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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의 주인 (김교신) "생명이 그 귀중함을 망각하고 그 자존심을 투기(내던져 버림)할 때에 그 생명은 일단(계단의 한 층계)을 비약한 생명이요, 한 층 더 고귀한 생명입니다. 우리는 그 생명의 극도의 완성을 예수 그리스도에게 봅니다. 말씀이 육으로 되사 세상에서 생활하셨으나 저는 보내신 이의 의사에 반하여서는 한 가지도 한 것이 없었고, 보내신 이의 뜻에 순종하였기 때문에 십자가에까지 무능한 자처럼 달려 버렸습니다."- 김교신 지음(1901-1945), KIATS 엮음, 《김교신》(서울: 홍성사), 46. 맨 날 죽으란다! 예수님처럼 또 죽으란다! 투기한(내 던져진) 생명이 고귀한 생명이란다! 휴! 힘들다. 그 길을 걷기가 참 벅차다.김교신의 글을 읽다가 같은 맥락의 갈라디아서 2장 20절을 보게 된다. “내가 그리스도와 함..
바람 형제가 드리는 찬양 (아씨시의 프란치스코) “찬양 받으소서, 나의 주님, 바람 형제를 통하여,구름 낀 공기, 고요한 공기, 그리고 모든 종류의 날씨를 통하여,그들을 통하여 주님은 당신의 피조물들이 그 생명을 유지할 수 있게 해주십니다.” (Praised be You, my Lord, through Brother Wind,and through the air, cloudy and serene, and every kind of weather,through whom You give sustenance to Your creatures.) - 아씨시의 프란치스코의 중에서 아씨시의 프란치스코는 제6절에서 바람 형제가 주님께 드리는 찬양을 대신 전하고 있다. 날씨의 변화는 바람과 함께 온다. 찬 바람과 따뜻한 바람이 만나면 공기 속에 있던 수분들이 모여 구름이..
맑은 수정 궁전 (아빌라의 테레사) 나는 오늘 주께 빌면서 내 대신 말씀해주소서 하고 있노라니, 문득 한 가지가 떠올랐습니다. …… 우리 영혼을 금강석이나 아니면 맑디 맑은 수정으로 이루어진 하나의 궁성으로 보는 것으로서, 거기에는 마치 하늘에 자리가 많듯이 여러 궁실이 있다는 것입니다. …… 그 모든 궁실 맨 한가운데 있는 것이 가장 으뜸가는 왕실로 하나님과 영혼 사이의 그윽한 비밀이 거기에서 이루어집니다. - 아빌라의 테레사(Teresa of Avila: c. 1515-1582), 《영혼의 성(The Interior Castle)》, 1궁방, 1장. 1,3절. 아빌라의 테레사는 영적 여정을 내면의 중심에 계신 하나님께로 나아가는 움직임으로 묘사합니다. 영혼을 여러 연결된 방으로 구성된 아름다운 궁전으로 그리면서 그 중심이 사랑하는 임이..
땅 속에서 인내하며 기다리는 씨앗 (C. S. 루이스) "물론 우리는 고난이 올 때 어떤 자세로 임해야 하는지 배워 알고 있습니다. 미약하나마 우리가 그리스도의 고난에 동참하는 것으로 여기고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께 바치라고요. 하지만 그렇게 하기란 얼마나 어려운지요." (1956년 4월 26일자) "늘 기억해야할 것이 있습니다. 가난처럼 모든 좋지 않은 것은 우리가 믿음으로 받아들이기만 하면 자발적인 가난이나 참회고행 못지 않은 영적 가치를 지닌다는 것이지요."(1956년 8월 3일) "부인께서도 분명 아시겠지만 (고통이나 재정적 어려움 등에 직면했을 때) 삶을 하루하루 시간시간 살아 내는 것이 비결입니다. 과거나 미래를 현재에 끌어들이지 않고서 말입니다. 마치 최전선의 군인들처럼 '폭격도 그친 상태고, 비도 내리지 않고, 식량도 도착했으니 마음껏 즐기자'..
