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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음 (노리치의 줄리안) 좋은 것을 좋은 것이게 하는 그 '좋음'(goodness)은 곧 하나님이다. 어떤 것이 좋은 건 하나님을 가졌기 때문이다. 노리치의 줄리안 (Julian of Norwich: 1342 – ca.1420), 《하나님 사랑의 계시 Showings》, LT, ch. 8. 줄리안에게 하나님은 '좋은' 분이다. 아니, '좋음'(goodness) 자체다. 무엇이 좋은 건 그것에게 하나님이 있기 때문이다. 하나님을 가진 것이기에 그것이 그렇게 좋은 것이 된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이 세상 살면서 무언가 좋은 것을 접했다면, 그건 곧 우리가 하나님을 접했다는 것이다. 우리는 하나님을 이렇게 알고 있는가? 우리는 하나님을 '좋은' 분이라 고백하긴 하지만, 줄리안처럼, 또 칼빈처럼, 하나님을 "모든 '좋음'의 원천"(f..
로렌스 형제의 <하나님의 임재 연습> 2013년 4월의 추천 고전하나님의 임재 연습 The Practice of the Presence of God Brother Lawrence of the Resurrection 지음 "우주의 중심은 어디인가요? 하나님은 저 하늘에 거하시나요?""무엇 때문에 우리가 짧은 한 순간의 경배로만 만족해야 하겠는가?" (34) 이 질문은 하나님을 향한 열망에 관한 것이다. 하나님을 향한 마음이 짧은 경배의 순간으로 끝나는 것을 안타까워했던 이들이 되물었던 질문이다. 쉬지않고 기도하며 예배하고자 했던 많은 이들은 이 질문을 시작으로 지속적인 하나님의 임재에 대한 소망을 키워갔다. 그러나 이 고백이 자주 드려지던 장소, 곧 예배나 기도의 처소를 벗어나게 되었을 때 그래서 일상의 자리에 발을 딛기 시작하는 순간에 이 ..
절제와 균형 (마카리우스) 우리 속에 절제함이 없다면, 우리가 좋은 것들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들이 우리를 걸려 넘어지게 하는 것이 될 수 있습니다. 그렇게 타고난 것처럼 남에게 친절을 잘 베푸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주의하지 않으면, 바로 그 친절함 때문에 곁길로 빠지게 됩니다. 지혜가 출중한 사람들은, 자신들의 지혜에 그들을 속지 못하도록 늘 조심해야 합니다. 마카리우스 (Macarius of Egypt, c.300-390) 저, 이후정 옮김, 『신령한 설교』 (은성), 16.9. 여기서 ‘절제’로 옮긴 단어는 nepsis (영어로는 sobriety)라는 말입니다. 이 말은 (방탕하거나 뭔가에 취하지 않고) ‘늘 절제하며 영혼을 맑게 유지함’이라는 의미입니다. 좀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모든 잡념들, 특히 모든 죄의 근원..
속사람이 강해지기를 (조지 폭스) 그 감옥을 향해가고 있을 때, 주님의 말씀이 내게 다가왔다. "나의 사랑이 항상 너에게 있고, 너는 나의 사랑 안에 있다." 나는 그 분의 사랑에 완전히 사로잡혔고, 내 안에 있는 속 사람이 굉장히 강건해졌다. 조지 폭스 (George Fox 1624-1691), Autobiography of George Fox, chapter III. 1649의 글 신앙인들의 매일의 삶은 때때로 감옥을 향해 걸어가는 연약한 자의 모습일 때가 있다. 나를 헤칠 일들 또는 내가 두려워하는 일들이 앞에 놓여있지만 피하지 않고 나아가야 할 때와 같이, 세상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길을 걸어가야 할 때가 얼마나 많은가? 조지 폭스가 신앙적인 이유로 감옥에 들어가게 될 때에, 하나님의 사랑의 음성이 갑작스레 그를 휘감았다..
노예, 장사치, 자녀(클레르보의 베르나르두스) 어떤 사람들은 하나님의 능력 때문에, 또 어떤 사람들은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선하시기 때문에, 그리고 어떤 사람은 단지 하나님께서 선하시기 때문에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첫 번째 사람은 자신의 유익을 위해 두려워하는 노예입니다. 두 번째 사람은 자신을 위해 이익을 갈망하는 장사치입니다. 그리고 세 번째는 그의 아버지에게 영광을 돌리는 아들[딸]입니다. 클레르보의 베르나르 (Bernardus Claraevallensis, 1090-1153) 지음, 김재현 옮김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에 관하여》 (서울: KIATS, 2011), 90. ‘하나님은 그냥 뜨겁게 사랑하면 되는 것 아닌가?’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은 매우 단순하면서도 단순하지 않은 문제이다. 왜냐하면 우리..
고상한 욕망 (본회퍼의 옥중서신) "인간은 신을 상실한 세계에서 하나님의 고난에 동참하도록 부름을 받고 있다. 이 지점이야말로 종교적인 인간이 하나님에게 기대하고 있는 것과는 전면적으로 반대되는 지점이다. …… 크리스챤들이 예수의 고난에 동참할때 이교도들과 뚜렷이 구별된다" - 본회퍼 지음(Dietrich Bonhoeffer, 1906-1945), 문익환 옮김, (The Letters and Papers from Prison), 226, 히브리 문학은 '인간(ish)'이라는 단어가 '욕망(esh)'이라는 단어에서 기원하고 있음을 말하면서, '인간(ish)'은 어원 자체에서부터 '욕망(esh)'과는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가 있음을 말하고 있다. 십계명의 열 번째 계명을 보면, 인간의 탐욕(욕망)은 인간 내부에서부터 스물스물 올라오기 보다..
이미 우리 안에 계신 주님 (하나님 임재 연습) 모든 순간 주님과 함께 이야기하고 그분의 도움을 간구하기 위해서는, 오직 주님이 우리 안에 와 계시다는 것을 (깊이) 깨닫기만 하면 됩니다.- 로렌스 형제(Brother Lawrence of the Resurrection: c. 1614-1691), 《하나님 임재 연습》, The Practice of the Presence of God. (Fourth Conversation) 로렌스 형제는 주님이 이미 자신 안에 와 계시다는 인식 속에서 살아갔다. 그것이 그의 영적 삶의 전체이자 전부였다. 그리고 그는 자신 안에 들어오신 예수님의 현존이 그가 만지고 관계맺고 경험하는 모든 일상을 거룩하게 한다는 사실을 고백하고 경험했다. 미미할 수 있는 일상이 가장 분명한 하나님의 자리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주님의 현존..
부활, 봄 부활, 봄 봄꽃이 물을 먹고 자란다고 말하는 자는 이단이다 봄꽃은 피를 빨아먹고 저리 피어난다 도대체, 겨울 다음에 봄이 온 적이 있었던가? 봄은 겨울 너머에서 오는 다.섯.번.째 계절 겨울이 죽인 자의 피를 먹고 겨울을 죽인 자의 피를 마시고 봄은 겨울을 삼키고 온다 만져 보라 천지에 배어있는 검붉은 피 봄의 성흔(聖痕)을 “이르시되 네 손가락을 이리 내밀어 내 손을 보고 네 손을 내밀어 내 옆구리에 넣어보라 그리하여 믿음 없는 자가 되지 말고 믿는 자가 되라”(요 20:27) / 이종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