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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머튼의 <동생을 위해> 그리고 4월 16일 2014년 4월 16일, 고난주간 수요일, 세월호가 조난당하고 삼백 여명의 꽃다운 생명이 바닷속에 잠겼다. 1943년 4월 16일, 고난주간 금요일 밤, 토마스 머튼의 동생 존 폴 머튼이 영국 해협에서 조난 당하고, 다음날 이른 새벽 바다 위에서 숨을 거뒀다. 존 폴 머튼(John Paul Merton, 1918-1943)은 당시 캐나다 공군 소속으로 제2차 세계대전에 참가하고 있었다. 그런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그가 탄 비행기가 고도를 잃고 바다에 추락했고, 그 충격으로 그는 척추가 부러져 버렸다. 함께 탑승하고 있던 동료 두 명이 그를 간신히 고무보트로 끌어 올렸지만, 그는 세 시간 정도 갈증 속에서 버티며 기도하다가 끝내 숨을 거두고 말았다. 그의 동료들은 구조를 기다리며 바다 위를 표류하다가 표류 ..
자매 죽음을 통한 찬양 “(12) 찬양 받으소서, 나의 주님, 우리의 자매인 육체적 죽음을 통해서,아무도 그로부터 도망칠 수 없습니다.(13) 용서받을 수 없는 죄 안에서 죽은 사람들에게는 화가 있을 것입니다.당신의 가장 거룩한 뜻 안에서 살다가 죽은 사람들에게는 복이 있을 것입니다,왜냐하면 두 번째 죽음이 그들에게는 아무런 해도 끼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Praised by You, my Lord, through our Sister Bodily Death,from whom no one living can escape.Woe to those who die in mortal sin.Blessed are those whom death will find in Your most holy will,for the second d..
진부한 드라마를 이젠 끝내자 왜 후회할 짓을 자꾸 반복하게 되는 것일까? 나는, 우리는, 과연 이 짓을 그만 둘수 있기나 한 걸까? 우리는 늘 반복해서 죄를 짓고, 하나님은 그런 우리를 언제나 자비롭게 용서하고. 또 우리는 죄를 짓고, 하나님은 또 우리를 한량없이 용서하는 이 드라마를 우리는 언제까지 찍어야 하는 것일까! 우리는 언제나 변함없이 항상 나쁜 죄인 역할이고, 하나님은 언제나 그런 우리를 '단지' 용서하시기만 하는 그런 역할을 보기가 이제 좀 슬슬 지겨워지지 않는가 말이다. 혹자는 이렇게 질문하지 않겠는가? "무슨 신이 자기 사람을 맨날 나쁜 역할에 앉혀 두냐?" 고. 우리가 인간은 응당 나쁜 짓을 하는 존재라 여기고, 죄인의 역할을 당연시하고 안주할 때, 제기되는 가장 큰 도전은 그러한 안주가 하나님을 욕보이는 꼴이 된..
사랑을 깨우다 (영혼의 성) 이 길에서 ... 중요한 일은, 많이 생각하는 일이 아니고 많이 사랑하는 일이라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여러분의 사랑을 더욱 더 일깨워주는 그것을 하십시오. - 아빌라의 테레사(Teresa of Avila: c. 1515-1582), 《영혼의 성(The Interior Castle)》, 4궁방, 1장. 7절.아빌라의 테레사는 영적 여정에서 기억해야 할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알려준다. 그것은 많이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많이 사랑하는 것이다. 이 사실은 삶이라는 영적 여정 전체와 그 가운데 일어나는 일들에도 적용되어야 할 것이다. 최근의 비극적 사건 앞에서 수없이 많은 영혼들이 상처입고 아파한다. 문제의 이유를 찾고 해석하고 또 대응하는 많은 일들 속에서도, 함께 아파했던 자신 안의 사랑을 기억하고 더욱 더..
