가 젖 달라 울어서새벽이 된다. 우리 집에는시계도 없단다.다만애기가 젖 달라 보채어 새벽이 된다. 1938년 경윤동주 (1917-1945), 《정본 윤동주 전집》(서울: 문학과 지성사, 2004), 96. 이 시에 나오는 우리집은 닭 한 마리도 키울 능력이 없는 매우 가난한 집이다. 시계와 같은 문명의 이기를 가지지 못할 정도로 낙후된 곳이다. 이처럼 가난하고, 문명도 뒤처져있지만 우리집에 있는 것이 있다. 그것은 우는 애기이다. 우리집에 새벽이 오는 것은 시계가 울리기 때문이 아니라, 닭이 울기 때문이 아니라, 애기가 배고프다고 울기 때문이다. 사실 논리적으로 따지면, “새벽이 되면 애기가 젖달라고 운다”라고 써야 한다. 하지만 시인은 오히려 비논리적으로 애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