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594) 썸네일형 리스트형 엄마 마음 삑삑삑삑 현관문이 열리고 “학교 다녀왔습니다” 소리가 끝나기 무섭게 가방이 휙 던져집니다. 현관 앞에 나가보면, 가방 주인은 벌써 사라졌고 거꾸로 쳐박힌 책가방과 신주머니만 뒹굴고 있습니다. 저녁밥 때가 다 되어 돌아온 가방주인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먼지 범벅에 땀내가 진동합니다. 한마디로 때 구정물이 쪼르르 흐릅니다. 할머니의 성화에 마지못해 씻고 머리 말리고 자라고 그렇게 잔소리를 해도, 어느새 보면 맨바닥에 곯아떨어져 있습니다. 그러기를 며칠하더니, 머리를 북북 긁어댑니다. 아니나 다를까, 머릿니가 생겼습니다. 약국에서 약을 사다 머리를 꼼꼼히 감기고, 헤어드라이기로 말리고, 참빗질을 곱게 해 머릿니를 잡아줬습니다. 깨끗이 씻은 몸에서, 곱게 빛은 머리칼에서 차르르 윤기가 돕니다.문득, ‘철없는 아이.. 듣는 능력 (잔느 귀용) 하나님은 우리에게 당신의 말씀을 들을 수 있게 하려고 듣는 능력을 주셨다. 듣는 행위는 능동적이기보다는 수동적인 행위이며,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전달받는 것이다. 그리스도는 전달되어야 할 말씀이시므로 우리 영혼은 우리 안에서 말씀하시는 그분의 말씀에 온전히 귀 기울여야 한다.- 잔느 귀용(Jeanne Guyon: c. 1648-1717), 《친밀한 기도(A Short Method of Prayer)》, 2부. 11장. 일상에서 우리는 많은 '타인'들의 목소리를 듣게 된다. 때론 그 소리가 너무 많아서 그냥 불편한 소음으로 치부해버리고 마음을 닫아버리기 쉽다. 두어 사람과의 대화에서도 우리는 듣는 능력을 쓰기 보다는 말하는 능력을 발휘하는데 익숙하다. "또 뻔한 이야기, 듣기 싫은 소리하네." 그런 마음이.. 사랑과 자아 (그리스도를 본받아) "아들아, 너 자신을 떠나라. 그러면 나를 발견하리라." "주여, 얼마나 자주 제 자신을 포기하리이까? 어떠한 것에서 저 자신을 떠나야 한다는 말씀입니까?" "언제나 그리고 매순간, 큰 일에서나 작은 일에서든 그렇게 하여라." - 토마스 아 켐피스(Thomas à Kempis: c. 1380–1471), 구영철 옮김,《그리스도를 본받아》, (서울: 가이드포스트), 183. "그리스도 본받기"의 기초와 절정은 "그리스도와 대화하기"이다. 그리스도를 본받는다는 것은 그리스도를 흉내낸다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영을 받아 그 영을 따라 산다는 것이고, 그리스도의 영을 받아 그 영을 따라 사는 길은 그분과 나누는 쉽없는 대화에 있다. 《그리스도를 본받아》가 이를 잘 보여준다. 이 책의 절반 이상은 하나님과 수.. 겨울 나무를 마주함(잔느 귀용) 당신이 겨울나무로 서 있다고 해서 갑자기 악해진 것이 아니다. 다만 당신의 실제 모습을 그대로 보았을 뿐이다. 그러나 겨울나무 내부 깊숙한 곳 어딘가에는 지난 봄, 아름다운 잎들을 틔워냈던 생명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 잔느 귀용(Jeanne Guyon: c. 1648-1717),《영적성장 깊이 체험하기(Final Steps in Christian Maturity)》, 22. 봄, 여름, 그리고 가을은 나무가 자신의 겉모습을 치장하기 위해 애쓰는 시기다. 그 대가로 줄기와 뿌리 깊숙한 곳의 생명 에너지를 소모한다. 겉은 화려하고 아름다워 보이지만 실상 나무의 생명력은 점점 소멸되어 간다. 그래서 겨울이 되면 나무는 치장한 모든 것이 떨어져 나가고 앙상한 모습이 된다. 겨울은 지.. 참된 영적 경험을 위하여: 수덕과 관상의 생활 (고백자 막시무스) 분내고 성질부리는 마음은 사랑으로 고삐를 삼아 제어하고, 욕심부리는 마음은 자제력으로 누그러뜨리십시오. 