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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상태를 알게 해 줄 단 한 사람 (조지 폭스) 성직자들이나 그들과 구분된 경험적인 설교가들에게조차 가졌던 모든 희망이 사라져버렸다. 이제 외부적으로 나를 도와주고,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 말해 줄 사람은 아무도 남지 않았다. 그 때, 바로 그 때, “너의 상태를 말해 줄 단 하나의 존재는 바로 예수 그리스도다”라는 음성을 들었다. 그 음성을 들었을 때, 내 마음은 기쁨으로 요동쳤다. 조지 폭스 (George Fox 1624-1691), The Journal, 1647의 일기 중 11번째 글 중에서 목사로서 살아가기가 적지않게 부끄럽고 부담되는 시절이다. 끊이지 않고 언론에 오르내리는 기독교, 특히 목사들의 잘못에 대한 소식을 들을 때면 낯이 뜨거워질 때가 많다. 조지 폭스의 시대 때도 많은 사람들이 성직자들을 불신하였다. 그래서 평신도 설교가들이 나..
영적 독서를 위한 조언 1 : 매일 일정한 시간에 (존 웨슬리) “첫째, 매일 일정 시간에 영적 독서를 하겠다고 스스로에게, 그리고 주위 사람들에게 선언하고, 이것을 지키십시오……”. - 존 웨슬리(John Wesley, 1703-1791), Part of the “Preface” to his Abridgment of Thomas à Kempis’ Treatise of The Imitation of Christ (1735) 존 웨슬리는 사람들의 영적 성장을 돕기 위해 많은 글을 쓰는 한편, 많은 영성 고전들을 편집하고 출판하는 일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리스도를 본받아》는 그가 가장 소중히 여긴 고전 중 하나이다. 그는 이 책을 자기 시대 상황에 맞게 창의적으로 번역하여 출판하였다. 이 책의 서문에서 웨슬리는 영적 유익을 도모하기 위해 이 책을 어떻게 읽어야 ..
평화로운 사람 (그리스도를 본받아) 무엇보다 평화 안에 확고히 자리 잡은 사람이 되어라. 그러면 사람들이 네게서 평화를 얻으리라. 사람들에게 정말 도움이 되는 사람은 똑똑한 사람이 아니라 평화로운 사람이다. 토마스 아 켐피스(Thomas à Kempis: c. 1380–1471), 《그리스도를 본받아》, book 2, ch. 3. 나는 '평화로운' 사람인가? 나는 열심히 사는 사람일 수 있다. 그렇지만 나는 '평화로운' 사람인가. 나는 바르게 사는 사람일 수 있다. 그렇지만 나는 '평화로운' 사람인가. 나는 능력있는 사람일 수 있다. 그렇지만 나는 '평화로운' 사람인가. '경건의 능력' 있는 사람, 만나는 이들에게 '평화'를 선사해줄 수 있는, “쉴 곳을 찾아 지쳐 날아온 어린 새들”에게 쉼을 줄 수 있는, 성령의 사람. / 산처럼
밀, 야수, 그리고 빵 (안디옥의 이그나티우스) "저는 모든 교회들에게 이 편지를 씁니다. 그리고 모두에게 당부합니다. 만약 여러분들이 방해하지 않는다면, 저는 하나님을 위해서 기쁘게 죽을 것입니다. 여러분에게 간청하니 저에게 적절하지 않은 호의를 베풀지 말아 주십시오. 제가 야수들의 먹이가 되도록 내버려두십시오. 야수들을 통해서 저는 하나님을 얻을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저는 하나님의 밀입니다. 그리고 야수의 이빨에 갈려지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제가 순전한 하나님의 빵이 되기를 바랍니다." 안디옥의 이그나티우스 (Ignatius of Antioch, ? ~ ca. 108), Letter to the Romans, Ch. 4. 이그나티우스는 주후 100년을 전후해서 시리아에 위치한 안디옥의 감독으로 일하고 있었다. 그런데 트라야누스(Marcus..
