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기도

(39)
성 안토니우스의 생애 성 안토니우스의 생애아타나시우스 지음, 전경미 옮김 | KIATS | 2019 4-5세기 무렵 이집트 사막에 살았던 사막의 수도자들은 고대 기독교의 대표적인 기도의 사람들이다. 그 중에서도 성 안토니우스(Antonius: 251-356)는 사막 수도자들의 효시가 되는 인물로, 이후 아우구스티누스를 비롯하여 많은 사람들의 회심과 삶에 깊은 영향을 끼친 영적 거장이다. 그는 젊은 시절 교회에서 “네가 온전하고자 할진대 가서 네 소유를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주라 그리하면 하늘에서 보화가 네게 있으리라 그리고 와서 나를 따르라”(마태복음 19:21)는 말씀을 듣고, 그대로 순종하여 자신의 재산을 정리하고 평생 기도하는 삶을 살았다. 그는 단순한 믿음을 가졌고, 머릿속으로 계산하지 않고 단순하게 순종했으며, 기도..
인간다움의 회복 : 한 해의 마무리와 시작을 위한 기도 안내 대림절을 시작으로 신앙력은 이미 한 해가 시작되었어요. 새해인 것이죠. 아이러니하게도 세상의 시간은 한 해의 끝자락을 향해 달려갑니다. 신앙력과 세상력의 사이에서, 우리는 전자에 의한 고요한 기다림과 출발보다는 후자가 주는 힘에 더 압도되는 것 같아요. 모임도 많고 마음도 분주합니다. 커다란 박스를 꺼내놓고 12월 31일까지 한 해의 모든 것을 다 쓸어 담고 테잎으로 서둘러 봉인해 버리는 듯합니다. 그리고 1월 1일을 장모가 사위 맞듯 그렇게 가슴만 두근거리는 채 일거리에 쌓여서 정신없이 맞아들입니다. 지난 한 해를 음미할 시간도, 새해를 조용히 가늠해볼 시간도 빼앗긴 채, 우리는 고속도로를 그저 질주합니다. 지나온 길에 대해 조용히 생각하며 방향과 속도를 조정하는, 즉 성찰하는 인간 본연의 모습을 위협..
6. 귀고 2세에게 배우는, 렉시오 디비나를 통한 ‘영성 목회’ 6. 귀고(Guigo) 2세에게 배우는, 렉시오 디비나(lectio divina)를 통한 ‘영성 목회’ 한국교회 안에서 '렉시오 디비나'(lectio divina)는 이제 그리 생경한 단어가 아니다. 라틴어 '렉시오(lectio)'는 ‘모으다’, ‘필요한 것을 선택하다’, ‘눈으로 모아들이다’라는 뜻의 'legere'에서 온 명사형으로, ‘기록된 본문을 눈으로 훑어보아 마음에 모으다.’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즉, 렉시오 디비나는 ‘거룩한 말씀을 눈으로 훑어 마음에 모으는 영적훈련’이다. 그러나 아직 많은 교회와 교인들은 렉시오 디비나를 QT(경건시간)의 다른 표현으로 이해하여 교회 내 대안적 프로그램으로만 이해하고 있으며, 고대 사막의 수도자들에 의해 시작되어 12세기 카르투시오 수도회에서 윤곽을 ..
수치와 책망을 겸손히 (아씨시의 프란치스코) 다른 사람이 해 주는 충고와 책망과 꾸지람을 마치 자기가 자신에게 하는 것 같은 인내심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종은 복됩니다…. 변명하는 데 빠르지 않고 본인이 범하지 않은 죄에 대해서도 수치와 책망을 겸손되이 참아 견디는 종은 복됩니다. -아씨시의 프란치스코(Francis of Assisi), 《성 프란치스꼬와 성녀 글라라의 글》(분도출판사, 2004), 영적 권고 23.얼마 전에 지인에게 충고 한마디를 들었다. 아니, 충고라고 하기엔 동정과 호의가 가득한 조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날 하루 종일 마음이 평화롭지 못했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당신이 뭔데', '뭘 안다고' 같은 단어들이 내 안에서 하루 종일 춤을 추었다. 형제 자매들에게 듣는 책망과 충고들은 신앙과 인격을 성숙시키는 좋은 거..