그리고 그대의 지성, 그 생각하는 힘에는 기도의 날개를 달아 주어 날아 오르게 하시오. 그러면 그대 마음의 빛은 언제나 꺼지지 않고 빛날 것입니다. - 고백자 막시무스(Maximus the Confessor), Capita de caritate, IV, 80. 자기의 경험을 믿음의 근거로 내세우는 사람들을 우리는 흔히 본다. 하지만 이런 이들이 조심해야 할 점이 있다. 바로 우리의 감각이 우리를 속일 수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가 온전한 존재가 아니듯 우리들의 감각은 역시 불완전한 것이다. 우리의 감각은 종종 우리를 오류에 빠뜨린다. 이는 조금만 생각해 보아도 자명하다. 즉, 우리는 착각하고 혼동하고 오.. 멈출 수 없다 (닛사의 그레고리우스) 하나님을 보는 것의 진정한 의미는 …… 하나님을 보고자 하는 욕구를 결코 만족시키거나 중단하지 않는 것이다. 하나님은 무한하시기 때문에 하나님을 향한 성장 과정에서 그 과정을 멈출 수 있는 한계란 없다. 닛사의 그레고리우스 (Gregorius of Nyssenus, c.335-395), 《모세의 생애》, II 239. 우리 교회에는 다섯 분의 아주 은혜로우신 권사님들이 계시다. 그런데 그 분들이 하나님을 경험한, 혹은 회심한 경로는 각각 너무나도 다르다. 그래서 어떤 이는 통성으로 기도하지 않으면 기도한 것 같지 않다고 하고, 어떤 이는 소리 질러 기도하면 하나님이 귀가 먹었냐고 하신다. 찬양을 하실 때도 그 분들이 좋아하는 특정한 곡을 하지 않으시면 금방 요청을 하신다. 그 분들에게 가장 은혜로운 예배.. 사과 자리에 돌아와 보니, 사과 하나가 성경책 위에 얹혀있다. 친구가 먹으라고 놓아두고 간 모양이다. 곱기도 한 마음 씀씀이. 사과만한 즐거움에 마음은 벌써 단맛을 느낀다. 맛깔스런 빛깔, 탐스런 맵시……. 사과가 원래 이렇게 예뻤나! 향기가 이제사 닿는다. 색보다 늦게 와서는 먼저 온 색을 무색케 하려는 듯 내 눈을 감긴다. 아, 전에도 몇 번인가 내게 닿은 적이 있는 이 냄새, 이 느낌, 이 젖은 냄새……. 자연의 냄새는 젖어있다. 물기는 자연의 냄새를 자연의 냄새이게 한다. 사과의 향을 사과 향이게 하는 것은 바로 그 물기. 향수(香水)의 태생적 한계는 아마 그 ‘물기 없음’에 있는 것이 아닐까. 향수(香水)에도 물(水)이 들어있겠음은 물론. 하지만 그것은 그저 예사로운 H2O일 뿐. 영혼을 적셔오는 자.. 극기없는 기도생활은 환상이다 (토마스 머튼) 명상 생활(관상적 삶)은 욕구를 이겨내는 자기훈련없이는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빠져있는 습관적 쾌락 없이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합니다. (중략) 극기없는 기도 생활은 순수한 환상입니다. - 토마스 머튼 《새명상의 씨》, 102쪽 일에 바빠 충분히 기도할 수 없다는 볼멘소리가 당연한 레퍼토리가 되어 버렸다. 그러나 나는 끊임없이 반복하는 게임, TV프로그램, 스포츠, 특정한 만족을 느끼기 위한 행동들에 시간을 쏟고 있음을 안다. 과하지 않고 적절하다고 합리화해 보지만, "뭐 어때서?"라고 자문하는 내면의 요동 속에서 내가 묶여있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습관적 쾌락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그냥 두고서도 기도를 통해 마음의 고요를 얻는다면 나는 기도생활을 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가?.. 이전 1 ··· 41 42 43 44 45 46 47 ··· 7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