'그냥 있음'의 신비 전능하신 하나님, 우리에게 밤을 주시니, 님을 찬양합니다. 아무 것도 의식하지 않고, 아무 것도 생각하지 않고, 그저 동물처럼, 나무처럼, 고래(古來)의 대지처럼, 아무 말없이, 아무 죄없이, 그저 어둠 속에 누워는 그 시간. 밤, 그 고요한 시간을 주시니, 님을 찬양합니다. 내 뜻과 내 말과 내 재간이 나를 '그냥 있음'의 신비로부터 떨어뜨려 놓지 못하는 그 시간. 그 시간, 우리는 그냥 있습니다. 돌처럼, 새처럼, 잎처럼, 님이 만들어내신 사람처럼, 님께서 손수 지으시고 붙들고 계신 작품들, 그저 가만 존재하는 그 모든 피조물들처럼. 세상을 다시 우리에게 주시니, 님을 찬양합니다. 깨어난다는 이 기적. 새로 깨어나 또 다시 새로운 날을 맞이하는 이 기적. 우리에게 님의 자녀가 되는 자유, 님의 자녀이..
애기의 새벽 (윤동주) 애기의 새벽 우리 집에는닭도 없단다.다만애기가 젖 달라 울어서새벽이 된다. 우리 집에는시계도 없단다.다만애기가 젖 달라 보채어 새벽이 된다. 1938년 경윤동주 (1917-1945), 《정본 윤동주 전집》(서울: 문학과 지성사, 2004), 96. 이 시에 나오는 우리집은 닭 한 마리도 키울 능력이 없는 매우 가난한 집이다. 시계와 같은 문명의 이기를 가지지 못할 정도로 낙후된 곳이다. 이처럼 가난하고, 문명도 뒤처져있지만 우리집에 있는 것이 있다. 그것은 우는 애기이다. 우리집에 새벽이 오는 것은 시계가 울리기 때문이 아니라, 닭이 울기 때문이 아니라, 애기가 배고프다고 울기 때문이다. 사실 논리적으로 따지면, “새벽이 되면 애기가 젖달라고 운다”라고 써야 한다. 하지만 시인은 오히려 비논리적으로 애기..
모든 고통을 뛰어 넘는 변치 않는 사랑 (조지 폭스) "오! 하나님의 변치 않는 사랑! 내가 거대한 고통 가운데 있을 때에 내 영혼에 임한 그 사랑. 나의 시험과 고통은 거대했지만 그의 사랑은 그 거대함을 뛰어넘는 훨씬 더 엄청난 것이었다." 조지 폭스 (George Fox, 1624-1691), The Journal, 1647의 글 유난히 심성이 곧고 예민했던 폭스는 청년시절 대부분의 시간을 영혼의 고통을 극복하기 위해 보냈다. 그는 당시 이름 있는 성직자를 찾아가서 조언을 구하거나 홀로 금식하며 갖가지 노력을 하였다. 1647년의 그의 일기 중에는 “내 안에 주님께서 처음으로 일하셨던 때는 나는 슬픔의 사람이었다”고 표현하며 당시의 고통을 표현했다. 어느 누구로부터도 그 슬픔을 극복할 수 없었던 폭스는 어느 날 자기 영혼의 모든 고통을 뛰어넘는 변치 않..
언제나 주님을 바라봄 2 (존 웨슬리) “나는 가장 먼저 그리고 끝까지 그리스도를 생각하였는가?” 존 웨슬리(John Wesley, 1703-1791), “Monday Morning” in John Wesley’s Spirituality: A Collection of Forms of Prayer for Every Day in the Week, (1733). 웨슬리는, 월요일만이 아니라, 매일 매일 이렇게 자문해보라고 권한다. “나는” 매사에 임하면서 “그리스도를 맨 먼저,” 가장 최우선 순위에 두어 “생각하고,” “끝까지” 그분만을 “생각하려고” 애썼는가? 웨슬리가 제시한 이 질문은, 나는 늘 주님을 ‘사랑하면서 주목하고’ 있는지를 점검해 보게 한다. 그리고 내가 하나님 아닌 다른 것에 마음을 빼앗기고 있다면 그것에서 마음을 돌이켜—이것의 회..