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분류 전체보기

(596)
침묵이신 주님 (C. S. 루이스) ......침묵이신 주님, 저를 엄습하시어, 저를 제가 가진 사상으로부터, 당신에 대해 가진 사상으로부터도 자유케하소서. C.S. Lewis, “The Apologist’s Evening Prayer,” in Poems, ed. Walter Hooper (London: Geoffrey Bles, 1964), p. 129. 하나님은 '뛰어 넘는'(transcend) 분이시다. 하나님은 우리 생각을 뛰어 넘으시고, 우리 상상도 훌쩍 뛰어 넘으신다. 인간이 하는 생각과 상상이란 기껏해야 '말'이다. 말을 잃어야 하나님을 만난 것이다. '말로 다 할 수 없는' 분을 만났다면 말이 많을 수 없다. 대신 '침묵'에 들어간다. '말씀'이라고도 불리는 그 '말을 뛰어넘는' 세계에. / 이종태 '변증가의 저녁기도' C...
당신의 독서와 묵상은 (귀고 2세) 읽고 묵상하는 것은 선인이든 악인이든 다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교 철학자들조차 그들의 이성으로 선의 정수를 발견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하나님을 앎에도 불구하고, 그분께 마땅히 바쳐야 할 영광을 바치지 않았습니다. …… 그래서 그들은 볼 수는 있었지만, 그것을 얻어 누릴 수는 없었습니다. - 귀고 2세(Guigo II, ?-1188?), Guigo II: Ladder of Monks and Twelve Meditation,(Collegeville, MN: Cistercian, 1981), 72. 어떤 이는 읽고 … 읽고 … 읽는다.다른 이는 읽고 … 연구하고 … 가르친다.또 어떤 이는 읽고 … 묵상하고 … 묵상한다.또 다른 이는 읽고 … 묵상하고 … 묵상을 가르친다.그 중에 뛰어난 이는 읽고 … 묵..
교회여, 사교클럽에서 벗어나라! : 마틴 루터 킹의 옥중서신 교회여, 사교클럽에서 벗어나라! 마틴 루터 킹의 옥중서신 세월호 그리고 버밍엄 감옥에서의 호소 지난 2014년 4월 16일 고난 주간의 수요일, 곧 사순절의 정점에서 우리는 너무나 충격적인 죽음을 목도하였다. 침몰한 세월호, 그 안에 갇힌 소중한 생명들이 물속에서 스러져가는 것을 우리는 그저 속절없이 지켜보아야만 했다. 더디기만 한 수습 과정, 그 와중에 터져 나오는 수많은 의혹과 부당한 처사들에 대한 뉴스들…. 이런 것들에 우리는 슬픔을 넘어 분노와 참담함을 느꼈다. 이런 일들을 겪는 중, 마틴 루터 킹 Jr. 목사의 (Martin Luther King, Jr., “Letter from Birmingham Jail,” 1963)의 한 구절이 필자의 마음에 와서 부딪쳤다. 이 편지는 마틴 루터 킹이 19..
감각의 죽음과 부활 (발타자르) 우리의 감각들은 우리가 가진 이미지들, 사상들과 함께 반드시 그리스도를 따라 죽어야 하고, 지하 세계에 깊이 묻혀야 한다. 먼저 그 이런 과정을 겪은 후에야 그 감각들은 고양(高揚)되어, 감각적이면서 동시에 초(超)-감각적인, 말로는 형언할 수 없는 방식으로 하나님 아버지께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한스 우르스 폰 발타자르(Hans Urs von Balthasar, 1905-1988), The Glory of the Lord: A Theological Aesthetics, vol. I, 245. 우리가 주님을 “얼굴과 얼굴을 맞대고 보게 될” 그 에스카톤(eschaton, 종말)의 날이 이르기 전에는 우리는 그분을 단지 “거울에 비친 모습”으로 밖에 볼 수 없을 것이다. 발타자르가 말하는 감각의 죽음과..