《마카리우스의 신령한 설교》 2014년 2월의 추천 고전을 2월을 넘겨서 게시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을 꼭 2월에 읽어야 한다는 의미로 추천하는 것이 아니라, 좋은 영성 고전을 한 달에 한 번씩 소개한다는 의도로 게시하는 것이니 널리 양해해주시길 바랍니다. 아래의 추천글을 읽어보시고 관심이 생기신다면, 시간을 내어 고전을 직접 읽어 보시길 권합니다. / 편집자 《마카리우스의 신령한 설교》이후정 역, 은성(1993) 마카리우스는 누구인가 필자가 이 달의 영성 고전으로 소개하고자 하는 책은 마카리우스(Pseudo-Macarius, c.300-391)의 《신령한 설교》이다. 여기엔 50 편의 와 이 포함되어 있다. 이 글들의 저자는 성서와 초대 교회 사막 영성에 영적 뿌리를 둔 위대한 영성가였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4 세기 후반 시리아..
감옥을 채운 성도들 (조지 폭스) "찰스 통치 말년에 감옥을 퀘이커 교도로 가득 채우는 새로운 핍박이 일어났다. 언제 어디서건 비국교도의 비밀 집회 강령이 실시 되기만 하면 친우회 교우들에게는 필연적으로 상당한 고통이 뒤따랐다." 조지 폭스 (George Fox: 1624-1691), The Journal, chapter 20. (1679-91)년의 글 중에서 웨슬리의 전기에 익숙한 나는 복음이 선포되는 곳에는 감옥이 텅텅비는 이른바 사회 정의가 구현되고 평화의 시대가 열리는 것을 상상하곤 했다. 그러나 웨슬리가 태어나기 10여년 전에 삶을 마감했던 조지폭스의 시대는 이와는 반대였다. 조지폭스는 인생의 말년을 쇠약한 육신을 이끌고 감옥을 채우고 있는 자기 공동체의 일원들을 방문하고 본인도 끊임없이 재판을 받으며 위험과 낙망에 빠져있는 믿..
지금 자녀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뭘까? (히포의 아우구스티누스) 제 가족들은 [정욕으로] 곤두박질치고 있던 저를 결혼이라는 방법으로 구해내려고 시도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의 유일한 관심사는 제가 최대한 효과적으로 말하는 법을 배워서 웅변으로 사람들을 설득할 수 있게 되는 것이었습니다. - 히포의 아우구스티누스(Augustinus of Hippo: 354-430) 《고백록》, Book II, ii (4)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록》을 읽다 보면, 마치 현대의 이야기로 여겨질 정도로 공감이 되는 부분들이 있다. 북아프리카의 타가스테(Thagaste)라는 중소 도시에 살던 아우구스티누스의 부모들은 부유하지는 않았지만 교육열이 '뜨거운'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어린 시절부터 영특했던 아우구스티누스를 큰 도시 카르타고(Carthage)에 보내어 공부시키기 위해 일찍부터 저축을 하기..
천명을 따라 가는 길 (윤동주) 창밖에 밤비가 속살거려육첩방은 남의 나라, 시인이란 슬픈 천명인 줄 알면서도한 줄 시를 적어 볼까. (중략) 등불을 밝혀 어둠을 조금 내몰고,시대처럼 올 아침을 기다리는 최후의 나, 나는 나에게 작은 손을 내밀어눈물과 위안으로 잡는 최초의 악수. - 윤동주(1917-1945), 부분, 《정본 윤동주 전집》(서울: 문학과 지성사, 2004), 128-129. 2월 16일, 오늘은 시인 윤동주가 일본에서 옥사한 날이다. 그는 우리나라가 광복을 얻기 약 6개월 전인 1945년 2월 16일 새벽,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외마디 비명을 남기고 숨을 거두었다. 그가 일본 유학 시절에 쓴 시는 오직 다섯 편만이 전해 질 뿐인데, 이 시는 그 중에서 가장 많이 알려진 라는 작품이다. 이 시에서 시인은 약 10제곱미터(3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