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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모으기 (그리스도를 본받아) "내면의 길을 걷는 이들은 늘 자신을 다시 모아 들이며, 바깥 것들에 자신을 잃어버리지 않는다. 그는 바깥 일들이나 해야할 일들에 치이는 법이 없으며, 무슨 일이 닥치든, 그 일을 거뜬히 수용해 낸다." 토마스 아 켐피스(Thomas à Kempis: c. 1380–1471), 《그리스도를 본받아》, book 2, ch. 1. 늘 일에 치여 사는 것은 일이 너무 많아서일 수도 있지만, 내가 너무 많아서 일 수도 있다. "내 속에 내가 너무 많기" 때문일 수 있다. 영성가들은 '나'가 "하나로 모아지기"(recollection)를 바라고 힘썼다. 어거스틴은 "하나(one)이신 하나님을 떠나 복잡한(many) 세상 속에 흩어저 버린 나를 다시 하나로 모아주소서"라고 기도했다. 내가 하나로 모아지면, 즉, 하..
말 기계와 앵무새 (길선주) "사랑하는 형제자매들이여, 간절히 원하고 바랍니다. 행실을 말하는 바에 합당하게 하여 능히 사람의 마음을 감화시키는 참 그리스도인이 되고, 말 기계와 앵무새가 되지 마십시오." 길선주 (1869-1935), 1906. 2. 15. 어느 날 길선주 목사가 한 외국인의 집 앞을 지나다가 사람들이 떠들고 노래하는 소리를 듣고 호기심에 들어갔다가 깜짝놀랐다. 그곳에는 한 사람이 홀로 "나팔통 같은 기계"를 틀어놓고 있었던 것이다. '축음기'(record player)였다. 이후 그는 어떤 그리스도인들이 신문에 실은 글 또는 강단에서의 한 연설에 감동되어 그들을 만나보았으나, 실제 그들의 행동이 그말과 글에 조금도 일치하지 않는 것을 보고 실망하고서는 그가 축음기에 속았던 경험을 생각해내었다. "말 기계"는 사람..
하나님께 숨기고 싶은 것 (하나님 임재 연습) "로렌스 형제는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그분을 위해 행하는 모든 일에 지극히 관대하시며, 그 일들에 대하여 즉각적으로 갚아주신다고 하였다. 그러기에 그는 때때로 하나님을 사랑하여 행하고 있는 것을 하나님께도 숨기고 싶어했으며, 주님이 주실 모든 보상을 포기함으로써 순전히 하나님을 위해 무언가를 하는 기쁨을 누리려고 하였다." 로렌스 형제 (Brother Lawrence of the Resurrection: c. 1614-1691), 《하나님 임재 연습》, The Practice of the Presence of God. (Second Conversation) 태초에 나무 아래 벌거벗고 숨어있던 아담과 하와. 그들처럼 지금도 스스로를 속인 채, 죄를 완벽히 숨기고 위장하려하는 우리 내면의 많은 움직임들. 하나..
우리 주님의 자리 (디트리히 본회퍼) "나는 사람들이 하나님을 '임시방편'(Stopgap)의 신으로, 곧 늘 우리 삶의 변두리 문제들만 처리하는 존재로, 그리고 인간들이 자기 멋대로 하다가 안 되면 '주여!'라고 외치는 끝점에서 일하는 존재로, 혹은 [연극이나 영화에서 처럼] '급할 때 호출하면 나타나 문제를 해결하는 신'(deus ex machina)(1)으로 여기는 것을 진저리치며 혐오한다. 주님의 자리는 우리의 가장 중심이어야 한다." 디트리히 본회퍼 (Dietrich Bonhoeffer: 1906-1945), Letters and Papers from Prison, 1944년 4월 30일의 글 물론 주님은 우리의 약함을 통해 일하신다. 그러나 주님이 원하시는 약함은 '자발적이며 능동적인 약함'이다. 스스로를 비우고, 스스로를 낮게 여..
순전함과 (조지 폭스) “일을 할 때에 나는 ‘참으로, 진정으로(Verily)’라는 말을 쓰곤 했는데 내가 그 말을 할 때면 나를 아는 사람들은 '만약 조오지가 '참으로'라고 말하면 그를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하곤 했다. 무례한 사람들이나 소년들이 나를 비웃으면 나는 그들을 내버려 두었고 나의 일을 계속하였다. 그렇지만 대다수 사람들은 나의 순전함과 정직함으로 인해 나를 좋아했다.” 조지 폭스 (George Fox 1624-1691), The Journal, 1635의 글 오늘날 많은 사람들은 학문에 있어서도, 신앙에 있어서도 순전하고 깨끗한 모습을 추구하려 하기보다는 세상의 가치관들과 욕망으로 혼합되어져서 구분이 없어져 버리는 ‘회색지대’로 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물론 화합을 통해 불필요한 갈등을 없애고,..
꽃이 핀다 메마름, 고갈 죽음 그림자 흘러 내리는 사막에도 꽃이 핀다. 타는 햇살, 살갗 에는 모래 바람, 눈길 하나 없는 지독한 고독, 온 몸으로 삼켜내며 꽃이 핀다. 사막의 주인이 누구였던가? 더이상, 바람에 이리저리 사방 뒤덮은 모래일 수 없다. 꽃이 주인이다. / 오래된 오늘
사랑의 완전 (존 웨슬리) “주님……당신의 사랑으로 내 영혼을 가득히 채워 주시고 다스리소서……. 저로 하여금 이웃의 약함과 결점들을 내 것처럼 여기게 하소서……. 복되신 구세주여, 저에게 베푸신 당신의 사랑이 제가 행하는 이웃 사랑의 모양을 정하는 틀(pattern)이 되게 하소서.” 존 웨슬리(John Wesley, 1703-1791), “Monday Morning” in John Wesley’s Spirituality: A Collection of Forms of Prayer for Every Day in the Week, (1733). 이 구절들에서 웨슬리가 강조하고자 했던 그리스도인의 완전은 ‘무결점’이나 ‘더 이상의 변화가 필요치 않은 신인 합일의 상태’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다. 대신 그가 말한 완전은 사랑의 완전, 즉..
사막의 꽃 (사막 교부들의 금언집) "팜보(Pambo) 교부가 안토니 교부에게 물었다. ‘제가 마땅히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그러자 연로한 안토니가 말하기를, ‘그대 스스로 의롭다고 여기는 것에 신뢰를 두지 마시오. 지나간 과거를 염려하지 마시오. 그러나 말(tongue)과 육욕(stomach)을 통제하시오.’” 《사막 교부들의 금언집 (주제별)》Ch. 1. 2. 《사막 교부들의 금언집》에 실린 이야기의 대부분은 많은 대중들을 앞에 두고서 행해진 대화나 가르침이 아니라 아주 구체적이고도 개별적인 정황에서 펼쳐진 것이었다. 팜보교부는 안토니 교부(Saint Anthony)에게 자신의 삶에 필요한 실제적인 가르침을 청한다. 그러자 안토니는 제일 먼저, 자기 나름의 의(own righteousness)에 기대지 말라고 그에게 가르침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