부모는 아이들의 '영성 지도자' 가정의 달 특별 기획 부모는 아이들의 '영성 지도자'- 영성적 자녀 양육을 위한 일곱 가지 조언 - 부모가 된다는 것은 인생의 목적인, 소명을 찾아가는 것이다. 부모로서의 소명을 찾는 여정은 뜻밖에 찾아오는 복(blessing)임과 동시에 간과할 수 없는 책임을 부여받는 과정이다. 한 아이의 부모가 됨으로써 그 아이의 인생의 기원이 되는 특권을 부여받는다. 또한 아이 인생의 동반자로서 주어진 동행과 나눔이라는 행복과 복을 선사받는다. 더불어 부모의 양육은 자녀들과 이후의 세대에게 유/무형의 유산과 영향력을 남기기에, 부모에게 주어진 인생의 중요한 책무이기도 하다. 부모는 자녀의 생물학적인 기원이기는 하나, 자녀 삶에 대한 소유권은 없다. 그리고 자녀가 장성하기까지 물리적, 재정적, 심리적 안전을 제공해야..
자기만 살려고 하는 세상 그리고 십자가 (이성봉) 남을 죽이고라도 자기만 살려고 하는 세상에서, 남을 못살게 하고라도 자기만 잘 살려고 하는 세상에서, 주님은 탄생 이후 최후까지 십자가를 지시고 녹아지고 사라져 마지막에 피 한 방울 남기지 않고 다 쏟아 주셨습니다. - 이성봉, "십자가의 도", 《이성봉》(서울: 홍성사, 2008) 39. 자기만 살려고, 자기만 잘 살려고 남을 못살게 만들고, 죽음으로 내모는 사람들에게 분노하며 절망하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입모아 말하듯 잊지 말아야 한다. 그 추악한 사람들은 결코 심판을 피하지 못할것이다.우리가 분노하며 잊지 말아야 할 것이 하나 더 있다. 교회 안에도, 내 안에도 그런 추한 민낯이 여전히 건재하다. 십자가를 높이 세우고도 자기만 살려고, 자기만 잘 살려고 안달난 교회들. 성경책을 옆구리에 끼고도 자..
평온과 사랑: 기도 생활의 꽃과 열매 (에바그리우스) 수도자는 모든 사람으로부터 떠나 있는 사람이며, 동시에 모든 사람과 함께 있는 사람이다.-폰투스의 에바그리우스(Evagrius Ponticus: 344-399), 《기도론》, 124.기도하기 위해서는 세상으로부터 물러나 홀로 있을 줄 알아야 한다. 이런 기도 생활이 깊어지면, 기도자는 욕망과 정념에 흔들리지 않는 평온(apatheia)에 이르게 된다. 에바그리우스는 이러한 평온에서 참된 사랑이 시작된다고 가르친다. 그리고 이러한 사랑은 기도자로 하여금 모든 사람 속에서 자신을 발견하게 하며, 그가 모든 사람과 함께 있음을 깨닫게 한다(《기도론》, 125). 그러므로 욕망과 정념에서 벗어난 기도자는 아파하는 사람과 함께 아파하고, 슬퍼하는 사람과 함께 눈물 흘리는 사람이 되며(롬12;15), “세상에 얽매..
하나님의 아들도 넘어졌습니다 (노리치의 줄리안) 아담이 넘어졌을 때, 하나님의 아들도 넘어졌습니다.'When Adam fell, God's Son fell' 노리치의 줄리안(Julian of Norwich: 1342 – c.1420),《하나님 사랑의 계시 Showings》, LT, ch. 51. 줄리안이 그토록 어려워 하던 계시였던 '주인과 종에 관한 비유'의 한 구절이다. 줄리안은 자그만치 20여년을 자기 눈에 보여진 계시를 이해하기 위해 기도하고 묵상하고 하나님과 대화한다. 당시 흑사병으로 인해 유럽 인구의 3분의 1이 죽고, 100년 전쟁, 농민 혁명, 아비뇽의 유수 등으로 극심한 혼란이 일어날 때, 사람들은 이 모든 것이 죄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이라 생각하며 절망했다. 우리는 무엇인가 비극적인 일이 우리 가운데 생길 때에 누군가의 죄, 혹은 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