걱정은 절대 할 필요가 없습니다 (손양원) 밤마다 꿈속에 당신의 마음의 근심과 몸이 불안한 것을 보았는데, 아마 근심 걱정에 눌려 병이 된 모양 같습니다. 그러나 근심과 걱정은 절대 할 필요가 없습니다. 걱정이랑 병 중에 병이요, 죄 중에 큰 죄가 되는 것이외다. -손양원 (1902~1950), "부인 정양순 사모에게 보낸 편지 2," 《손양원》(홍성사, 2009), 131. 손양원 목사님이 1942년 10월 14일 옥중에서 쓴 편지의 일부이다. 매달 정해진 날에 면회를 오던 아내가 찾아오지 않자, 그는 밤마다 꿈속에서 불안과 걱정 가운데 있는 아내의 모습을 보았다. 그것은 아마도 사모님의 불안이 목사님께 전해졌다기보다, 목사님 당신의 마음속에 걱정이 자라났던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이 편지에서 아내에게 절대 걱정하지 말라며 당부하는 말씀은, 곧..
하나님의 두 팔 (잔느귀용) 하나님께서는 두 팔이 있어서 당신을 안고 품어 주신다. 한 손은 전능한 보호를 나타내며, 다른 손은 그 분의 완벽한 사랑이다. - 잔느 귀용(Jeanne Guyon: c. 1648-1717), 《아가서 강해》, 8장 3절에 대한 주석. 아들은 배고플 때 엄마에게 말하면 된다. 학생은 어려운 문제 생길 때 선생님께 말하면 된다. 성도는 힘들 때 목사에게 말하면 된다. ... 목사는 힘들 때 하나님께 기도하면 된다. 하나님께 기도하면 된다. 기도하는 데 오늘은 "하나님 아버지…" 하고 부르는데 자꾸 "아빠, 아빠" 하는 소리가 나왔다. 나이 사십에...아빠하며 부르는 기도소리가 우습기도 하지만 마음은 울었다. "아빠, 아빠" 하는 소리만 수십 번, 수백 번 반복하다가 그 품에 안겼다. 내가 기댈 수 있는 분..
모욕을 참는 힘 (아빌라의 테레사) 이런 성과[모욕을 참을 결심과 모욕을 모욕으로 느끼지 못하는 사랑을 얻는 것]를 거두지 못하고 굳세게 참는 힘을 기도로써 얻지 못하면, 그것은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라 악마가 선사하는 착각인 것으로, 우리는 그에게 넘어가서 스스로 가장 존경을 받아야할 사람으로 생각하게 되는 것입니다. - 아빌라의 테레사(Teresa of Avila: c. 1515-1582), 《완덕의 길》에서. 인간관계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모욕을 참기 힘든 데 있습니다. "나에게 먼저 알리지 않았다. 나만 배제당했다. 내가 모욕당했다. 나를 무시했다. 나는 존재감이 없다." 이런 표현들은 모두 모욕당한다는 느낌입니다. 모욕당하는 것을 넘어서는 것은 그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기도로 주어집니다. 굳세게 모욕을 참아넘길 수 있는 힘이 기도..
렉시오 디비나의 ‘기도’ (귀고 2세) 오 주님, 주님이 성경의 양식을 쪼개 주실 때, 그 말씀에서 주님 자신을 제게 보여주십니다. 그 때 제가 주님 보기를 더 원할수록, 주님을 보기를 더욱 사모할수록, 주님은 제게 성경의 글이 아닌, 그 껍데기의 의미가 아닌, 글 안에 숨겨있는 의미로, 그 깊은 말씀 안으로 저를 인도하십니다. - Guigo II(?-1188), Ladder of Monks and Twelve Meditations, trans. Edmund Colledge and James Walsh (Kalamazoo, MI: Cistercian Publication, 1981), 69. 귀고 2세는 《수도승의 사다리》에서 렉시오 디비나(Lectio Divina)를 읽기(Lectio), 묵상(Meditatio), 기도(Oratio), 관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