사랑의 긴박한 갈망 (십자가의 요한) 어느 어두운 밤, 사랑의 긴박한 갈망에 불타서 ―아, 그 순전한 은혜여!― 나는 눈에 띄지 않게 밖으로 나갔다. 집안은 이제 모두 잠들었으므로…… 십자가의 요한(John of the Cross: 1541-1591), 《영혼의 어두운 밤》, Selected Writings, ed. Kieran Kavanaugh, (New York: Paulist, 1978). 162. 갈급함에 목말라 밤을 새며 부르짖을 때가 있었다. 밤새껏 부르짖고 나면 '무언가 통쾌하고 내 할 것 다한 것 같고, 이젠 됐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지금도 무슨 답답한 문제나 어려울 때에 난 여전히 부르짖는다. 그런데 계속 반복해서 부르짖다 보면, 나에게 하나님은 내가 급할 때에만 필요한 분, 다급하지 않으면 부르짖을 필요가 없는 분..
일상은 하늘에 닿아있는 일 (디트리히 본회퍼) 다른 사람들을 돕는 일상에서 사랑과 자비의 일을 무시하지 않는 사람만이 하나님의 사랑과 자비의 말씀을 기쁘고도 믿을 만하게 선포할 수 있다. - 디트리히 본회퍼(Dietrich Bonhoeffer, 1906-1945), 정지련, 손규태 옮김, 《신도의 공동생활》 (Gemeinsames Leben), (서울: 대한기독교서회), 104. 깨닫고 느끼고 새롭게 배우게 된 것이 바로 나 자신인 줄 착각할 때가 많다. 기독교를 전하며 복음을 다른 이에게 소개한다고 해서 그 일이 내가 그 복음 안에서 살고 있다라는 것을 보장해 주는 것은 아니다.기독교 고전의 명문을 소개하는 일 역시 마찬가지다. 교회 강단에서 성경을 풀어 설명하는 목회자들 역시좋은 신학 지식을 갖추고 감동을 불러 일으키는 설교문을 생각해 내는 것을..
영화 <노아>: 리더의 분별과 실존의 갈등 영화 가 상영되었을 당시 한국의 기독인들 사이에 대략 두 가지 반응이 공존하는 듯했다. 우선은 성경의 '노아 이야기'로부터 너무 멀리 온 듯한 낯설음으로 출발하여, 성경 이야기를 곡해 혹은 왜곡하고 있다는 불편함으로 표출된 반응이 그것이다. 다른 한편으론 종교적 경직성 속에 갇혀 있던 노아 이야기를 상상력과 기술력을 통해 현대인들의 오늘의 이야기로 표현해 준 좋은 작품이라는 견해이다. 영화 를 성경의 '노아'로부터 분리시키는 것은 분명 불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영화로서의 가 하나의 예술적 장르로서, 그 자체로 본문이 될 수 있으며, 해석을 통해 대화와 소통의 도구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사실 또한 간과되어서는 안될 일이다. 기독인들이 영화 를 감상하고, 해석하는데 있어 염두에 둬야 할 사실은, 감독 Ar..
끊임없이 즐겁게 질문하기 (히포의 아우구스티누스) 누가 이것을 이해 못한다고 해도 내게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그래도 그로 하여금 즐거이'이것이 무엇이냐?'고 계속 묻게 하소서. 이 물음에 대한 답을 얻지 못할지라도 즐거움으로 당신을 찾아 만나게 하여주소서. 행여 질문에 대한 대답을 얻어놓고 당신을 찾지않을까 두렵습니다. - 히포의 아우구스티누스(Augustinus of Hippo: 354-430) 《고백록》, Book I, vi (10) 신앙생활은 끊임없이 질문하는 과정입니다. 모든 일과 사건과 피조물속에 우리는 하나님을 발견합니다. 그러나 그 하나님은 우리의 시각과 틀 안에서 왜곡되어 이해됩니다. 그래서 우리는 '하나님이 왜 그러시는가?', '하나님은 어떤 분인가?'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게 됩니다. 세월호 사고도 이스라엘의 가자공습에도 우리는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