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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분이 그렇게 사셨던 것처럼 (본회퍼) 나는 한계에 처해서가 아니라 중심에 있어서, 약함에 있어서가 아니라 힘에 있어서, 죽음과 죄책을 계기로 해서가 아니라 생과 인간의 선에 있어서 신에 대해서 말하고 싶다. …… 거기에는 종교로 위장된 도피를 결코 허락하지 않는 것이 기록되어 있다. - 본회퍼 지음(Dietrich Bonhoeffer, 1906-1945), 문익환 옮김, (The Letters and Papers from Prison), 170, 이십 대 초반에 만난 신영복 교수의 《옥중서간》은 자못 맛갈스런 글의 맛을 알려준 나의 문학 입문서이며, 한 인간이 가진 고뇌의 깊이를 엿볼 수 있는 인생 지침서이다. 그의 글은 지금도 나를 사색케 한다. "없는 사람이 살기를 겨울보다 여름이 낫다고 하지만 교도소의 우리들은 차라리 겨울을 택합니다...
왜들 무서워하느냐 Source: pauline-uk.org via Jongtae on Pinterest "왜들 무서워하느냐? 아직도 믿음이 없느냐?" (막 4:40) 믿음은 달려오는 집채만한 파도보다 나를 향해 내미시는 주님의 손을 더 크게 본다.믿음은 고막을 찢을 듯한 폭풍우 소리보다도 주님의 음성을 더 분명히 듣는다.
나는 결심한다 (조나단 에드워즈) 결심한다. 말함과 행함, 곧 모든 면에서 마치 어느 누구도 나처럼 혐오스럽지 않고, 나 자신도 다른 사람들과 똑같은 죄를 짓는 것과 같이 행동한다. 또는 내가 그들과 동일한 약점이나 잘못을 가진 것처럼 행동한다. 그래서 다른 이들의 결점을 아는 것을 오로지 나 자신에게 수치심을 일으키게 하고, 단지 내 자신의 죄와 비참함을 하나님 앞에 고백하는 기회로 삼는다.[1] - 조나단 에드워즈(Jonathan Edwards, c. 1703-1758) [결심문] 조나단 에드워즈는 미국의 대각성운동 시기에 많은 사람들을 각성시켜 하나님께 회개하게 한 뛰어난 설교자로 우리에게 알려져 있다. 그의 저술 중에 “진노하시는 하나님 손 안에 있는 죄인들”이라는 유명한 설교가 있는데, 그 제목만 보더라도 그가 사람들에게 죄의 ..
죽어버린 관계 (로렌스 형제) 우리는 내면을 향해 돌이켜야 합니다. (막힌) 댐들을 무너뜨리고, 은혜가 흘러들어와 잃어버렸던 시간을 보상하도록 해야 합니다. 우리에게 남아 있는 날들은 얼마되지 않습니다. 죽음은 우리 가까이 있으니 늘 준비하는 마음으로 살아야 합니다. …… 왜냐하면 영적인 삶에서는 진보하지 않는 것이 곧 뒤로 물러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로렌스 형제 (Brother Lawrence of the Resurrection:  c. 1614-1691), 《하나님 임재 연습》, The Practice of the Presence of God. (First Letter)(로렌스 형제의 글에서 이런 강한 어조를 듣게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그래서 처음에는 다른 사람의 글을 읽고 있는 것만 같았다. 그러나 이내 그가 다른 이들을..
꽃비가 내린다 그늘진 차가운 땅에 봄이 내린다.그대와 함께 걷는 산책길에 꽃비가 내린다. 그리스도의 핏방울이 길바닥에 뿌려진다.그래서 사순절이 봄에 있나 보다. 바람연필
쉬지 않고 기도하기 (존 웨슬리) 이것은 그가 ‘쉬지않고 기도’하기 때문이다. 언제나 그의 마음의 언어는 다음과 같다. ‘주여, 내 입은 소리 없어도 당신께 향하여 있으며, 내 침묵은 당신께 말하나이다’. 그의 마음은 언제나 어디서나 하나님께 들어올려져 있다. 어느 누구도 그 무엇도 그가 이렇게 하는 것을 결코 방해하지 못하며, 중단시키지는 더욱 못 한다. 홀로 있거나 누구와 함께 있을 때, 한가한 때나 일할 때나 대화할 때, 그의 마음은 늘 주님과 함께 있다. 자리에 눕든지 일어나든지 그의 모든 생각 속에 하나님이 계시다. 그의 영혼의 사랑하는 시선이 하나님께 고정되어 있어 어디서나 ‘보이지 않는 그분을 보고’ 있으므로, 그는 하나님과 동행한다. 존 웨슬리(John Wesley, 1703-1791), 『그리스도인의 완전』(이후정 옮김,..
훼손 되어버린 기독교의 왕관 (막데부르크의 메히트힐트) “저주 있으리라. 거룩한 기독교의 왕관이 얼마나 많이 훼손되었는가! 당신으로부터 보석들이 떨어져 나온 것은, 당신이 거룩한 기독교인의 신앙을 갉아먹고 위반했기 때문입니다. 당신의 금이 육체의 냄새 나는 웅덩이 속에서 색이 바래졌는데, 그것은 당신은 초라하며 참된 사랑이라고는 조금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당신의 순결은 탐욕이라는 음탕한 불 가운데서 타 버렸습니다. 당신의 겸손은 당신의 육체라는 늪 속에 묻혀 있습니다. 당신의 진실함은 이 세상의 거짓말 가운데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감소되어 버렸습니다.” 막데부르크의 메히트힐트 (Mechthild of Magdeburg, 1207-1282), The Flowing Light of the Godhead, VI, 21. 12세기는 남성 중심의 가..
장미꽃을 피우는 책읽기 * 제2호 여는글 (웹진 보기) 얼마 전 집 근처의 '로즈 가든'이라는 공원에 산책을 나갔다. 쌀쌀한 날씨 탓에 장미꽃은 아직 가지 속에서 겨울잠에 빠져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나와 한낮의 여유를 즐기고 있었다. 그 중 바다가 훤히 보이는 자리에 앉아 책을 읽고 있는 한 여인이 눈에 띄었다. 그녀가 앉은 곳은 오륙 미터는 족히 넘어 보이는 벼랑 위의 난간이어서 뒤쪽에서는 쉽게 올라 앉을 수 있지만, 앞으로는 아찔한 비탈이었다. 오후의 태양에 책을 읽다가 잠깐이라도 졸면 아래로 떨어질 수도 있는데, 그녀는 바다를 향해 홀로 앉아서 조용히 독서에 집중하고 있었다. 마주 앉은 아름다운 경치, 오후의 따스한 햇볕, 차가운 바람, 그리고 졸음을 쫓아내는 가파른 절벽이 그 여인의 독서에 함께 참여하고 있었다. 독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